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는 나의 것 (Produced by JinRhee)
저번 제작기에도 적었듯, 생일에 맞춰 앨범 제작을 위한 펀딩 페이지를 열었다. 거기엔 내가 이 앨범을 구상하게 된 과정을 밝히면서 이런 글을 적었다.
제가 은행에서 청원경찰로 아르바이트를 할 때 '여자친구와 결혼하고 싶냐'는 한 직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자 다른 직원이 던진 말입니다. 저 이렇게 아픈 말 들었다고 생색내자는 거 아닙니다. 이런 말을 듣지 않고 사는 사람보다 이런 말을 참고 견디며 사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요. 저런 말을 한 직원을 찾아 마녀사냥 해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 그 직원도 고객들의 막말에 자주 시달리는 힘없는 직원 중에 하나였을 뿐이었으니까요.
저는 바로 이런 게 우리 삶을 위협하는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려고 이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폭언을 들어도,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이 달 월세를 내야 하니까, 먹고살아야 하니까 그저 웃어넘기는 것 외엔 다른 선택지가 없는 사회. 때문에 을인 직원이 갑인 고객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자신보다 낮은 아르바이트생 병에게 고스란히 풀며 버티는 사회. 그래서 병으로 하여금 내가 다시는 이런 더러운 꼴 안 당하기 위해서라도 갑이 되고 만다 이를 바득 바득 갈게 만드는 사회. 이렇게 서로를 향한 증오가 재생산되고 번져 모두를 각자도생의 길로 몰아가는 사회. 흑인들이 자신의 삶을 위협하는 인종차별과 마약, 총과 갱스터 문제에 대해 랩을 했듯 제가 힙합 앨범을 만든다면 저는 꼭 제 삶을 위협하는 이런 사회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 '복수는 나의 것'은 내가 은행에서 근무할 때, 정확히는 위 글에 나오는 '내가 다시는 이런 더러운 꼴 안 당하기 위해서라도 갑이 되고 만다 이를 바득 바득 가는 병'일 때 구상한 내용이다. 그러나 이런 증오에 가득 찬 음악을 만들어 발표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에 여태껏 가사로 적지 않았는데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으나 함께한 작업은 전무했던 Jinrhee( https://soundcloud.com/jinrhee )가 최근 작업에 열중하며 만들어 낸 이 곡의 비트를 듣자마자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벌스 하나를 완성했다. 그리고 이렇게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가사를 다 적고 보니 이 곡 자체가 어떤 질문이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이 좋은가? 이런 증오와 분노를 동력으로 열심히 살 각오를 다지는 게 과연 보기 좋은가? 듣는 모든 분들께 묻는다.
ps. 아주 드물 테지만 내 음악을 꾸준히 들어온 사람이 있다면 분명 지난 Sweet을 올렸을 때부터 녹음 퀄리티가 갑자기 좋아진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 능력이나 녹음 장비가 갑자기 변한 건 아니고 내 녹음물의 심각한 상태를 듣고 근처에서 스튜디오를 하시는 형님이 주말 아침부터 우리 집에 방문해 녹음 환경을 봐주시고 랩 믹싱에 필요한 플러그인 몇 개를 세팅해 프리셋처럼 만들어주신 덕이다. 이 지면을 통해 주말 아침부터 직접 와서 구원의 손길을 뻗어주신 브리즈 뮤직 스튜디오 왕두호 실장 형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Verse]
그래 이건 내 삶, 내 시간을 써 걷는 내 길
그 걸음이 곧 매일. 그 매일이 낳는 내일이
곧 내 인생이 되지. 그건 누구라도 대신할 수 없어.
오직 나만 할 수 있는 내 일.
힘줘야 하는 것도 내 무릎이고
부릅뜨고 깔지 말아야 할 것도 내 눈이고
행운이고 불운이고 씨발 다 내 운이고
후회한 선택도 결국 한 건 내 마음이고
그래. 인정할게 그러니까.
괜찮아 네가 내게 뱉은 침이 준 굴욕감이 내 거라도
내가 만만한 게 죄지
괜찮아 네가 싼 똥에 빡치는 불쾌함이 내 거라도
씨발 그런 구린 것들과 같이 구르고 있어도
아직 내 삶은 내거고
네 말대로 내 노력이 부족해서
내가 이 꼴을 보는 거면 그래 한다 씨발 그 노오력
복수도 나의 것
복수는 나의 것.
- 오직 펀딩에 참여한 분들만 가질 수 있는 한정판 앨범
'What A Wonderful World' 제작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를 열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tumblbug.com/takeknowledge
- 브런치를 통해 제작기를 연재중입니다
https://brunch.co.kr/@takeknowledge
- 함께 작업할 프로듀서를 찾습니다. 어울리는 비트를 만나지 못해 잠들어 있는 가사가 많이 있습니다. 공동 작업시 추상적으로 부탁해놓고 막상 비트를 만들어주니 퇴짜 놓거나 하지 않습니다. 최소한 하나의 완성된 벌스와 BPM, 레퍼런스 트랙을 제시해 드릴거구요. 저도 당장 음악으로 수익이 없기 때문에 비트를 선금으로 구매하지는 못합니다. 대신 공연 시 함께 작업한 트랙을 부른다면 전체 공연 수익을 공연에서 부른 곡 수로 나눈 후 해당 트랙당 플레이어 6 프로듀서 4로 나눠드리겠습니다. (EX : A 트랙을 공동 작업하고 10만원의 페이를 받고 다섯곡을 부른 공연에서 A곡을 불렀다면 전체 공연 수익 10만원을 부른 곡수 5로 나눈 뒤 2만원을 다시 6:4로 나눠 8천원을 입금해 드립니다) 많은 교류 바랍니다. 메일 주소:starmekey@naver.com 카카오톡 : nomelancho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