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사람

개똥같은 인터뷰 #11

by 태희킷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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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de8nqBmGGOg

날개 달고 위대해져서 다시 만나여~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지만 관심 안가지려고 노력해요. 왜냐면 저는 궁금한데 그 사람은 저를 안 궁금해 하는 게 자존심상해요. 전 세상에도 관심이 많고 그래서 세상도 저에게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자기소개부터 당당했어요. 나도 사람들이 우리 회사에 관심도 없고 궁금해 하지 않는 게 자존심상해요.
그래서 나도 맘 같아선 사람들한테 엄지손가락 구걸 안하려고 노력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면 우리 회사는 망하고 말거에요 흑흑. (근데 그닥 구걸하지도 않음. 페이지 조회 수는 날로 줄어드는데 이제 좀 해야겠음.)

아무튼 인터뷰이의 논리에 기반 해 ‘관심’ 등가교환을 하러 인터뷰를 하러갔어요.
옛다 관심. 너님이 궁금해요.




제 소개 할까요?


그러세여.


편입생이에요. (이전 학교 다니실 때 휴학을 하신 거?) 교환학생 다녀와서 한 학기 쉬고 편입했어요. (이욜 어디 물드심?) 대만이요. (저 교환학생 가고 싶어여.) 아 저도 이번에 쓰려고요. 미국 가고 싶은데 토플 점수가 젤 높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원래 방학에 토플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공부를 너무하기가 싫은 거에요. 그래서 방학하고 여태 놀았어요. (저도임ㅎ)


스스로 알바몬이라고 하시던데 지금도 알바 하시나여?


두 개요. (이욜 요즘 투잡이 대세인가여?) 평일에는 다니던 편입학원에서 영어조교하고요. 주말에는 전시관에서.. (설마 도슨트?) 네 도슨트. 어 도슨트 아시네요 아 맞다 그 사진전에서 도슨트 하셨잖아요. 도서관 앞에서. 되게 감명 깊게 봤어요. (엥 너님 오셨어여?) 제가 거기 방명록에 이름도 썼는데요 ㅡㅡ (죄송해여;;) 근데 솔직히 제가 하는 건 별거 아니에요. 전시관에서 여는 체험 프로그램이 있는데 짬 좀 차면 관광객들 설명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어요. (꽂아주세여.) 관심 있으세요? 모집하면 나중에 알려드릴게요. 돈은 얼마 안 되는데 저는 진짜 재밌어서 하는 거에요. (ㅇㅇ 언제 해보겠어여. 재밌을 거 같은데.) 전 전공도 그렇고 전시 쪽에 관심이 있거든요 그래서 더 재밌더라고요.


집에서 통학은 하시고여?


네. (생활고 얘기는 안 해도 되겠네여. 끼니를 때우는 노하우 이런 거) 자취 해보고 싶은데 집에서 안 된대요. 집에서 나와 살아본 건 교환학생 갔을 때 기숙사 1년 살았는데 재밌더라고요. (우어 1년 동안 가셨구나) 만약에 대만 가실 일 있으면 제가 여행코스 짜드릴게요. 저는 일주 다했거든요. 방학 때도 한국 안 들어오고. (오 ㄱㅅ 전 대만에 대한 환상이 있는데 대만 사진 보면 일본이랑 중국이랑 섞어놓은 느낌이어서 좀 신비함여?) 맞아요. 일본 통치 시대가 있었어가지고 좀 비슷한 게 많아요.


자기소개 보다가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어여.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지만 관심을 안 가지려고 노력해요. 왜냐면 저는 궁금한데 그 사람은 저를 안 궁금해 하는 게 자존심상해요.”라는 표현에서여. 무슨 느낌인지는 알 것 같은데 누구한테 들어본 건 처음이에여.


여기서 제가 말하는 관심 가는 사람은 뭐 잘 생겼다든가 하는 게 아니라 인간적으로 대단한 부분이 있어 보이는 사람이에요. 근데 주위에선 그런 제 모습이 너무 쓸데없는 짓 같다는 반응도 있어요. ‘야 뭐 저렇게 평범한 애가 대단하냐?’ 라는 식으로 말을 하는 거죠. 그렇다고 저의 관심대상이 된 사람이 절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저에게 ‘누구신지... 잘 모르겠는데요.’ 식의 반응을 보이면 전‘네 저도 알아요.’ 이렇게 되는 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히 심술나고 그럴 것 같은데여?) 음.. 근데 그렇다고 해서 관심이나 호기심이 줄어드는 것 같지는 않아요. 편입학원 다닐 때도 저 약간 탐정 느낌이었어요. 학원 친구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느낌이 오면 주위에서 저한테 와서 ‘야 쟤네 뭐 있어?’ 이런 식으로 물어봐요. 그럼 제가 살펴보다가 ‘쟤네 좀 있으면 사귄다.’하면 진짜 사귀고 그랬어요. (오 관찰력이 있으시나 보네여!) 좋게 말하면 좀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페이스북으로 정보 캐고 막 그러는 거 좋아해요. (ㄷㄷ 신상털기?) 네 신상털기. (잠깐 논외지만 제 신상도 너님한테 털렸나여?) 약간? 근데 별로 털 게 없던데요. 페이스북 친구가 아니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근데 제가 인터뷰를 신청할까말까 하다가 너님이랑 전에 인터뷰를 한 친구를 만났어요. 그 친구한테 너님이랑 친하냐고 물어봤는데 자기도 안 친한데 신청을 했대요. ‘그럼 나도 연락을 해봐야겠다.’ 하고 신청을 했죠. 제가 말씀 드렸잖아요. 저는 관심이 가는 사람들이 잘생기고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 뭔가 자기 주관이 있는 사람들이에요. 근데 너님이 자기 주관이 있으신 거 같아서 관심을 가지고 봤어요. (ㅁㅊ 난 얼굴도 잘생겼잖슴) 여튼 턴다기보다는 페이스북이나 블로그에서 인터뷰하는 건 다 읽었어요. (페이스북에서는 제가 인터뷰 말곤 쓰지는 않고 엄지만 세워여.) 네 그래서 볼 게 없더라고요.


제가 생각했을 때 오늘 얘기는 ‘멋있게 살고 싶다’가 핵심일 것 같아여.


맞아요. (근데 좀 소름끼쳤던 게 2014년 제 목표도 멋있게 살자에여.) 제가 그 인터뷰 쭉 봤다고 했잖아요. 포스팅 올라올 때마다 보고 어저껜가 그저께쯤에 또 한 번 쭉 정독을 했어요. 인터뷰 앞두고 어떤 사람들이 무슨 얘길 하나 보려고요. 다들 이 시기의 보편적인 고민을 하는 것 같아요. 취업, 연애 뭐 앞으로 뭐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식의 고민요. 그래서 저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건 뭘까 생각해봤어요. 저는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감정을 밖으로 잘 못 드러내는 것 같아요. (뭐 특별히 표현을 잘 안하는 관계가 있나여? 친구라든지 가족이라든지) 그냥 일반적으로 좀 그래요. 물론 제 맘속에 호불호는 딱 갈리는데 아주 좋아도 너무 싫어도 그냥 적당히 표현을 해요. (극단으로 잘 안가고 평정심을 유지하려 하시나여?) 네 근데 전 좀 극단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읭 저랑 좀 반대시네. 전 극단적인 사람이었는데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거든여.) 왜여? (말 그대로 감정이 많아지면 힘이 빠지던데여.)


근데 제가 뭐라도 되는 양 조언을 얻고 싶다고 쓰셨는데 솔직히 나도 어떻게 살아야 멋있는지 전혀 모르겠어여. 너님이 생각하는‘멋’의 기준과 제 기준을 서로 공유하면 얻어가는 게 있을 거라 믿어여. 하고 싶은 게 많아서 고민이라는 말씀도 하셨는데?


제가 그 자기소개를 두 달 전에 쓴 거 잖아요. (넵 한참됐죠. 제가 게을러가지고..... 돌려까시네여.) 지금은 약간 방향을 잡았는데 제가 하고 싶은 게 많다는 건 직업적인 부분이었어요. 쉽게 말해 공부를 계속할지 졸업하고 취직을 할지를 고민 중이에요. 제가 이 전공분야를 새로 배우면서 재미도 있고 학점도 생각보다 잘 나와서 계속 공부하면 가치가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대학원 진학으로 포기를 해야 하는 것도 많잖아요. 제가 그동안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박사학위까지 공부한다면 서른이 넘을 텐데 학위를 받고 나서 아무것도 보장된 게 없잖아요.


근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스물스물 오다가도 컨벤션은 요즘 수요가 많아서 괜찮다고 해서 또 공부에 마음이 가요. 얼마 전 저에게 평소에도 되게 직설적으로 조언을 해주는 친구를 만났어요. 제가 대학원 얘기를 하니까 그 친구가 ‘문과에서 대학원 나와서 뭐하냐? 솔직히 취업 안 되니까 도피하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얘기하더라고요. 또 그 말 들으니까 나도 모르게 그렇게 합리화를 했었나싶기도 하고. (우어 너님 변덕왕인 듯.) 이건 아직 시간이 남은 문제니까 학교 다니면서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려고요.


물어본다고 실례 같지는 않지만 전에 공부하던 전공은 뭐였나여?


중문과요. 그래서 대만 갔다 왔잖아요. (오 가서 중국어로 수업 들으셨나여?) 네 중국어로도 듣고 영어로도 듣고. (이욜 님 중국어 실력 지젼급?) 지금은 다 까먹었어요. 하도 오래돼서요. 1년 동안 대만에서 공부하고 한국 와서 일주일 있다가 바로 편입학원에 갔어요. 그래서 맨 처음에는 가족들이 편입 반대했어요. 대만 갔다와서 이제 한창 중국어 실력을 늘려야하는데 갑자기 편입한다고 영어공부를 했으니까요. 뭐 저는 제 선택이 가치 있다고 생각해서 투자했는데 다행히 편입에 성공했죠. (성공했으니 멋있네요.솔직히 성공 못했으면 멋없었을 것 같은데.) 그렇죠. 아직도 학원에 있겠죠.


열심히 편입공부 하셨을 텐데 학교생활은 만족해여?


학교는 만족하지만 학교생활은 만족 못해요. 그게 1학기 내내 고민이었어요. (왜여?) 공부도 재밌고 동기들도 좋아요. 근데 저는 막 사람들이랑 모여 다니고 하는 거 좋아하는데 편입하니까 아는 사람들이 한정적이잖아요. 저는 편입할 때 가장 듣기 싫었던 말이 편입생끼리 논다는 말이었어요. 그래서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싶었는데 근데 편입동기들은 그런 욕심이 없더라고요. 인간관계에 대한 욕심이. 근데 저는 사람 만나는 게 대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의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뭐 학회도 들어가자 동아리도 들어가자 해봤는데 다 반응이 시큰둥하더라고요. 동기들이 다 안 한다 해서 저 혼자 동아리 들어갔어요.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동아리를 했었는데 거긴 사람이 많지도 않고 서로 서로 다 친하고 그랬어요. 근데 이 학교 동아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매 번 가도 매 번 새로운 사람들이라서 쉽게 친해지기가 어려웠어요. 제가 원하던 거랑은 좀 다르더라고요. 그리고 학기 중간에 제가 알바를 시작하면서 시간이 겹치다보니까 동아리 활동을 못하는 바람에 더 붕 떴죠. 학교에서 하는 활동을 많이 하고 싶었는데 생각만큼 못해서 거기서 좀 불만족하는 게 있었던 것 같아요.


들어보니까 제가 생각하는 편입생들은 3학년인데도 불구하고 1학년의 마인드랄까여?


저도 그 생각을 하고 들어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 나는 1학년이 아닌데 너무 1학년처럼 생각을 해서 스스로 갈등을 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왜냐면 저는 1학년 1학기 때 학교가 너무 재밌었거든요. 이전 학교가 마음에 안 드는데도 너무 재밌어서 여기서 졸업할 수도 있겠다하다가 그래도 열심히 공부해서 편입했는데 별로 재미없으니까 그 학교 있던 게 나았을라나 라는 생각도 들고 그랬어요.


편입 하고나서 이 학교에서 너님 기준에 호기심을 끌어당기는 사람들을 많이 발견 하셨나여?


그나마 관심 있었던 게 너님하고 몇 명 있는데 저는 말씀 드렸잖아요. 얼굴이 멋있는 사람이 아니라.... (아 그만해여. 나 못생겼어여.) ㅋㅋㅋㅋㅋㅋㅋ 딱 뜻이 있는 사람들 있잖아요. 실천력 있는 사람? 다 말만 하고 마음만 먹고 안 하는게 얼마나 많은데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이 멋있죠.


암튼 멋있게 사는 삶의 기준을 서로 이야기 해봐여!


저는 예전엔 그냥 행복하면 멋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럼 행복의 조건은 뭔데여?) 자신이 자신의 상황에 대해 만족하는 거. 근데 지금은 약간 욕심이 커진 것 같아요. 이젠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훌륭한... 사람이여?) 훌륭한 사람은 일단 능력이 있고 다른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사람,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럼 자신의 상황에 만족하는 건 덜 중요해진건가여 아님 그것도 동시에?) 그건 저한테 언제나 중요해요. 지금 내 상황에 만족하는 거요. 그건 1순위에요. (언제부터 추가적인 욕심이 생겼을까여?) 글쎄요. 전 항상 똑똑해지고 싶다하는 배움에 대한 욕구는 있었거든요. 저는 저희 언니가 되게 똑똑하다고 생각해요. 언니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요. 그래서 저는 집에 가면 항상 언니 방에 들어가서 “언니 뭐해?” 하고 언니랑 얘기를 많이 해요. 언니한테 똑똑해지고 싶은데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면 책 읽으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언니 방에서 책 꺼내서 읽고 하거든요. 요즘 지식채널e 그 책 읽고 있는데 제가 모르는 세상이 많더라고요. 그 책 내용이 사회의 불합리한 면을 담은 내용이 많아서 화도 나고 내가 이런 걸 바꿀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는 것 같고요. 책 읽을수록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얼마 전 독일로 여행을 가서 친구를 만나러 갔어요. 그 친구는 제가 대만에 있을 때 만난 독일인 친군데 변호사 시험 준비하는 법대생이고 5개 국어를 구사하는 똑똑한 친구에요. 말도 잘하고 사람들한테 친절하고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멋진 친구에요. 그 친구랑 며칠 같이 지내면서 기분도 좋았고 지금도 그 친구가 자주 생각나요. 저에게 그 친구가 그런 것처럼 저도 나이스한 사람, 다른 사람들이 나랑 같이 있을 때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사랑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친구를 보면서 멋있는 사람이라는 기준이 더 섰을 거 같네여.) 제가 한국 돌아와서 얼마 안돼서 중국친구가 저희 집에 왔어요. 한2박 3일 같이 있었는데 그 친구한텐 너무 실망을 했어요. 이 친구도 대만에 있을 때 만난 친군데 그 땐 너무 재밌게 같이 잘 놀았는데 저희 집에 오니까 행동에 예의가 없는 거에요. 그래서 그 독일 친구 집에 갔을 때 내가 그 친구한테 어떤 사람이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떠나고 집을 정리하면서 그 친구가 저를 떠올릴 때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은 마음처럼 저도 주위 사람들한테 환영받고 관심 받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 독일 친구처럼 주위에서 환영받고 관심 받는 사람은 뭐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할까여?


앞서 말했듯 전 그게 감정을 표현하는 것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몸에 벌레가 붙었다면 다른 여자들 같은 경우엔 꺄~ 소리 지르고 난리가 날 텐데 저는 그냥 으어~ 하고 떼어내요. 아무리 감동해도 이정도 밖에 표현이 안돼요. 속으로는 진짜 고마워서 잘 때도 생각나고 아침에도 일어나자마자 생각이 나는데 앞에서는 달랑 고마워 한 마디 밖에 못하는 거에요. 근데 그 친구를 보면 이런 감정 표현을 잘 하는 것 같아요. 제가 독일 친구 집 갔을 때 선물을 두 개 사가지고 갔어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그 친구도 주고 또 다른 친구도 줬는데 제가 좋아하는 그 친구는 엄청 고마워하면서 펄쩍펄쩍 뛰면서 고맙다고 껴안고 난리가 났어요. 선물 주는 저도 되게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근데 나머지 한 친구는 좀 저처럼 반응하는 거에요. 아 마침 텀블러가 깨져서 필요했는데 너무 고마워. 이런 식으로 합리적인 설명을 먼저 하는 거죠. 그런 고맙다는 감정표현을 잘 하고 싶어요. 이게 결국 말 빨인 건지도 모르겠어요.


저도 너님과 비슷하게 자신에 대한 만족이 젤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여. 어른들이 많이 물어보잖아여. ‘커서 뭐하냐.’ 이런 식으로. 그런 질문엔 확답을 안 해주면 계속 늘어지니까 저는 그냥 얘기해여. 진심이 없더라도 대충여. 그리고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 안하죠. 사실 저도 앞으로 무슨 일을 해먹고 살지는 궁금하긴 해여. 근데 궁금해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여. 궁금해버리면 걱정도 생기고 고민도 생기더라고여. 가장 이상적으로 바라는 시나리오는 그 때 내가 무얼 하든 내가 만족하고 기분이 좋았으면 좋겠어여. 행복해하고여. 그래서 그 때 그 기분만 신경 쓰려고 해여. 그 때가서 뭘 하든 기분이 좋기 위해 지금부터 노력하는 거죠. 결국 뭘 해도 상관없을 수 있게여. 반대로 생각하면 뭐든 할 수 있게여.


제가 다른 사람들한테 관심을 갖는다고 했던 건 멋있는 사람을 보면서 나도 멋있게 살아야지 하고 활력을 얻는 거 같아요. (멋있는 사람이 많나여?) 전 주로 신상털기를 감성 충만한 밤에 하는데 예전에는 그렇게 하면 제 자신이 작아졌어요. ‘아 다들 이렇게 멋있게 사는데 나는 뭐하나.’ 이런 생각하다보면 새벽이 되고 늦잠자고 일어나서 ‘아 이렇게 또 아침이 왔구나.’ 하는 거죠. 근데 요즘은 많이 안보여서 이런 생각을 해요. ‘아 점점 나한테 만족을 하고 있는 건가. 점점 내가 크고 있는 건가.’ 어떻게 보면 반쯤은 자기 위안을 하고 있는 것 같고 다른 반쯤은 진짜 멋있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점점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요. 뜻이 있는 사람들이었는데 결국 회사에 들어가고 소시민이 되더라고요.


너님 블로그에서 낭만스럽게 살자고 쓰신 게 기억나요. 저도 낭만을 지켜 내는 게 삶의 모토 중에 하나거든요. 근데 얼마 전에 한국의 대학생에 관한 다큐를 봤어요. 어떤 대학생이 인터뷰에서 ‘대학생이 낭만이요? 그 사람 미친거죠. 결국 그 사람 그렇게 살다가 취직 못하고 실패한 뒤에 후회할걸요.’라고 말하는 거에요. 좀 혼란이 오더라고요. 나는 철이 덜 든건가 싶기도 했어요.


중학생 땐 내가 평범한 주부가 될 바에야 양치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개멋지네여.) 근데 아까 말한 현실적인 친구 있잖아요. 그 친구는 ‘넌 미쳤다.’는 반응이더라고요. 뭐 양치기라는 표현이 흔한 표현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제가 스위스를 다녀왔었거든요. 가서 보니까 진짜 평화로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평범한 주부가 될 바에야 거기에 집짓고 양치고 살고 있을 거라 한건데 나중에 그 친구가 편지를 써줬어요. 허무맹랑하다고. 그렇다고 제 가치관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다만 두려운 건 그 친구 말대로 정말 허무맹랑한 사람이 될까 봐요. 이상을 쫒다 그 이상에 가까운 사람이 되면 ‘결국 쟤는 해냈어. 짝짝짝’ 이렇게 되는데 아무것도 못하면 낭만스럽게 살 수 없다고 했던 사람들이 ‘결국 이렇게 될 줄 알았어.’라고 할 게 두려워요. (그럼 해내야죠 뭐.) 사람들이 인생 짧다고 하잖아요. 근데 저는 한 번 도전할 만큼은 길다고 생각해요. 실패해도 다시 돌아 올만큼은 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 번 도전할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굳이 제한을 두지 말고 하고 싶은 거 있어여?


전시와 문화산업을 더하는 일을 싶어요. 저는 재밌는 요소도 중요하고 약간 공공선을... 좀 거창하긴 하지만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 싶어서요. 공익적인 부분도 살려 전시와 연계한 일을 하고 싶어요. 회사에 들어간다고 해도 그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 일하고 싶지는 않아요. 이 회사에 일해도 저의 궁극적인 목표는 나의 발전과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함이라서요. (자소서엔 이렇게 쓰지마여.) 그래서 공부를 계속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던 게 교수가 된다면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내 분야에서 나를 발전시키고 그걸 통해서 좋은 영향력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 아직은 구체적이지 않아도 넓게 보자면 그런 일을 하고 싶어요. (이런 관심은 어렸을 때부터 있던건가여?) 원래 꿈은 외교관이었거든요. 외교관해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었어요. 근데 책을 읽다보니까 외교관도 결국에는 자기 나라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이지 세계 평화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은 아니더라고요.


너님한테 야망 냄새나여.


네 맞아요. 야망이 있어요. (아 맞다 크루저보드 사셨어여? 사고 싶다고 했잖아여. 자기소개에서) 안 샀어요. 그래서 난 하고 싶어도 결국 움직이지 않는 인간인가 하면서 반성했어요.


앞둔 2학기나 남은 학교생활에서 너님의 야망을 어떻게 발현하실 건가여?


그걸 지금 제가 찾고 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인터뷰를 하면서 생각해보는 거에요. 전시 쪽에 관심이 있다고 했으니까 전시회를 포함해서 여러 가지 생각하고 있는데 마땅히 떠오르는 게 없더라고요. 제 친구 한 명이 미술 전공하는데 그 렛미인 프로그램에 나온 사람이 자기 앞집에 살더래요. 그 사람 나온 방송을 보니까 2년 동안 집에서 틀어박혀서 살았다네요. 제 친구는 자기가 할 줄 아는 건 그림밖에 없으니까 그림을 그려서 그 사람 집에 몰래 꽂아놔야겠다고 생각을 했대요. 좋은 그림위에 좋은 글을 써서 그 사람에게 삶의 희망을 주고 싶대요. 그게 너무 멋있는 거에요. 저도 이렇게 좋은 일을 하고 싶은데 전 그림을 잘 그리는 건 아니니까 다른 방법을 좀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인터뷰 때 좋은 아이템이 있나 이야기도 해보고 싶었어요. 근데 결국 제가 좋아하는 건 제가 찾는 거죠. (물론 제 뻘짓거리 하는 것도 바쁘지만 남들 딴짓거리 하는 것도 도와주고 싶어여. 좋은 아이템 찾으면 연락주세여.)


인터뷰 어떠셨어여?


인터뷰가 인터뷰어인 너님에게 즐거움이나 도움을 주는 것도 있겠지만 인터뷰이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거 같아서 좋아요. 후리 드링크도 잘 마셨구요. 커피 얻어 마시면서 재밌는 얘기 듣는 기분이라 좀 미안하기도 했지만 그것 또한 이 길을 선택한 인터뷰어의 선택이라고 생각할게여. (너님이 훨씬 더 많이 말했어여.) 알록달록 형광 무지개 팔찌와 야구 유니폼과 인도가방의 조화가 인상적이었어요. 이게 칭찬이었고 욕은....생각나면 틈틈이 할게요. 아 그리고 전시나 문화나 뭐 이쪽에 관련해서 활동 중이거나 계획 중인 사람 있으면 연락달라고 좀 써주세요. (사리사욕 채우지 마세여.) 그리고 개똥같은 인터뷰가 회를 거듭할수록 길이가 너무 길어지는데 저야 읽겠지만 이대로 가다간 중간에 그만 읽을 사람 많을 거에요.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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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까먹고 있었는데 기억이 났어요. 2014년 나의 목표는 멋있게 살기였어요. 책 50권 읽기나 기타 치기 이런 것들도 있었는데 결국 다 ‘멋’을 위한 수단이라 멋있게 사는 게 가장 큰 목표였어요. 트위터에서 김경 작가님이 이렇게 쓰신 걸 봤어요.

“스타일은 패션이 아니고 유행과도 거리가 멀다.
그건 자기만의 고유한 기질이며 기질대로 사는 삶의 방식이며
평생을 두고 완성하는 철학이며 신념이다.”

그녀가 말한 ‘스타일’이라는 것도 ‘멋’이라는 것도 하루아침에 장착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국엔 2014년이 아니라 평생을 가져가야 할 목표인지도 모르겠어요. 오늘부터 나도 빈지노님이 즐겨먹는 수액을 먹어볼래요. 꾸준히 챙겨 먹는다면 난 내 바람대로 지젼급 사내가 될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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