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끝까지 간다는 것은 정말 옳은 걸까

by 테디

우리는 자주
끝까지 가는 것을
미덕처럼 배웠다.

포기하지 않는 사람,
중간에 그만두지 않는 사람,
어떤 상황에서도 버티는 사람.

그 말들은
언제나 옳은 방향처럼 들린다.

하지만 가끔은
묻게 된다.

끝까지 가는 게
정말로 옳기만 한 일일까.

끝까지 간다는 말 속에는
여러 의미가 섞여 있다.
성실함, 책임, 인내,
그리고 때로는
돌아설 줄 모르는 고집까지.

우리는
어디까지가 버팀이고
어디부터가 상처인지
정확히 배우지 못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자신을 잃어가면서도
끝까지 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만두면
패배자가 될 것 같아서,
떠나면
도망친 것 같아서.

하지만 어떤 끝은
완성이 아니라
소진일지도 모른다.

끝까지 간다는 말이
누군가에게는
자기 자신을 지우는 방식이 되기도 한다.

나는 이제
끝까지 가지 못한 것들을
다 실패라고 부르지 않으려 한다.

중간에서 멈춘 것들,
방향을 바꾼 선택들,
다시 시작하지 않은 일들.

그 안에는
그 시점의 내가
살아남기 위해 내린
결정들이 섞여 있다.

끝까지 간다는 건
어쩌면
하나의 길을 붙잡는 일이 아니라
그때 그때의 나를
끝까지 배반하지 않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는 이미
꽤 많은 것을
끝까지 해오고 있다.

다만
눈에 보이는 결과로
남아 있지 않을 뿐.

그래서 나는
이제 끝을
조금 다르게 정의해본다.

끝까지 간다는 건
포기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더 이상
무너뜨리지 않는 선까지
정직해지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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