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대만아웃사이더 Mar 13. 2022

언어 공부는 정말 끝이 없다

대만 유명 MC 브라이언의 공연을 보고 나서

 대만에는 브라이언이라는 유명 MC가 있다 (대만에서는 보통 博恩이라고 부른다). 2년 전에 이 사람의 무료 공연을 본 적이 있었는데, 외국인인 나도 딱딱 알아들을 수 있는 정확한 발음과 듣기 좋은 목소리, 게다가 거침없는 사회 풍자를 하는 용기 있는 그의 모습에 반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 그의 단독 공연이 열린다는 말에 과감하게 VIP 표를 구매하여 그의 공연을 다시 보러 갔다. 




 3월 12일 토요일, 난 강역에 위치한 공연장에 가는 길에는 나처럼 브라이언의 공연을 보러 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불과 몇 년 만에 그의 인기가 얼마나 높아졌는지 느낄 수 있었다.



출처 :  STR NETWORK


 VIP석이어서 무대에서 꽤나 가까운 자리에서 브라이언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역시 비싼 값을 한다). 브라이언의 공연은 대략 90분 정도였는데 그중에서 30분 정도는 브라이언의 제자(?)로 보이는 사람이 진행을 했고 나머지 1시간은 브라이언이 혼자 이끌어 갔다. 주제는 이중잣대(兩重標準)에 대한 내용이었다. 성별, 정치, 사회적 지위, 인종, 나이에 대한 이중잣대, 그리고 그 이중잣대가 정말 나쁘기만 한 걸까?라는 이야기였다. 


 그 공연을 들으면서 느낀 건 두 가지였다. 내가 그동안 몰랐던 이중잣대에 대한 고민, 그리고 내 중국어가 아직도 많이 부족하구나, 라는 반성이었다. 특히 주위 사람들은 다 빵 터져서 깔깔 웃는데 나 혼자서 이해를 못 하고 정색할 수밖에 분위기 속에서 얼마나 어색하던지.


 물론 대만 사람들만 이해할 수 있는 말장난이나 정치적인 이야기를 외국인인 내가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란 건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보고 나서 이상하게 중국어 공부에 대한 욕구가 솟구치기 시작했다. 어쩌면 나도 모르게 내 중국어에 꽤나 자신감이 있었나 보다. 대만에서 3년 이상을 살고 대만 현지 회사에 다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 날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대만에서 찾은 진짜 '힙한' 카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