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성당으로 개종한지가 7개월,
여름날 새벽에 풀길을 걸을때 풀잎에 맻인 이슬이 바지 가랭이에 가만히 스며들듯, 적셔지듯이
주일날 미사와 기도를 드리는 것은 어느듯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가고 있다
맑은 라일락 향이 뿜어나는 6월의 주일 아침
성당을 가는 길은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다
"예수께서 그 고을 성문에 가까이 이르셨을때,
마침 사람들이 죽은 이를 메고 나오는데, 그는
외아들이고 그 어머니는 과부였다"(루카 복음)
성당의 문앞은 난장판 이였다
고 성능 스피커를 장착한 봉고 승합 차량과
붉은 조끼와 머리띠를 한 남자와 여자 무리들이
악을 쓰면서 방송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문앞에서 큰 대자로 드러 누워 고래 고래
소리를 지러고 있었다
사건의 전말은 대략적으로 이러 했다
성당 부근에서 재건축을 하고 있는데 조합과
주민간 서로 불편한 사항이 생겼나 보다
주민들은 조합장을 망신을 주기 위하여 조합장이 다니고 있는 성당 문앞에서 농성을 진행 중 이였다
그날은 새 성도 초청 잔치를 하는 날이다
미사 시간내내 고성능 스피커의 "웅 웅"거리는 소리 때문에 말씀이나 강론이 잘들리지 않으니
정말 답답하고 짜증 스러웠다
그리고 성당에 처음 온 새 성도에게 못볼 모습,
치부를 보여주는것 같아서 괜스레
얼굴이 화끈 거렸다
"그 과부를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에게 울지 마라 하고 이르시고는"
신부님의 강론은 이러 했다
당시에는 남자 중심 사회 이므로 여자의 지위는
상대적으로 열악하나 과부는 혼인한 여자가
남자가 없으니 더욱 낮은 위치 였을것 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가장 낮은데 임하시어
그들의 말을 들어 주셨다 는 줄거리이다
다시 이어지는 신부님의 말씀
오늘 새 성도 초청 잔치 날 이고 또한 주일 미사
시간 인데 너무 소란 스럽습니다
그러나 저 주민들도 오죽 답답 하면 여기 까지
와서 저렇게 농성을 하겠습니까?
우리의 주님께서 가장 낮은과부에게 임하시어 기적을 만들었듯이 우리도 저들의 말 들어
주는것이 성도의 자세 인것 같습니다
"그러자 죽은 이가 일어나 앉아서 말을 하기
시작 하였다"
평화가 왔다
나에게 평화를 느끼게 되었다
미사 시간 내내 짜증스러웠던 마음이 사라지고 "웅,웅"거리는 고성능 스피커 소리에
미사곡의 반주를 맞출수 가 있을것 같았다
미사를 마치고 성당에서 나올때까지
무더운 날에 농성중 인 사람들을 다시 볼때
답답 하기도 하고 가엾기도 하여 보였다
그리고 다시
싱그러운 라일락 향이 뿜어나는 주일의 오후가 되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