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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keaway Jan 17. 2021

2020년 내가 만든 어워즈

넘넘넘 잘봤는데 !!! 혹시 상을 조금만 더 만들어 줄 수 있어?!?❤

바야흐로 2019년 12월, 타 방송사 연말 시상식에서 김구라의 사이다 발언이 다수의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발언의 요지는 이러했다. 5년, 10년 된 국민 프로그램이 많다 보니 돌려먹기 식으로 상 받는 일이 많아지고 아무도 대상을 기대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당시 김구라의 발언은 해당 시상식의 대상 수상자였던 유재석보다 더 높은 실시간 검색어를 차지하며 해당 발언의 영향력을 입증했다. 너무나도 맞는 말이었다. 구색 맞추기 대상 후보와 출연자 나눠 갖기 식 상의 분배는 연말 시상식의 꾸준한 문제점으로 지적된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겨난 시청자 1의 입장으로 오직 시청자의, 시청자를 위한, 시청자에 의한 mbc 연말 시상식! 각 분야별이 아닌 각 방송사 별 그 해의 방송을 빛낸 자들의 모임! ★mbc 내가 만든 어워즈!☆     


    

1. 문지기 : <놀면 뭐하니?> 이효리

유라섹 라면집의 손님부터 린다G를 거쳐 천옥까지. 그녀의 활약으로 올해 토요일 집 밖을 나가지 못한 시청자가 수두룩하다. 일 년을 꽉 채워 온 지구를 괴롭힌 코로나 덕분에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했던 한 해였다. 하지만 강제로 집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은 생각보다 고역이었다. 그랬던 한 해, 매주 토요일 6시 지난 봄부터 가을까지 시청자를 집 안으로 묶어두면서 훌륭한 문지기 역할을 해냈다. 집 안에 이효리가 버티고 있는데 나갈 수가 있어야지~



2. 팔색조: <카이로스신성록

안하무인 잘 나가던 김서진 vs 모든 걸 잃어버린 김서진 vs 카이로스를 손에 쥐게 된 김서진. 일인 삼색의 모습을 누구보다 잘 보여준 신성록이 팔색조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각기 다른 드라마의 다른 인물을 표현하는 것이 아닌 모두 한 드라마에서 이루어진 모습이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유괴사건으로 딸과 아내를 잃은 비통함, 경찰에 쫓기는 와중에도 진실을 쫓는 절실함, 모든 진상을 깨닫고 마음 깊이 품게 된 생경한 배신감, 살아 돌아온 딸을 마주한 감동과 환희까지. ‘김서진’이라는 한 인간의 인생에서 최고점과 최저점을 하루 만에 경험하며 다소 극적인 삶의 감정들을 진부하지 않고 세세하게 표현해냈다. 그러면서 단연 돋보인 건 김서진을 열연하는 배우 신성록의 팔색조스러운 '가치'였다.    

 

이런 신성록이 타 방송사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주단태 역으로 물망에 올랐던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카이로스>에 출연하게 되면서 혹자는 시청률 폭격기를 놓쳤다며 아쉬운 소리를 내뱉곤 했다.      

하지만 '배우 신성록'의 가치라는 면에선 정반대의 평가가 내려졌다. 앞서 말한 듯 조금은 어려운 감정선을 탄탄한 연기력으로 뒷받침하며 끌고 가는 신성록을 시청자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 '카이로스'의 김서진 역이 배우 신성록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됐다며 시청률과 별개로 '옳은 선택'이었다는 시청자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실 주단태를 연기하는 신성록은 직접 보지 않아도 너무 뻔했다. 이전의 ‘카톡개’와 ‘비리와 부패에 찌든 황제’ 캐릭터로 미루어 쉽게 예상이 가능했다. 아마 또 우리가 아는 그 신성록의 모습만 보게 되었을 터. 시청자들은 그동안과 달리 악역 신성록이 아닌 배우 신성록에 주목했다. 더 이상은 카톡개가 아닌 그의 또 다른 팔색조를 기대해도 될까요?     



3. 베스트 커플: <라디오스타> X 김국진

얼마 전, 700회를 맞이한 라디오스타. 라디오스타 하면 누가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라디오스타의 전설을 이끌어낸 S형? 라디오스타의 정체성을 확립해준 독설가 김구라? 터줏대감 윤종신? 땡!! 라디오스타의 13년 중 무려 12년 9개월을 함께 한 김국진이 라디오스타와의 베스트 커플의 자격을 지녔다고 자부한다. 누군가는 눈에 띄지 않는 활동으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아니냐는 평가를 내비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센터에 김국진이 없는 그 스튜디오는 상상이 되지 않는 건 나뿐일까?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알게 될 것이다.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았던 라디오스타를 김국진은 한차례의 구설수 없이 온전하게 지켜내면서 조용한 균형을 맞춰왔다. 다른 MC들의 여러 차례 교체와 투입에도 단 한 사람! 김국진만이 스튜디오의 센터를 지켜내며 라디오스타의 기둥이 되었다. 앞으로도 요란하고 시끄럽게 트렌드를 이끌어나갈 라디오스타에게 얌전하지만 확실하게 중심을 잡아줄 김국진은 누가 뭐래도 가장 보기 좋은 2020년 한 해의 커플이었다. 내년에도 만나요 제발~



4. 왕이 될 : <365: 운명을 거스르는 1>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아직은 왕이 되지 못했지만 훗날 왕이 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프로그램에게 왕의 자리란 시청률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했다. 하지만 2020년 이후에 펼쳐질 세상은 다르다. 비록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더라도 좋은 작품은 어떻게든 알려지는 법! 뒤늦게 주목받았지만 그 후유증은 길다.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없다.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은 연초에 제작되어 방영 당시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색다른 연출로 떨어지지 않는 시청률의 수많은 덕후들을 양산해냈다. 방영 후반쯤에는 덕후들에 의한 입소문을 타며 방영이 끝난 후의 수요가 확실한 프로그램에게만 허락된다는 DVD 생산도 확정해냈다. 이렇듯 아직까지도 장르물 덕후 사이에서는 화제성이 가라앉지 않은 채로 시청률에 반증하는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시상식에서 상을 받기엔 연초에 방영됐다는 점과 시청률이 높지 않았다는 큰 핸디캡을 가진 그들에게 내 맘대로 어떤 상이라도 주고픈 마음을 반영해 보았다.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 한 번 보세요! 두 번 보세요!     



5. 상상이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올해 유난히 많은 mbc 프로그램들이 소중한 기념을 맞이했다. 50주년의 뉴스데스크, 700회의 라디오스타, 30주년의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있었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배철수의 음악캠프>.   

   

빌보드 1위를 차지하며 이후 월드스타에 반열에 올라선 BTS를 스튜디오 부스에 불러낸 것도 상상 이상이었지만 30주년 특집을 맞이하여 더욱 상상 이상의 라인업을 선보였다. 라디오에만 국한하지 않고 TV에서도 상상 이상의 존재감을 뽐내는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을 맞이하여 TV 특집으로 선보이는 <그래도 음악이 있다>는 가수 존 레전드, 밴드 루카스 그레이엄, 밴드 마마스 건, 라우브, 혼네, 비피 클라이로, 레이니, 바우터 하멜 등 16팀의 팝스타들이 출연해 비대면 무대를 빛냈다. 스트리밍 음악 어플에서만 만났던 이들의 목소리를 우리나라 프로그램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상상 이상의 일이었다. 그의 30년의 명성이 온 지구에 닿은 걸까?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네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는 거~     



6. : 2020년 mbc의 순간을 함께 한 모든 프로그램       

시청률과 화제성을 떠나 꾸준히 시청자와의 약속된 시간을 지키며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주목받지 못했다고 해서 그들의 가치가 0은 아니라는 것. 어느 것 하나 쉽게 만들어지는 프로그램은 없다. 그것이 예능이든 드라마든 보도든 라디오든 시사교양이든. 어느 곳에나 시청자는 있었고, 그 숫자가 작다고 해서 다음을 만들어 내지 않는 프로그램은 없었다. 빛이 없는 곳에서도 최선을 다했던 그들에게 항상, 늘상 약속을 지켜주어 꽉 찬 연말의 시상식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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