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그럼에도, 나를 붙드는 것들

by 테디

몸이 고장 난다는 건,
단지 아픈 날이 많아지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떤 날은 작은 기침 한 번에,
어떤 날은 스치는 빛 하나에,
마음이 와르르 무너질 때도 있다.

그래서 나는 자주 묻는다.
“나는 지금도 살아 있는 걸까?”
고통이 자주 찾아오고,

사람들과의 대화는 여전히 어긋나고,
누구에게도 내 상태를 설명하지 못하는 그 무력감 속에서
나는 수없이 사라지고 싶어진다.

하지만—그럼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붙드는 것들이 있다.

아무렇지 않게 건네는 “괜찮아?”라는 한마디.
다정한 의도가 담긴 눈빛.

식탁에 조용히 올려진 따뜻한 밥 한 그릇.
그 누구도 특별히 대단한 행동을 하지 않아도

그렇게 아무 말 없이 내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

또 어떤 날은
햇빛이 유난히 창틀에 예쁘게 앉아 있을 때.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이 마치 내 마음을 다독이는 것 같을 때.

조용한 오후, 커피 잔에 담긴 온기 하나로
내가 아직 여기 있구나, 하고 느낀다.

나는 병과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병이 나를 전부 집어삼킨 건 아니다.

나는 여전히 느끼고, 보고, 생각하고,
아프지만 살아내고 있다.

무너지는 와중에도,
누군가를 위해 밥을 짓고,

잠시라도 책장을 넘기고,
스스로에게 “괜찮아”라고 속삭이는 나를 안다.

삶은 매번 쓰러지는 나를 일으켜 세우지는 못하더라도,
때로는 그냥 그 자리에 조용히 앉아 있어준다.

그 자리에, 조용히 나를 기다려주는 것들.
그것들이 나를 붙든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한 번 더 살아보자고 마음먹는다.

그렇게, 아주 작은 것들에 기대어
나는 또 하루를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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