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 하나의 온도

#.아무렇지 않게 연 작은 문이 인생을 삼키는 순간

by 테디


처음 그곳에 닿았던 순간을 떠올리면
지금도 공기 속이 서늘해진다.
호기심이라고 말하면 가벼워 보이겠지만,
사실 그때의 나는 짙은 어둠 위에 떠 있는
조금 기울어진 그림자 같은 존재였다.
아무도 나를 부르지 않았고,
나는 어디에도 완전히 놓여 있지 못했다.

그날, 누군가가 건넨 한 마디.
“재미로 하는 거야. 별것도 아니야.”
너무 일상적인 말이어서
오히려 경계심이 들지 않았다.
문 하나를 여는 일이
사람의 인생을 삼킬 수도 있다는 걸
그때는 알 리 없었다.

그 문은 조용했다.
철컥 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화면 하나가 켜지고,
색과 빛이 흐르며
어디선가 작은 환호와 숫자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그게 전부였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안다.
그 문은 입구가 아니라
낙하의 시작점이었다는 것을.
낮은 계단 하나 내려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아래에는 바닥이 없었다.

뒤돌아보면
나는 그저 피곤했고,
외로웠고,
삶이 흐르는 방향을 잠시 잃었을 뿐이었다.
그 작은 틈이 도박에게는 충분한 문이었다.
유혹은 원래 소리 없이 사람을 먹는다.

그날의 나는 말했다.
“조금만. 한 번만.”
그 말의 무게를
지금 생각하면 온몸이 싸늘해진다.

나는 문을 열었고,
문은 나를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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