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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거북 Aug 14. 2020

정답은 없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배워라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

 무려 2018년도에 광고대행사 AE에서 처음으로 브랜드 마케터가 되면서 읽었던 책이다. 2년전에 산 책을 이제서야 리뷰한다. 이미 브랜드를 끝판대장으로 키운 사람이 회상하는 형태의 책이 아니라 현업으로 종사하는,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기 쉽게 사진 자료와 함께 풀어냈다. 그 어떤 마케팅 관련 서적보다 트렌디 하다고 느꼈다. 사실 저자들이 일하는 스타트업이라는 곳 자체가 트렌디함이 무기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덕업일치, 자기의 브랜드를 사랑하라


 배달의 민족 이승희 마케터는 음식을 시켜 먹는 것을 좋아했고 에어비앤비 손하빈 마케터는 여행을 좋아한다. 마찬가지로 트레바리 이육헌 마케터는 독서, 스페이스오디티 정해윤 마케터는 음악을 사랑한다. 브랜드 마케터로서 가장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태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반성한다.


 정말 대단하다. 2018년 당시 한창 성장하던 브랜드들의 마케팅 실무자들, 평소에 야근도 엄청 많을텐데 어떻게 잠을 줄여가며 책을 낼 생각을 했을까? 책을 내는 것 자체도 브랜드에 대한 중대한 마케팅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게 아닐까? 멀리 보지 못하고 눈앞의 당근만 보듯이, 시중에는 마케팅에 대한 세세한 방법론들에 대한 글들이 많이 나와있다. 하지만 세세한 스킬을 마스터 하기 전에 패시브 스킬처럼 자신의 업과 브랜드를 뜨겁게 사랑하는 마음을 갖춰야 할 것이다.


많은 경험을 하고 뭐라도 배우라(영감을 얻어라)


 마케터는 정해진 틀과 업무를 쳐내고 집에 가는 사람이 아니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일을 만들어서 해야 하는 사람이다. 브랜드에 이득이 될 다양한 활동들을 구상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영감이 필수이다. 위 내용과 약간 연관되는 것 같기도 하다만, 브랜드를 사랑하는 마음을 장착한 상황에서 끊임없이 읽고, 배우고 만나고 대화하면서 영감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 할 것이다. 엄마들이 '아 이옷 우리 애한테 잘 어울리겠다'라는 생각을 달고 사는 것과 하등 다를게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너무 미친듯이 짜낼 필요는 없다. 척 클로스는 "영감은 아마추어를 위한 것이고, 프로는 그저 아침이 되면 출근할 뿐이다." 라는 이야기를 했다. 앉아서 멍하니 영감이 번뜩일때까지 있는게 깔아뭉개고 있는게 아니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일상에 충실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놀라운 일이 생기면 땡큐인 거지.


정답은 없다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말이라 맥이 빠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건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마케팅과 브랜딩 분야에서는 특히 더더욱 그렇다. "구린 초고라도 만들어라. 그래야 편집할 수 있으니까."라는 말이 있다. 무언가를 시도하기 전 타당성 검토라는 과정은 당연히 거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마케터들은 치열하게 고민한다. 결국 정답이 없기에 마케터는 치열하게 읽고 생각하고 경험하고 고민하는 사람일 수 밖에 없고, 어느 순간 번뜩이는 영감을 캐치하여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다.


 마케팅에 대한 해답보다는 위로가 된 것 같다. 위에서 얘기한것 처럼 어차피 정답은 없긴 하지만 그래도 현직 마케터로서 뭔가 기대한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성된 시장에서 완성품을 판매하는 나로서는 창의적이고 크리에이티브한 마케팅 활동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에서 창의력을 뽐내며 일하는 마케터들이 부러웠다. 그리고 대단하기도 했다. 대부분이 내 또래일텐데, 삼성전자나 IBM같은 기업을 마다하고 자기가 찐으로 즐기는 일을 위해 몸을 던지는 결단력. 같은 시간을 살아왔지만 나의 시간과 그들의 시간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몸담은 회사는 새로운 혁신을 만드는 스타트업은 아니지만 어쨌든 시장에서 브랜드를 런칭하는 회사고, 나도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케팅에 대한 방법론보다는 마케팅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큰 도움이 된 책임에는 분명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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