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

by 조홍래

서울 근교의 시골 같은 풍경을 지닌 지역에

위치한 회사에 근무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뜨겁지 않는 봄볕이 좋아서 사무실의

베란다 문을 열어 놓고 지냅니다.

그러면 문을 통해 따사로운 봄 볕과 맑은 산공기가

산에 핀 온갖 꽃들의 향기를 가지와

사무실 전체에 채우고 있습니다.

오늘은 산공기를 타고 길을 잃은 말벌 한 마리가 들어 왔습니다 여직원들은 놀라서 피신을 하고

남 직원들은 잡는 방법을 각자 한마디씩

하면서 소란 스럽습니다

"신문지를 뭉쳐 때려 잡으면 된다"

"에프킬라가 있어야 된다"

"허공에 헛손질을 하여 쫒아 보내자"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 했으나 결국에는

에프킬라로 결정하여 동네 이장님이 운영하는

구판장(슈퍼)에 여직원이 뛰어가서

사가지고 왔습니다.

말벌,

말 같이 힘이 센 벌이라서 그런지요,

파란색 에프킬라 나오는 하얀색 기포 액체를

한방 맞고는 끄떡이 없습니다.

다시 한방,

또 다시 한방,

그리고 한방 더,

네방을 맞고서는 허공에서 맥없이 떨어 지고는

다시 바닥에서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안쓰럽기도 하지만 이미 꼭 승부를 봐야 겠다는

생각으로 마무리로 한방 더,

바닥에 몸을 비틀고 누워있는 벌의 사체가

한번씩 움틀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안심 입니다.

몇분후 이제 움직이지 않는 사체를 보고 있으니 갑자기 측은한 마음이 생깁니다.

벌은 길을 잃었을 뿐인데,

우리에게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

우리 스스로가 위협을 느껴 너무나 쉽게 생명을

죽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든것을 우리의 기준에 놓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조그마한 소동이 지나고서는

연 녹색 풀잎 향기를 품은 봄바람이 사무실에

가만히 들어 오는 나른한 봄날의 오후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