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차
2016. 10. 10.
한꺼번에 게스트들이 우르르 나갔다. 연박객들까지 전부. 이불빨래를 하니까 오전이 빠르게 지났다. 근데 내 청소는 매번 오전내내 이어지는 걸보면 그냥 내 손이 느린가 보다. 옥상에 이불들을 이쁘게 널어놨더니 바람놈이 난동피워놨다. 오후에 올라가보니 두 개가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는데 바람에 날아가버린 거 아닌가 모르겠다...
체크인을 받는 시간이 되기 전에 미리 달리러 나왔다. 바람이 좀 세길래 긴팔을 입었는데 하늘을 올려다보고 후회했다. 선크림을 듬뿍 바르지 않고 나온 것도. 해가 머리 위에 있을 때 뛴 게 정말 오랜만이다. 볕을 가리려고 모자를 뒤집어썼더니 얼굴에 바람이 안들어와서 그만뒀다. 따끈따끈해진 얼굴로 돌아와서 쇼파에 기대 책을 읽다가 15분정도 짧은 낮잠을 잤다.
상태가 점점 나빠져서 오른손을 묶어두고 영화 <나의 소녀시대>를 봤다. 왜 네이버 평점이 9.5인지 잘 모르겠지만 유덕화 아저씨가 잘생긴 건 알 수 있었다. 클라우드로 가져온 영화를 거의 다 봤다. 다음부터는 도서관에 가서 영화를 봐야겠다.
체크인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소주를 마셨다. 근데 너무 많이 마셨다. 내가 어떻게 잘 들어와서 자고 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