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복권과 주식, 그리고 허무한 꿈

by 테디

–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


누구나 한 번쯤은


로또 1등 당첨이 되는 상상을 한다.


상상은 늘 구체적이고 빠르다.


빌라에서 나와 전셋집으로,


그리고 바로 아파트로 이사 간다.


마음 편히 쉬는 여행,


가족의 병원비,


갖고 싶었던 물건들.


그런 상상을 할수록


지금의 삶이


얼마나 벗어나고 싶은 무게인지


선명해진다.


내가 로또를 사는 건


단지 돈 때문만은 아니다.


현실을 견디는 최소한의 희망,


혹은 환상.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그 마음 하나로


사람은 얼마나 많은 하루를


견딜 수 있는 걸까.


주식도, 코인도,


모두 비슷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망 위에


‘혹시’라는 기대를 얹은 채


작은 돈을 넣었다.


그게 마치


내 미래를 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처럼 느껴졌다.


이 삶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


오직 그것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참으로


슬픈 확신이었다.


결국 돌아오는 건


손해와 허무함.


이도저도 아닌 현실이


다시 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럴수록 나는


더 조용해져 갔다.


욕심을 말하지 않았고,


꿈을 말하는 대신


현실을 외면하는 법을 배웠다.


가끔


그냥 이대로 살아도 되는 걸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욕망이 죄처럼 느껴질 정도로


모든 게 고단했다.


그런데


욕망마저도 특권이 된 세상에서


나는 여전히, 아무것도 가질 수 없었다.


희망은 있었지만,


늘 돈이 없었고


기회는 있었지만,


늘 내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조용히,


내가 가질 수 없는 것들을


한쪽 구석에 쌓아두었다.


그리고 애써


그게 중요하지 않다고,


괜찮다고


말하며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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