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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만아웃사이더 Mar 10. 2024

친일 남자친구와 한국인 여자친구

친일 국가에 사는 메이드인 코리아 한국인

내가 5년간 머물고 있는 대만은 대표적인 친일 국가다.

한국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일제에 식민 지배를 받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대만 사람들이 일본을 좋아하고 동경한다. 


내 대만인 남자친구 팅이도 전형적인 '친일' 대만 남자다. 대만에서 한국가는 거리가 대만에서 일본으로 가는 거리보다 더 가깝지만 팅이는 한국에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간단한 일본어 몇 문장은 할 줄 알지만 한국어는 완전히 무지했다


그런 팅이에게 나는 다양한 한국 이야기를 해주었다. 문화, 정치 및 경제 등 매일 한국 뉴스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오는지 팅이에게 알려주곤 했다. 팅이의 '친일'을 고치고 싶다거나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 그냥 내가 자고 나란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더 알려주고 싶었다.


그렇게 한 달 정도가 흐른 어느 날, 팅이는 갑자기 도서관에서 한국 근현대사 관련 책을 빌려 와서 읽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책 속에 나온 부산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또 어떤 날에는 한국영화 속에 나오는 '막사'가 마시고 싶다고 했다. 또 어떤 날은 혼자서 인터넷으로 한국어 수업을 듣더니 '올빼미', '개미'와 같은 단어를 의미 없이 반복하기 시작했다. 


그런 팅이의 변화를 보며, 예전에 인상 깊게 책의 문구 하나가 생각이 났다. 

'꼭 월드컵 성적이나 유명한 축구선수, 야구선수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누구나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 비록 흔하디 흔한 한국 사람일 뿐이지만, 나도 누군가에겐 한국 대표가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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