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같은 인터뷰 #4
이 시간이 인터뷰이에게 쓸모없는 시간이 아니라 진통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BGM은 Judas Priest의 Painkiller
"걘 요즘 뭐해?"
"걔? CPA."
옆 친구들의 근황이 각종 시험 이름으로 대체되면서 미묘한 감정이 꼬물꼬물 올라온다. '나는 그렇게 토나오는 거 안할꺼야. 아오 수능봤으면 됐다. 재미없는 공부는 안할란다.' 하다가도 막상 학교에 걸린 합격 현수막을 보면 '아 졸라 부럽다. 나도 공부해볼까.' 싶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에는 당연히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란다. 어차피 아쉬움을 품고 가야 한다면 그 선택에 진짜 자신이 설 수 있도록 진짜 자신을 잘 아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음에 품은 부정성만큼 입밖으로도 딱 그만큼의 네거티브를 발산해대는 네거티브킹을 만나봤다. 준비하는 분들 모두 합격하는 희망의 날을 그리고 있을 CPA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길래 너님 역시 밝은 미래를 예상하냐고 물어봤다.
"ㄴㄴ 이대로 가다간 ㅈ망임."
인터뷰 신청하실 때 자기소개 어떻게 쓰셨는지 기억하세요?
갓계세무학과 비루한 고시생입니다.
왜 그렇죠?
제가 우리 과를 별로 안좋아해요. (왜죠?) 그냥 참.... 뭐 저도 CPA를 준비하고 있지만 분위기가 좀 그래요. (지금 CPA공부하는 학번대는 어떻게 되나요?) 이제 남자 기준으로 10학번들이 공부를 시작한거고요. 그 위로는 계속하고 있는 거죠. 붙은 사람 몇몇 제외하고요. (학생이 몇 학번부터 있는 거죠?) 06이요.
갓계세무학과 비꼼의 의미인가여?
뭐. 그렇죠.
CPA의 준비생의 삶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들려주세여.
빠르게 시험에 붙고 모든 걸 끊어버리고 알아서 살고 싶어요. 시험 붙으면 그냥 제 할거 하면서 살아야죠. (구체적으로 말해여) 음.. 시험 붙으면 학교 다는 것도 편할 것 같고, 부담 없이 교양 가서 깽판도 처 봐야죠. CPA 붙고 나서 조별과제 가서 ‘저 빼고 알아서 하세요.’ 라고 하는게 제 목표에요. (네?) 제가 이미 06학번한테 한 번 당해봤기 때문에. 아 그 때 그 양반이 마지막 발표 말아먹어가지고 10개조에서 뒤에서 2등 했었나 그래요. (그래서 학점 뭔데요?) 에이 마이너요. (뭐임 잘나왔네요?) ㄴㄴ 그 님 없었으면 에이쁠이에요. (무슨 수업이었는데요?) 영어교양이요. 조슈아 수아레즈...
그럼 루이스 수아레즈 좋아합니까?
갑자기 뭐임;; (그냥 대답하세여) .....별로 관심 없어요. EPL은 안 봐요. 그나마 맨시티는 좋아해요. 다비드 실바랑 나바스 좋아하는데 특히 실바가 멋있어요. (어떤 면에서?) 그냥 플레이보면 '혼자 다하네.' 이런 느낌이랄까요. 비록 제가 축구를 본지 별로 안됐지만 EPL의 다른 팀은 팬들이 너무 별로라서 정이 안가요. 인터넷 댓글 보면 아주 그냥 영국의 본토 팬 납신 것 처럼 나서 대는 게 꼴보기 싫어요. (본인은 어디 팬?) 도르트문트요. (도르트문트 경기는 꼭 챙겨보시고 하나요?) 아뇨. 그건 아니고 전 챔스 중계 있을 때 보고, 보고 싶은 경기만 봐요. 중계해주는 거만. 굳이 새벽에 치킨 시켜서 경기를 찾아보고 그러는 건 아니에요. 하이라이트만 볼 때도 많고요. 새벽에도 할 게 없을 땐 중요하고 큰 경기만 조금 보는 편이에요. 손흥민 나오고 막 이런 거요. (손흥민이 골 넣었잖아요. 노란팀한테.) 네 그 때 졸라 빡쳤어요. 욕했죠. 근데 이런 말 쓰면 사람들한테 욕먹겠지. 손흥민 욕했다고. (괜찮아요 이건 빼드릴게요)
나도 너님도 정신 차리고 CPA얘기나 더 해볼까요.
아 근데 부끄러워서 별로 하기 싫다. (뭘요.) CPA 얘기요. (이거 할라고 온 건데요.) 그런가 개쪽팔림.
공부를 시작한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회계 공부 자체는 꽤 했는데 제대로 진짜한건 올해 초 부터죠. 물론 제대로 하지도 않았지만 한 3개월했어요.
100일 정도 하셨네요. 여자친구랑도 100일 넘으셨잖아요.
얼마전에 1년이었는데요.
그건 관심없고요. 100일정도 공부해보시니 어떠세요. 스트레스도 많이 받으실 것 같은데.
개인적인 감상은.. 이것도 고시라면 고시공부는 안하는게 좋다 싶어요. 별로 할 짓이 아닌 것 같아요. (왜요) 정말 내가 이 직업을 갖고 싶다는 게 아니면 별로 멘탈적으로 좋은 것 같진 않아요. 가끔씩 "내가 이걸 왜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럼 본인은 왜해여?) 그니까 그게 참. (말씀하시는 걸 보니 본인은 회계사라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은 아니네요?) 그렇지. (그럼 학과의 특성도 그렇고 주위 친구들이 하니까 라는 식의 이유도 있나요?) 그런.. 과의 영향은 있죠. 뭐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저는 문과에 온 것부터 후회하니까 좀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 같아요.
오 너님의 연표를 읊어봐요.
고등학교때는 벌레를 만지작 거리며 살았어요. 근데 그게 초등학교 아니 더 어렸을 때부터 그랬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생물에 관심이 많아서 생물 공부를 해보고 싶었어요. 워낙 동물이든 곤충이든 다 좋아했으니까요 근데 고1 때 문이과를 결정하면서.... 수학을 졸라 못해서.. 단지 수학 때문에... 고1 때 수학 때문에 엄청 스트레스 받았거든요. 아 내가 정말 개빠가구나 싶었어요. 수학을 너무 못해서요. 그래서 문과에 갔어요. 수학못하면 솔직히 이과가서 뭐하겠나 하면서요. 그렇게 문과를 가서 공부하다가 고3이 됐고 대학지원을 하면서 학과를 정하잖아요. 근데 가고 싶은 학과가 하나도 없었어요. 아무데도 전혀. 그 벽에 뭐냐. (배치표요) 그래 배치표. 그걸 봐도 가고 싶은 과가 없었어요. (문과쪽에?) 네 하나도요. (그럼 이과쪽엔 있었다는 말인가요?) 뭐 생물학이나.. 그런 걸 생각했겠죠. 결국 문과에 왔고요. 음 저한테 인문학은 이미지 속에 부잣집 도련님이 공부하는 공부라는 느낌이 있었어요. 까놓고 말해 졸업해서 우리나라에서 직업 가지긴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렇다고 상경계열을 가면 뭐하나 경영학과가서 회사 취업하겠지 그냥. 그 당시엔 그런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회계나 세무는 아예 그 이름을 단 자격증 시험이 있잖아요. 뚜렷한 목표가 있잖아요 과 자체에. 그 전문 자격을 목표로 하고 만든 과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아 전문성?) 그래요 전문성. 그래서 세무, 회계 쪽의 학과를 알아보다가 여길 온 거죠. 이걸 하면 그래도 뭔가 뚜렷한 길은 있겠구나. 그 땐 꿈이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왔는데 사실 그 땐 회계사가 뭐하는 건지도 모르고 왔는데 지금 생각하면 되게 후회되죠. '문과 쪽에서 취업은 헬이다.' '공대 나오면 취업깡패다.' 라는 이야기 들으면서 취업을 생각하면 '아 왜 내가 문과에 왔을까.' 라는 생각도 들구요. 내가 정말 이걸 하고 싶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왜 왔나 싶기도 해요.
취업에 유리한 학과에 진학한 사람들이 부러운건가여? 나는 많이 부러.....
뭐 부러운건 있는데 사실 제가 그 과에 갔으면 분명 거기서도 불평을 했을거에요. 주워들은 거지만 공대생의 학교생활은 되게 힘들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아 나는 어짜피 거기 갔어도 불평하면서 살았을 거야.' 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CPA를 준비하는 것도 나중에 취업을 조금이라도 쉽게 해서 직업을 가지면 어떻게 먹고 살순 있겠다는 생각이에요. (취업의 수단이라 이거죠 CPA가) 그렇죠. 뭐 이걸 정말 하고 싶어서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좋은거죠.
문과 선택으로 놓친 취업의 가능성이 아쉬운거에요 아니면 관심 있었던 생물공부가 아쉬운거에요?
만약 이과를 갔다고 치더라도 분명 생물학과는 안 갔을거에요. 사람들이 우리나라가 자연과학의 무덤이라고 부르잖아요. 그게 너무 슬프더라고요 현실이. 너무 싫더라고요. 이과를 선택했더라도 공대에 가려고 노력했을 것 같아요. (취업 때문에) 네. 제가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정기구독하는데요. 집에 앉아서 잡지 보면 거기 나오는 학자들이 너무 부러운 거에요. 수염 난 아저씨가 뭐 어떤 연구를 하고 있다 이런 게 너무 부럽더라고요. 뭐 그런 생각은 하는데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이런 마음을 갖는 게 너무 어린 생각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좀 생각이 모자란 것 같기도 하고. 하나에 몰두해도 시간이 모자란 이 시점에 자꾸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미련이 있는게 아닐까 싶어서요.
주변에 시험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면 다들 다른 게 힘든 게 아니고 마음 잡는 게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아직은 제 주변사람들도 다들 저처럼 이제 막 시험준비를 시작한 사람이다 보니 빠져나가는 사람보다는 열심히 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래서 오히려 옆사람들을 보면서 자극 받고 있어요. 요샌 제가 옆사람보다 덜 공부하는 것 같고 뒤처지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이제 고작 2학년 마친거니 솔직히 취업준비에 그렇게 부담을 가질 시기는 아니라고 보는데여.
제가 마음이 급한건지 음. 주변사람들에게 끌려 간다고 해야 하나. 괜히 나도 따라가야 하는 데 라는 생각도 들긴해요. 동시에 압박도 좀 느껴지구요. 여자후배들의 경우엔 저보다 어린데도 시험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는 걸 보면 괜히 조급해지기도 하고요.
처음에 학과 선택하실 때 전문성을 선택한 게 오히려 독이 된걸까요?
그럴 수도 있는 데 제가 자신을 돌이켜 봤을 때 다른 과에 갔으면 이도저도 아니었을 것 같아요. 이런 상황이 올까봐 제가 회계세무학과를 선택했던 것 같아요.
그럼 다른 학과 친구들 보면 어때요?
같은 경영대에 보이는 경영학과 친구만 봐도 대외활동이나 이것저것 챙겨서 스펙들을 쌓더라고요. 막 계획세워서 뭐. 근데 전 이런 건 아마 못했을 거에요. 전 진짜 싫어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아예 생각을 안했죠.
CPA는 흔하다? 예전만큼 못하다던데여.
네 합격하고 현직에 계신 선배님들도 요즘 그렇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도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CPA로 취업이 해결된다는 건 아닌데 더 쉬워진다고는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냥 일반 기업 취업싸움이랑 비교해서요. 보통 회계 법인으로 진로를 결정하다보니까, 법인에 지원한다는건 회계사 자격증을 딴 사람으로 경쟁자가 좁혀지고 그래서 아마 일반 기업을 준비하는것보다는 수월할 거라는 식으로 말하더라고요.
노잼인 공부를 하시면서 힘든 점은여?
아까 말한 뒤쳐진다는 느낌. 사실 마음만 잡히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마음이 젤 문제죠.
마음을 다스리는 건 뭐니뭐니해도 여자친구님이라고 생각해여. 주위 친구들 중 연애불구자가 많다고 들었어요. 본인은 연애중이시잖아요. 그 주위의 패배자들이 연애를 못하는 이유는 뭘까요?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죠. 친구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자신을 먼저 돌아보면 된다고 생각해요. 친구라면 성격에 유사한 부분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저를 봤을 땐 그 친구들이 여자한테 안 들이댈 것 같아요. (용기가 없다?) 네. 뭔가 어필을 해야할 것 아니에요. 하다못해 일단 밥이나 먹자고 해야 하는데 아마 이런기회조차 안 만들 것 같아요. 있어도 못 살리거나. 그냥 주위에 착한 오빠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냥 말 상대죠. (친구 분들 중 이번에 전역하셨다는 ㄱㄱㅈ씨는?) 걔는 착한 오빠도 못되지 않을까. 재미없는 오빠. 다른 오빠들이 드립칠 때 리액션해주는 오빠? 그냥 그 정도. 웃어주고 띄워주고. 아게로랑 야야투레가 막 슛 때려대고 제코는 문전 앞에서 머리 들이 밀고 있는데 패스하고 있는 사발레타 정도인 것 같아요. (저 사발레타 팬인데요) 여튼 외모는 남자한테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 안하구요.
본인의 외모에 대해선..?
못생겼죠. 거울 보면 한숨 나옵니다. (아니에요) 보고 있으면 좀 이상하던데. 일단 마른 게 맘에 안 들어요. 물론 제가 운동도 안하지만, 기본적으로 살이 안찌는 체질이니 계속 이렇게 마른 상태로 살겠죠. 보통 체형이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요즘 살이 쪘지만 아직도 64kg에요. 근데 쪄도 팔다리에 살이 안붙어요. 아예 살이 붙질 않으니 몰골이 보기 싫죠.
굳이 외모에 한정짓지 않더라도 너님을 전 부정성의 상징이라고 생각하는데여
지금 공부하는 꼬라지를 봐도 내년 시험결과는 부정적으로 보고있어요. 지금은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 보면서 '아 쟤네는 붙고 난 떨어지면 ㅈ같겠지.' 라는 생각으로 버티면서 공부하고 있어요.
자존감이 상당히 없으시다고 하는데 어떻게 여친이 있을 수 있는 거죠?
저도 그게 신기한데 제가 여자친구를 많이 좋아할 수 있는 건 여자친구가 저랑 많이 달라서 인 것 같아요. 물론 저희는 비슷한 면도 많지만 여자친구가 너무 열심히 사는 모습이 저한텐 없는 모습이라서 보고 있으면 존경스러우면서도 살아온 환경부터 서로 다른 부분에서 배울 점이 보여요. (여친님이 이 인터뷰 보나여?)
아무리 그래도 난 이걸 잘한다라든가 뿌듯했던 적은 없어요?
군대에 있을 때 내가 도대체 뭘 잘할까라고 고민해봤던 적이 있어요. 근데 진짜 없는거에요. 생각이 안나더라고요. 아무것도. 저희 중대 건물에 한국군 인사과가 있었거든요. 어느 날 거길 갔는데 컴퓨터 전원선 같은 것들을 벽 구석으로 밀어 넣고 있더라고요. 병사들이. 그래서 그거 도와주려고 제가 가지고 있던 펜으로 밀어 넣으니 잘 들어가더라고요. 그래서 “오 내가 이걸 잘 하는 구나”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 끝인가여?
이거쓰면 제가 쫌 비참해질듯여. 쓰지마세여. (ㄴㄴ여.)
대학와서 하고 싶었던 것 중 아직 못 이룬 게 있을까요?
근데.. 다들 대학에 가면서 하나씩 로망이 있잖아요. 전 그게 없었어요. (별로 가고싶지 않았나요?) 그건 아닌데. 대학가는 게 뭐 신나고 그러진 않았어요.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가듯이 그냥 가는구나 하는 느낌.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 말하길 자긴 대학올 때 엄청 기대하고 왔는데 별거 없더라 그러더라고요. 근데 전 하나도 기대를 안해서 별거 아닌것도 없었어요. 그래서 1학년때 참 아무것도 안하면서 살았죠.
대학와서 가장 기분 좋았던 때는 언젠가요?
음... (정말 생각이 안나는 듯 한 표정으로 1분 간 침묵하셨습니다.) (인생을 고통으로 보시나요?) 음.. 좀 약간. (사니까 산다는 느낌인가요) 네 좀. (이 맛에 사는구나 라는 느낌 없었나요? 잘 생각해 봐요.) 그냥 여기 이렇게 나와서 자취하면서 친한사람들이랑 새벽까지 술 먹으면서 분위기 좋고 재밌게 이야기 할 때? 그냥 헛소리도 하고 재밌는 얘기하면서 막 웃고 그런 분위기. 그럴 땐 좀 기분 좋죠. (그러다 이내 곧 지금처럼 평온해지시나요) 네 그쵸.
이 인터뷰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상당한데요. 저와 이 인터뷰가 가야할 방향은 어딜까요?
이걸 취업용으로 포트폴리오처럼 내놓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했어요. 제가 이걸 보면서 어디다 쓰려고하는건지 생각해봤거든요. 취업용 아니면 블로그의 연장선으로 단순 취미인지 몰랐는데. 저는 다들 요즘 취업취업하니까 그 쪽으로 써먹으려고 하는 줄 알았어요. (아니에염) 거의 90퍼센트정도 확신했어요. 아무튼 저는 구체적인 질문이 나와 있을 줄 알았어요. 음 뭐랄까 큰 틀?을 잡는 질문들이 있을 줄 알았어요. (네 그런 질문 해드렸잖아요) 아니 너무 걍 얘기해주세요 라고 하는 건 질문이 아니잖아. 다 질문이 중간에 만들어 낸 것 같은데. 좀 주제에 맞춘 질문을.. (네 주제에 맞춘거에요 너님 주제를 부정적인 CPA 준비생으로 한거에요!) 아 됐어 때려쳐. 어짜피 내가 주는 피드백은 별로 쓸모도 없어. (왜그래여 갑자기) 모르겠으면 말어. 됐어. (아니 피드백을 줄라면 알아듣게 제대로 줘요.) 아 몰라 대충 그런 거야. (아니 그럼 시발 무슨 씨피에이 개념, 씨피에이의 역사 이런거 물어보라고요?) 몰라 꺼져.
마지막으로 예비 CPA준비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내가 뭐 얼마나 했다고 뭘 말을 해줘. 걍 하지말라고 하고 싶은데. 하지마. 내 경쟁자니까 하지마. 별거 없네요 인터뷰. (너님만큼 할말 없는 인터뷰 처음이네요) 이럴줄 알았어. 하지마. 올리지마. 지워.
같은 교실에서 10주 완성을 풀고 수능 특강을 제꼈다. 같은 건물에서 수능을 치뤘고 같은 학교 새내기가 됐다. "야 니네 과는 버스에서 노래 시킨대?" 라고 물으며 세상에서 가장 큰 두려움을 나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가만히 있어도 계속 그렇게 관성처럼 자연히 따라올 줄 알았다. 그러나 우린 복도에서 마주치듯 마주치지도 못했고 식판을 마주대고 있을 때처럼 반찬을 뺏어먹지도 못했다. 각자의 나날은 업데이트가 되는데 함께한 추억은 제자리였다. 점점 빨라지는 하루를 공유하기에도 바빴던 새내기는 익숙한 얼굴을 맞대고 옛날 얘기를 할 시간이 없었다. 영원히 삐까뻔쩍할 것 같던 새 것들이 곧 헌 것이 되면서 시간의 단위에 너그러워질때야 보고 싶었다. 나는 다 아는 줄 알았는데 너는 그동안 많이 새로워졌다.
그나저나 나는 사발레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