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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만아웃사이더 Apr 04. 2023

대만 남자를 남자친구로 만난다면

<상견니>의 허광한을 기대하고 계시는 당신에게 

 최근 대만의 첫사랑과 관련된 영화와 드라마가 한국에서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주걸륜을 한국에 널리 알린 <말할 수 없는 비밀>, 대만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들이 꼭 들린다는 천등 날리기의 주인공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그리고 최근 이른바 ‘상친놈(상견니에 미친 사람들)’이라는 유행어를 만든 <상견니>까지.


 앞서 말한 대만의 영화와 드라마가 크게 히트를 치면서 주걸륜, 가진동 그리고 허광한과 같은 대만 남자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다. 실제 대만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는 입장으로서, <상견니>가 대박을 친 기념으로 이번 글에서는 여러분이 많이 궁금해하실 '대만 남자를 사귀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해보려 한다. 




 본격적으로 글에 들어가기 앞서, 내가 종종 받았던 질문 하나가 있다.

'대만 영화나 드라마처럼 대만 남자는 정말 다정하고 배려가 깊을까?'

 내 경험상 대답은 'YES'다.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만큼은 아니지만 확실히 대만에는 착하고 다정한 남자가 많다. 특히 2030 대만 남자들은 어디서 다들 훈련이라도 받았는지 집안일, 특히 요리를 잘하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금 내 남자친구는 그런 대만 남자 중에서도 더욱 섬세하고 더욱 다정한 편에 속한다.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아서 오히려 나를 깜짝 놀라게 만들 정도다. (내가 더 무뚝뚝한 편이어서 그럴 수 있다) 


 내가 지금의 남자친구에게 받았던 수많은 배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바로 아침식사였다. 


 현재 우리가 해외 롱디 중이다 보니 실제로 서로의 얼굴을 보고 지낸 시간은 내가 유럽에 잠시 머물렀던 5주뿐이었다. 그때 남자친구가 정말 매일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의 아침식사를 준비해 주었다. 만약 요리하기 용이한 곳이면 직접 식사를 만들어 주었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내가 잘 때 혼자 밖에 나가 아침거리를 사서 돌아오곤 했다.


남자친구가 만들어 준 아침들. 사진이 너무 많아서 일부만 가져왔다.


 그중 어떤 날은 남자친구가 중요한 프레젠테이션 시험이 있어서 아침 일찍 학교를 가야 했는데 그 바쁜 와중에도 내 아침을 직접 만들어 주었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나는 단 한 번도 남자친구에게 간단한 요리 하나 해준 적이 없다. 요리 실력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언제나 설거지나 그릇 정리만을 도맡아 했다. 더불어 무언가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지 못할 거면 아예 시도조차 하지 말자는 나의 이상한 고집도 한몫했다. 매번 얻어먹으면서 '다음에는 꼭 내가 해줘야지'라는 생각을 했으면서도 미루기에 급급했고, 결국 대만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도 아침은 남자친구의 몫이 되었다. 


 하지만 이 일에 대해서 남자친구는 단 한 번도 화를 낸다든지, 불만을 토로하지 않았다. 그저 평소처럼 은은한 미소를 보이며 '나 멋지지? :)'라고 귀엽게 우쭐거릴 뿐.


 물론 모든 대만 남자가 상견니의 허광한처럼 다정하고, 착하고, 잘생기고 키까지 크다고 장담할 수 없다. 오히려 꾸미는 건 한국 남자들이 더 잘한다. 하지만 대만에는 비싼 시계나 잘 손질된 머리스타일로는 만들 수 없는 특유의 순수함과 풋풋함이 있다. 그리고 그 순수함과 풋풋함에 배려심이 더해져 말로 형용하기 힘든 부드럽고 마음이 따듯해지는 대만 특유의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 같다.  


 그럼 질문을 다시 정정해야겠다. 대만 남자는 다정하고 배려가 깊을까? 대답은 '모른다'라고 하겠다.

 그럼 대만에는 다정하고 배려 깊은 남자가 많은가? 이 대답은 자신 있게 'YE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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