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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만아웃사이더 Mar 05. 2023

남자친구 부모님과 한국&유럽 여행 하기 - 1

여행 준비부터 고난의 시작

 

결론부터 말하자면, 남자친구 부모님과 남자친구를 만나러 유럽을 다녀왔다. 그 과정에서 겸사겸사 셋이서(나, 남자친구 부모님) 한국 여행까지 다녀왔다. 


 결혼도 안 한 와중에 남자친구 부모님과 해외여행을 다녀온 게 인상 깊어 이렇게 글로 남겨보게 되었다. 



말하는 건 쉽다, 행동이 어려울 뿐! 


 시작은 남자친구 아버지의 사소한 말이었다. 


 '이번 설날에 우리 같이 팅이(남자친구) 보러 유럽여행이나 갈까?'


 추후에 알게 된 것이었지만 남자친구 아버지는 그냥 흘러가는 말처럼 한 것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당시 진짜로 그렇게 하는 건 줄 알고 홀로 유럽 여행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INTJ여서 미리 계획을 짜지 않으면 불안하다)


 그렇게 진짜로 가게 된 나&남자친구 부모님의 한국 및 유럽 여행! 


 설날 연휴가 긴 대만이다 보니 당시 대만에서 바로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는 거의 250만 원까지 폭등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의 방법은 한국으로 가서 한국 여행 조금 한 후, 한국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것! 그렇게 하다 보니 비행기 값을 100만 원 가까이 더 아낄 수 있었다. 


 그 결과, 

 1월 15일 ~ 17일 : 한국 여행

 1월 17일 ~ 29일 : 유럽 여행

 총 2주의 시간을 남자친구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이 정해지게 되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모든 친구들의 반응은 놀라움 반 그리고 걱정 반이었다. 결혼도 안 한 상태에서 내 부모님도 아니라 남자친구 부모님을 데리고 해외여행을 간다니. 꽤나 무모하고 리스크가 큰 결정이었다. 하지만 어찌하랴, 이미 가기로 한 것을!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하고 나는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여행 준비부터 시작된 고난


 비행기 표를 끊기 위해 일정을 짜야 했는데 일단 그것부터 보통이 아니었다. 남자친구 부모님이 워낙 오랜만에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었고 특히 남자친구 어머니는 이번이 첫 유럽여행이어서 들뜸X100의 상태셨다!! 그래서 가고 싶은 곳이 너무너무 많다 보니 도저히 조율이 안 될 정도였다. 


 처음에 어느 나라에 가고 싶냐고 여쭈어봤을 때 나왔던 곳은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와 베니스였다. 그러나 남자친구가 체코에 살기 때문에 체코를 무조건 들려야 했던 우리 일정상,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의 로마 그리고 베니스까지 다 여행하는 건 시간상 무리였다. 그래서 남자친구 어머니는 양보를 해서 이탈리아의 로마 그리고 베니스를 가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탈리아 3박 4일 일정 + 비행기 문제로 결국 베니스도 탈락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겨우겨우 일정을 맞춰 비행기를 보는데 이.럴.수.가.


 체코에서 대만으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극악의 스케줄이라는 걸 추후에 발견했다 (...) 결국 어찌어찌 방법을 찾아 체코 바로 옆에 있는 독일에서 대만으로 가는 비행기를 구매하게 되었다. 그래서 갑자기 독일 뮌헨까지 들리게 된 우리. 


 정리하자면

 대만 -> 한국 -> 폴란드(경유) -> 체코 -> 이탈리아 -> 체코 -> 독일 -> 대만

 을 들러야 하는 여행이 되었다!! 


 글만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하나하나 어른들의 의견을 수렴하다 보니 이 과정만 해도 일단 몇 주가 소요되었다. 결국 끝에 가서는 그냥 나랑 남자친구가 정하고 통보(!)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당시 만들었던 예산표

 그리고 또 문제가 되었던 건 바로 예산. 아무래도 남자친구 아버지 혼자 일을 하고 남자친구 어머니는 전업을 하고 계시다 보니 예산도 너무 크게 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가급적 최대한 비행기 표를 저렴하게 구입하는 방향으로 하여 예산안을 짜서 남자친구 부모님께 보여드렸다. (물론 사실상 통보긴 했다) 


 그렇게 일정, 비행기 표, 예산까지 다 짜고 나서도 한국 여행 일정을 짜야 하는 일이 남았다. 아무래도 내가 한국인이고 남자친구는 한국에 대해 무지하다 보니 이런 그냥 내가 맡아서 진행하기로 했다. 문제는 우리가 서울을 여행해야 하는데 나는 부산에만 거의 살아왔다는 것 (...) 


 서울에 사는 친구들에게 겨우 물어물어 서울 여행 일정을 다 짠 후 식당과 숙소를 다 예약하고 나서야 유럽여행의 첫 준비가 끝났다. 




 지금 생각하면 일정을 짤 때 힘이 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대만 사람 특유의 '모두 다 괜찮아'라는 말버릇 때문이었다. 우리가 몇 번이나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말을 해달라,라고 했지만 결국 서칭과 결정은 우리의 몫(...) 이게 바로 어른들이 단체관광을 선호하는 이유인가 싶다. (단체관광은 돈만 내면 되니까) 


 그렇게 거의 몇 주의 시간을 소요해 끝낸 여행 준비. 이제는 이 어른들을 한국, 그리고 유럽까지 안전하게 데리고 가야 하는 퀘스트가 남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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