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까
‘죽음’이라는 단어는 참 이상하다.
언제부터였을까.
그 단어 앞에 서는 순간,
말문이 막히고 생각이 멈춰버린다.
그것은 막연한 공포일 수도 있고,
또는 아주 구체적인 두려움일 수도 있다.
어디선가부터 슬그머니 내 안에 들어와,
가만히 마음 한편을 짓누르는 무게 같은 것.
누군가는 죽음을 종교로 받아들이고,
누군가는 철학으로,
또 다른 이는 그냥 '끝'이라 부른다.
하지만 나에게 죽음은,
늘 **‘모르는 것’**이었다.
살아 있다는 건 안다.
숨을 쉬고, 아파하고,
때론 사랑하고 미워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죽는다는 건 도대체 어떤 상태일까.
의식이 사라지는 것일까?
고통도, 생각도, 온기도 모두 꺼져버리는 걸까?
그걸 아무도 말해주지 않으니까
죽음은 늘 공백이고 미지다.
그래서 더 무섭다.
나는 어느 날 문득,
‘죽음’이라는 단어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생각했다.
왜 이렇게까지 두려운 걸까.
그건 어쩌면,
죽음이 ‘없음’이 아니라
내가 더는 누군가에게 기억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내가 사라진 뒤 세상은 아무렇지 않게 흘러갈 것이란 막막함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또 하나,
남겨진 이들에 대한 미안함.
내가 떠난 뒤 누군가가 아파할 거라는 것을 알기에,
그것이 더 무겁게 다가온다.
죽음은 그 자체로 끝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끝나지 않는 시작이기도 하다.
그들의 눈물 속에서,
기억 속에서,
아직 살아있는 듯 남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는 죽음을 무서워한다.
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모든 날들이 잊혀질까 봐.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덧없이 무너질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