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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유배일지] 로나야

122일차

by 태희킷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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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 20.


밤새 태풍급의 바람이 불어댔다. 눈을 떴는데 코끝이 시리다. 오늘 표선으로 여행을 떠나려했는데 공격성 가득한 바람에 마구 흔들리는 창문을 보니 안 될 것 같다.


형들이랑 막국수를 한 그릇 먹고 점심 산책을 나가려는데 산책을 가다가 죽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보라도 휘몰아친다. 엄지끝에 간신히 매달려있는 봉숭아물이 사라지기 전에 보기만해도 포근포근해지는 눈을 맞고 싶다. 이딴 눈보라 말고...


시리가 말하길 바람이 36mps란다. 네이버로 변환해보니 129.6km/h다. 오늘은 20일간의 노력을 평가받는 인바디 날인데 건강을 챙기다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나가지 않았다. 그나저나 인바디 결과가 빨리 나와야 하루라도 빨리 메로나를 먹을 수 있는데 냉동실에서 한 달째 오들오들 떨고있는 메로나를 생각하니 눈물이 고인다.


바람이 조금 줄어든 사이 재빨리 운동을 하러 갔다. 등이 아프다니까 사부님이 스쿼트 500개를 주문하신다. 비틀대며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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