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

by 테디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개 결단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너무 많은 것을
이미 생각해버린 사람들이다.

만약 내가 떠나면
누가 그 자리를 대신할지,
그 이후의 시간은
어떤 얼굴을 하고 올지.

그 상상들이
사람을 붙잡는다.

떠나지 못하는 마음에는
미련보다
책임이 먼저 있다.

그리고 그 책임은
누군가가 시킨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짊어진 경우가 많다.

그래서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주 오해를 받는다.
변화를 두려워한다고,
익숙함에 안주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변화를 너무 많이 계산한 끝에
멈춰 서 있는 경우가 더 많다.

떠나는 사람은
한 순간의 결심으로
문을 나설 수 있지만,
떠나지 못하는 사람은
매일 같은 문 앞에서
다시 선택해야 한다.

오늘도 남겠다는 선택을.

그 선택은
눈에 띄지 않고
드러나지도 않는다.

다만
하루를 무사히 끝냈다는 사실로만
증명된다.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늘 두 개의 시간이 공존한다.

지금의 현실과,
만약 떠났다면 시작됐을
다른 삶.

그 두 시간을 동시에 품고
사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그래서 그들은
지쳐 있다.

하지만 그 지침은
게으름이 아니라
지나치게 성실한 결과에 가깝다.

나는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쉽게 말하지 않으려 한다.

그들은
떠날 줄 몰라서가 아니라
떠났을 때의 무게를
끝까지 계산해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계산 끝에서
오늘도
머무르기를 선택한 사람들이다.

이전 11화10화 의무로 사는 삶은 그래도 잘 사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