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남의 보라카이 7박 8일 여행기(4)

홀리데이 호텔에 체크인하다

by 선명이와 지덕이

보라카이의 칵반 선착장에는 우리를 숙소까지 데려다줄 차량이 대기하고 있었다. 의 앞부분에는 운전석과 조수석이 있고 뒷부분에는 승객들이 탑승할 수 있도록 박스 형태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 공간에는 차창 앞쪽으로 긴 벤치형 의자가 마주 보는 형태로 배치되어 있었다. 특이한 것은 차량의 지붕 위에 승객들의 짐을 실을 수 있도록 고정장치가 있다는 것이었다. 현지 담당자는 승객들이 차에 탑승하기 전에 승객들의 짐을 차의 지붕 위에 올려놓았다.


우리는 승객들을 따라 에 탑승했다. 차 속에는 여러 사람들이 이미 타고 있었다. 승객들이 차에 꽉 차자 차는 승객들의 숙소가 있는 보라카이의 북쪽을 향해 출발했다. 메인 도로는 잘 정비된 상태였다. 하지만 도로 폭이 넓지 않아 서울의 큰 도로에 비해 훨씬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국적인 차창 너머의 모습이 흥미로웠다. 그렇게 감상하면서 가고 있는데 차가 정차했다. 출발한 지 십여분쯤 시간이 경과했을 때였다.



"파라다이스 가든 리조트 내리세요"


차량 조수석에 앉아 있던 현지 담당자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승객 두 명이 자리에서 일어나 차에서 내렸다.


"오빠. 호텔이 멋있다"


아내가 말했다. 아내의 말을 듣고 차창 밖을 쳐다보았다. 파라다이스 가든 호텔 외관이 근사해 보였다. 하차하는 승객이 차문을 닫자 차는 다시 북쪽으로 출발했다. 차는 몇몇 골목을 지난 후 좌회전하여 좁은 골목길로 들어갔다. 길이 협소해 보여서 자칫 한눈팔다가는 접촉사고가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난 가든 리조트"


현지 담당자가 뒤를 보며 말했다. 그는 아까와 달리 호텔명만 말했다. 그렇게 말해도 승객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할 거라 생각한 모양이었다. 호텔은 보라카이 여행을 떠나기 전에 아내가 한두 번 언급했었던 호텔이다. 그때 아내는 이 호텔이 한국 여행객들이 많이 투숙하는 호텔이라고 말했었다.


승객 여러 명이 차에서 내리자 차는 다시 북쪽으로 출발했다. 얼마 가지 않아 건물 외벽에 'HUE'라고 적힌 '휴 호텔'이 보였다. 아내는 이 호텔도 한국 여행객들이 많이 투숙하는 곳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호텔은 메인 도로에서 호텔 이름이 잘 보여서 찾기가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승객 두 명이 차에서 내린 후 차는 다시 출발했다. 차는 메인 도로를 가다가 좌회전해서 좁은 골목으로 들어갔다. 그런 후 골목 중간쯤에서 정차했다.


"보라카이 홀리데이 리조트"


현지 담당자가 우리를 쳐다보며 말했다. 아내가 차에서 내리자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하차한 후 호텔 입구로 걸어갔다. 입구에는 제복을 입은 경비원이 서 있었다. 호텔 안 쪽으로 들어가니 왼쪽에는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소파가 앞쪽에는 프런트 데스크가 보였다. 프런트 데스크에는 유니폼을 입은 여자 직원 두 명이 서 있었다. 아내가 왼쪽에 있는 직원에게 다가갔다.


"체크인하러 왔어요"


아내가 말했다. 그러자 직원은 여권과 예약한 내용을 보여달라고 했다. 나는 바지 왼쪽 주머니에 있는 여권을 꺼내 아내에게 전달했다. 아내는 호텔 예약확정서를 캡처한 핸드폰 화면과 함께 우리 여권들을 직원에게 보여주었다. 직원은 여권을 복사한 후 입실할 객실 출입키를 아내에게 건네주었다. 그때 근처에 있던 남자 직원이 다가와 웰컴 드링크를 건네주었다. 얼음을 넣은 달콤한 맛의 주스였다. 그 직원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우리가 가지고 온 캐리어와 가방들을 배정받은 방의 문 앞까지 옮겨주었다. 우리는 방 문을 열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방은 생각보다 크기가 작았다.


"방이 작네요. 여기서 둘이 잘 수는 있겠지만 좀 더 넓으면 좋을 텐데..."

"실망했나요? 저렴한 오만 원대 호텔을 예약해서 그런 것 같아요"


아내는 내 눈치를 살쩍 보는 듯했다. 방의 크기로만 보면 비즈니스호텔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침대, TV, 냉장고 등 호텔에 있어야 할 기본적인 물품들이 잘 정돈되어 있지만 공간의 여유가 별로 없다는 점이 단점으로 느껴졌다.


"첫날과 둘째 날은 이 호텔에서 지내야 해요. 하지만 이후에 지낼 호텔은 이 호텔보다 비싸고 좋은 호텔이에요"


아내는 경제적 여건상 가성비가 좋은 호텔을 찾다 보니 아고다(Agoda) 사이트에서 이 호텔을 예약했다고 말했다. 가격이 저렴해서 방이 좀 좁다는 것 외에는 불편한 점이 없을 것 같았다. 샤워기에서 물도 세게 나오고 기본적인 물품들도 잘 구비되어 있었다. 따라서 이 호텔에서 아내와 이틀을 지내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창가로 걸어가 바깥을 보았다. 창문 너머에 실외 수영장이 보였다. 수영장에는 저녁시간이 되어서인지 수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아내에게 오후 6시가 넘었으므로 저녁식사하러 호텔 밖으로 나가자고 말했다. 나는 보라카이의 밤거리 모습이 어떠할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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