부의 인문학
읽는 내내 화끈하고 가려운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느낌이 들었다.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의 방향성과 현실을 구체적으로 짚어주면서 서술하는 방식도 좋았다.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큰 정부와 사회주의가 왜 안되는지를 역사속의 실제 실패 사례와 함께 뼈를 시원하게 후려친다. 실제로 투자 카페에서 활동하며 여기저기서 성지순례를 올 정도의 전망글을 뽑아냈던 작가라서 그런가, 학문적인 관점이 아니라 역사가 인정한 저명한 사람(거인)들의 이론을 실전에 접목 시켰고, 심지어 그걸 굉장히 쉬운 언어로 잘 풀어냈다.
노예의 삶
인간은 누구나 자유를 갈망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말과 너무 다르게 본능적으로 노예의 삶을 살아간다. 자유라는 말은 곧 책임이라는 말과 같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책임을 회피한다. 별 생각 없이 남이 해주는대로 살길 원한다. 리스크를 감수하고라도 스스로 뭔가를 결정하고 이루어내서 부를 이룰 생각을 하지 않는다. 손실회피적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잔인하지만 시장은 철저히 결과 위주로 돌아간다. 짜장면을 만드는데 얼마의 공수가 들어갔는지, 주방장이 서울대를 나왔는지 고졸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맛과 가격으로 평가한다. 경기가 어렵고 회사가 계속 적자만 보고 있는데 성심성의껏 일했으니 회사가 망하던 말던 우리 급여 만큼은 올려달라는 일부 행태들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시장은 도덕적 기준으로 보상하지 않는다.
서울이 답이다
지금 세종 행정수도로 인해 난리다. 지방 균형발전 좋은 말이다. 하지만 국가가 아닌 투자 관점에서 봤을때 결국 답은 서울이다. 부산의 좌천동에는 가구 업체들이 몰려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는 첨단 IT 기업들이 몰려있고 자동차공장 및 조선소는 울산을 위시한 동남권에 발전해있다. 바로 뭉침의 힘 때문이다.
도시의 진정한 힘은 그 도시에서 일하고 사는 사람, 사람에게서 나온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요소가 많으면 그 도시는 부흥한다. 서울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다양한 산업군들이 뭉쳐있다. 뭉침의 힘으로 인해 앞으로도 인적자원들은 계속 서울로 몰려갈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통칭되는 혁신산업일수록 더욱 그렇다. 전통적 기반의 산업을 갖춘 지방은 쇠퇴할 것이고 서울은 계속 메가톤급 도시로 성장할 것이다.
강남은 일종의 상징이다. 강남의 브랜드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주변에서 자신을 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그리고 인간은 과시 하는 것을 좋아하는 생물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은 과시욕때문에 강남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고, 서울에 투자하면 물릴지언정 손해볼 일은 없을 것이다.
본인의 본능을 믿지말고 극복하라
본능이라는 것은 참 무섭다. 작가가 정말 쉬운 사례로 설명해준다. 어느날 창문을 통해 파리가 날아들어왔다. 계속 나가지 못하고 닫힌 창문에 박치기를 한다. 불쌍해서 방문을 열어주었다. 하지만 파리는 방문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못하고 본능적으로 창문을 향해서만 계속 돌진한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거래를 통한 자본주의라는 것이 세상에 나온지 이제 고작 백년이다. 그 전에 원시인으로 살던 시간은 무려 70만년이다. 책으로 치면 1,000 페이지 분량의 책에 마지막 페이지의 마지막 줄이다. 인간의 본능은 아직 자본주의에 적합하지 않다. 그러니 직관 따윈 접어두고 냉정하게 분석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
미중 무역 전쟁
중국은 도전자고 미국은 챔피언이다. 한때는 일본이 도전자였다. 미일 무역전쟁도 있었다. 하지만 미국은 플라자 합의를 통해 일본을 짓밟고 잃어버린 20년을 겪게 만들었다. 중국은 미국을 넘어설 수 없고 넘어서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양한 이유가 있었지만 지금 기억나는 두가지만 일단 서술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첫째, 패권국가가 되려면 식량과 에너지의 자급자족이 가능해야한다. 미국은 가능하고 중국은 불가능하다. 미국의 태평양 함대가 자꾸 중국의 바닷길을 견제하는 것도 중동에서 오는 석유 수입 루트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시진핑이 중국몽, 일대일로를 외치며 석유 수송 루트를 육로로 확장하려고 하지만 견제받는다는 사실, 자급자족 할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울 것이다.
둘째, 군비경쟁이다. 미국은 지속적으로 홍콩과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고 중국의 주변국들을 친미성향으로 바꾸어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이 소련을 무너트린 방법과 같은 형태로 군비 압박으로 인해 스스로 무너질 것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물론 이정도까지 치고 올라온 상황에서 무너지진 않겠지만 타격은 있을 것이다.
학문론적 관점이 아닌 실무적인 관점에서 쉬운 이야기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강력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책의 부재는 "슈퍼리치의 서재에서 찾아낸 부자의 길" 이다. 서재... 결국 독서 이야기다. 돈도 인격체와 같아서 자신에게 관심가져주고 좋아해주는 사람을 따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돈과 투자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책을 꾸준히 읽고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깨닫고, 역사적으로 검증된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 그것이 부자가 되는 길일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