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해서 시작한 것들은
이상하게도 오래 가지 않는다.
꼭 해야 할 것 같아서,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시작했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면
그 필요는 흐릿해진다.
처음엔 분명 이유가 있었다.
공부를 해야 했고
운동을 해야 했고
이 사람을 놓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이유는 힘을 잃는다.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마치 도착한 사람처럼
속도가 느려진다.
나는 그 이유가
의지 부족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부분
부족함에서 출발한다.
그 부족이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조금 채워지는 순간
움직일 이유도 사라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말한다.
“이만하면 된 것 같아.”
아마 우리는
부족하지 않은 상태를
견디는 법을
배우지 못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