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사라진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by 테디

– ‘나’라는 존재가 없어진다는 상상 앞에서
나는 가끔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
내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누가 가장 먼저 눈치챌까.

문득 연락이 닿지 않아도
하루쯤은 괜찮겠지, 하고 지나칠 사람들.
그 사람들의 하루가 그대로 흘러가고,
그들의 저녁식탁에, 수다 속에,
내 이름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다고 상상하면
이상하게 마음 한 구석이 쓸쓸해진다.

사라진다는 건 단지 물리적인 부재가 아니다.
어쩌면
‘기억 속에서 잊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내가 세상에 있었다는 증거들이
하나 둘씩 지워지고, 정리되고,
더 이상 누군가의 입에서
내 이름이 불리지 않게 될 때.
그때, 진짜로 사라지는 것 아닐까?

어린 시절엔
사라지는 것이 그저 ‘죽는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알게 됐다.
사라진다는 건
사랑받던 기억에서도 밀려나고,
한때 소중했던 자리에서도 잊히는 것.
그리고 그 사실은
죽음보다 더 서늘한 감정을 남긴다.

누군가는 말했다.
"모든 존재는 언젠가 잊힌다."
맞는 말이지만, 그게 너무 빨리 찾아올까 봐
나는 오늘도 애써 누군가와 웃고,
애써 흔적을 남기려 한다.

내가 살았던 하루하루가
어느 날, 누군가의 기억 속에
“그 사람 참 조용하고 따뜻했지”
이 한마디라도 남겨질 수 있다면.
그게 내 존재가
조금은 덜 사라지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고
그렇게 믿는다.

죽음을 생각할수록
나는 오히려 ‘살아 있음’을 느낀다.
내가 지금 사라지지 않기 위해
조금 더 사랑하고, 조금 더 쓰고,
조금 더 기억되기 위해 애쓰는
그 마음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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