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데드 리뎀션2 : 이야기의 위대한 힘

by 글거북

이 게임은 서부시대의 끝자락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 갱단은 시종일관 광활하고 자유로운 서부로 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동쪽 끝으로 밀려와 끝내 해체된다. 그리고 최후를 맞는다. 그런 씁쓸한 갱단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답답하다. 서브 퀘스트도 많고, 아이템을 루팅하는데 한 세월이 걸린다. 소속된 동료도 많고, 갱단의 일도 도와야 한다. 모닥불에서 같이 술도 마시고 기타도 친다. 낚시도 가고 사냥도 간다. 포커 게임과 파이브 핑거 필렛을 한다. 상호작용이 끝이 없다.


그래서 아서 모건이라는 플레이어블 캐릭터에 무서운 속도로 빠져든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동료들과 관계도 쌓아야 한다. 머리카락이 자라면 이발을 해야 한다. 몸이 더러우면 여자 NPC가 냄새 난다며 따귀를 친다. 타고 다니는 말도 친밀도가 쌓여야 능력치가 향상된다. 밥을 먹이고 털을 빗어줘야 한다. 총기도 정기적으로 닦아줘야 한다.


모든 게임들이 잡다한 동작과 모션을 쳐내고 효율적인 진행을 추구하고 있다. 이 와중에 레드 데드 리뎀션2는 반대 노선을 탔다. 매우 주효했다. 이는 곧 엔딩을 보기 위해 내달리는 것이 아니라, 게임 내 세계에서 NPC들과 상호작용하고, 정을 쌓고,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드는 효과를 주었다.


"울어!"를 외치는 신파 영화를 봐도 난 울지 않는다. 대놓고 울어라고 하면 우스울 정도였다. 하지만 이 게임의 엔딩 부분에서 난 울고 말았다. 작정하고 울리려는 컨텐츠에도 울지 않는데 아서 모건의 죽음에 눈물이 났다. 아내가 덩치는 산만한게 게임패드를 붙잡고 우냐고 놀렸다.


이 게임의 치명적인 단점은 엔딩 후 다른 게임들을 오징어로 만들어버린다는 것이다. 무슨 게임을 해도 그닥 재미가 없다. 엄청난 갓겜이 나오지 않는 이상 인생 게임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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