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집어낸 인사이트
MBTI를 비롯한 각종 성향테스트를 활용한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는 상황. 이를 통해 심리학이 마케팅에서 활발히 사용될 수 있음을 여실히 느꼈습니다. 하지만 심리학은 단순히 성격검사의 형태를 넘어 마케팅에서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뉴로마케팅'이 그중 하나인데요. 이에 대해 얄팍하지만 나름대로 공부해보고 글로 작성해봅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MBTI의 인기는 현재까지도 식을 줄 모르고 있습니다. MBTI를 활용한 수많은 콘텐츠들이 생겨났고, MBTI를 컨셉으로 한 유튜브 채널도 생겨났습니다. 당연히 수많은 기업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했습니다. 또한, MBTI 검사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 기업만의 독자적인 유형검사를 제작, 활용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다가가 큰 공감을 얻었습니다.
이러한 유형검사를 통해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맞춤형 상품을 추천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소비자들은 검사 결과를 보며 공감과 재미를 얻고, 결과를 토대로 마치 나에게 꼭 필요한 것처럼 보이도록 추천된 상품을 구매하는 등, 구매 결정 과정의 피로감을 덜 수 있게 되었습니다.
(1타 2피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마당 쓸고 줍고 돈~)
한 예로, 지난 3월 1일을 맞아 우리은행은 다양한 테스트 콘텐츠를 제작하는 플랫폼인 방구석연구소와 함께 삼일절을 맞아 <독립운동가 테스트>를 기획했습니다. 해당 캠페인은 72시간 만에 누적 참여자 73만 명, 인스타그램 #기억하_길 해시태그 3만 4천 개 돌파, 목표 금액 3천만 원 달성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창출했습니다.
MZ세대는 경제 불황, 취업난,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MBTI 등의 성향 테스트는 나를 유형화하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상대방과 소통하는 등 놀이의 역할과 문화적 역할을 동시에 해내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참고: 이노션 인사이트 그룹,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2022)>)
이러한 트렌드에 힘입어, 성향 테스트 마케팅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정말 다양하게 활용되었습니다. 유튜브 피지컬갤러리의 <헬스 MBTI>,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의 <일상재질 테스트>, OTT 플랫폼 넷플릭스의 <좀비 테스트>, 보험회사 삼성화재의 <내 카릭터 찾기> 등 그 예시를 셀 수가 없습니다. 다양하다 다양해..
마케팅은 소비자의 행동을 이해하고, 분석하고, 예측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심리학은 사람의 행동, 그 행동의 원인에 대해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분석하는 학문이죠. 때문에 마케팅에서 심리학은 정말 중요합니다. 항상 심리학을 배우면서도, 이게 실제로 어떻게 쓰인단 거야 그래서?? 하는 의문 투성이었으나, 공부하면 할수록 MBTI의 사례처럼 놀랍도록 많이 쓰이고 있네요..
(생각해보니 배운 개념을 다 까먹어서 쓰이는 걸 봐도 알아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ㅎ)
심리학의 연구 분야는 정말정말정말정말 다양합니다. 제가 학부에서 들은 수업은 크게 문화/사회/성격심리학, 산업 및 조직심리학, 소비자 및 광고심리학, 행동인지신경과학, 임상 및 상담심리학의 5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외에도 더 많은 세분화된 분야가 존재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연구 분야를 바탕으로, 심리학은 다른 학문과 융합되어 시너지를 내기도 하고, 여러 산업 분야에서도 다방면으로 응용되는 학문입니다.
앞서 다루었던 MBTI는 성격심리학의 연구 분야에 속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성격심리학, 혹은 소비자 및 광고심리학만이 마케팅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지심리학과 신경과학 분야도 마케팅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입니다. 대체 어떤 것인지 너무 궁금적입니다!!
고것은 바로 뉴-로마케팅이라는 친구입니다.
뉴로마케팅이란 뇌 속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인 뉴런(neuron)과 마케팅을 결합한 용어로, 뇌신경과학, 뉴로 이미징 기법을 통해 소비자의 무의식에서 나오는 상품에 대한 감정, 구매 행위를 분석해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기법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뉴로 마케팅 [neuro marketing] (심리학용어사전, 2014. 4.)
뉴로마케팅의 정의에 대한 논문은 너무나도 많고, 그 방법이 조금씩 다르기에 네이버 지식백과의 정의를 가져왔습니다. 뭔가 복잡해 보이지만, 복잡합니다. 심리학과에서 신경과학 이런 거 배우는 줄 알았으면 절대 안왔습니다. 어쩌다가 4학년이 되어 이런 글을 쓰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배우다 보면 또 굉장히 흥미로운 분야라는 것....
아래 사이트는 뉴로마케팅을 성공적으로 활용한 대표적 사례에 대해 소개해주신 글입니다. 유명한 사례들이라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위의 예시를 통해 아이트래킹 기법, EEG를 활용한 뇌파 측정, fMRI 같은 뉴로이미징 기법을 통해 뇌과학과 심리학이 마케팅에 적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심리학은 사람의 행동과 그 이유에 대해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따라서 뇌의 구조와 기능 등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뇌과학과 심리학은 떼려야 뗄 수가 없다~이거야!
그런데 최근에는 이 뉴로마케팅 영역이 점점 더 확장되고 있습니다. 위 글에서 제시했던 사례들은 너무나도 유명하기 때문에, 더 새로운 거 없나.. 조사하다 보니 이런이런.. 놀랍게도 인공지능, VR 등의 최신 기술을 활용한 제품 개발이 여러 산업군에서 진행 중이었습니다.
(대학원 뽕이 정말 가득 차오르더군요! 라고할뻔~)
첫 번째 사례로 '룩시드랩스'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VR 기반의 생체신호를 분석하고 인공지능 모델을 만드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입니다. 그런데 한 글로벌 자동차 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마켓 리서치 단계에 이 기술을 활용하고 싶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잠재 고객들에게 VR기기를 씌우고, 신규 모델의 여러 디자인을 보여주며 그 생체신호와 뇌파, 시선을 추적하고 인공지능 모델로 분석한 뒤 예측 데이터를 전달했다고 합니다. 마케터가 일일이 고객의 반응을 면밀하게 살펴야 하는 귀찮음을 줄이고, 실제 모델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에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었다고 하네요!
아래 링크는 룩시드랩스 대표님의 인터뷰입니다.
두 번째로 'GLP&P'라는 스타트업은 심리학, 경영학, 식품공학, 의학 등의 분야를 융합해 제품을 개발하고,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류, F&B, 레저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일으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식품 개발에 4차 산업혁명의 요소를 적용시킨 것이 흥미롭습니다.
제품 개발부터 타기팅, 마케팅 전략을 구성하는 과정에 인지심리학과 뇌과학이 사용되었다는 점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마케팅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도 소비자의 생체신호에서 얻은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활용한 대단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보다 더 개인화된 제품 생산, 효율적인 타기팅, 그에 따른 마케팅 전략까지 세운다고 하니 대단대단쓰..
실제로 GLP&P는 지난 2019년, 국내 최초 프리미엄 바이주 '길몽'을 선보였습니다. 심리학과 뇌과학, 인공지능을 통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차별화된 술을 만들어냈다고 하니, 해외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연구할 수 있다면 해외 진출도 충분히 가능?? 아니나 다를까 올해 3월, '길몽'은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고 합니다. 웅장이 대흉근해지네요....
(제가 듣고 있는 인지심리학 수업 교수님도 해당 연구에 참여하셨다고.. 존경..)
아래는 GLP&P 대표님 인터뷰입니다.
1편에서는 성격심리학뿐만 아니라 인지심리학과 신경과학적인 요소들도 마케팅에서 사용되고 있음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뉴로마케팅에 대해 간략하게 다루고, 보다 새로운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2편에서는 뉴로마케팅의 강점과 한계, 그리고 어떤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제 생각에 대해 담아보겠습니다.
이것저것 조사하며 공부하며 쓰다 보니 분량이 길어졌네요 ㅋㅋ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