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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홍래 Dec 05. 2016

그래서 나는 촛불을 든다

언제부터 인가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쓰리고 메쓰겁다.항문에서 식도까지 도저히 소화가

될수없는 돌덩이 같은 것으로 꽉 차있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죽을만큼이나 깊은 아픔이

있는 것도 아닌데 하루종일 먹지 않아도

뱃속은 가스가 차있어서 인지 배가 고프지 않다

그냥 힘도 없고 의욕도 없고 속은 답답 하기만 하다


2010  재개발

20년 넘게 살아온 집이 재개발이 된다고 했다

우리집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머리돌에 1970년 3월 이라고 떡하니 새겨져 있었다 당시 집을 지은

주인이 얼마나 감격하였으면 일반주택에 머리돌

만들어 놓고 이를 보면서 뻐 했을까?

재개발은 나,개인의 반대는 다수의 이익 앞에서 묵살되었고 예정대로 한발,한발 진행 해왔다

그렇게 진행되는 재개발

이왕 이렇게 막을수가 없다면 조합에 들어가서

내집을 내가 짓겠다는 생각으로 해보자 하고는

조합의 집행부인 등기이사가 되었다

내가 아는 조합의 이사회는 대위원 회의에서 가결 된 사항으로 집행부 역활을 하여야 하고 또한,

안건에 대한 조사를 명확히 하여 의제를 발기

해야 할것이다

그러나 이사회의가 있기전 사전에 안건 통보가

없으니 회의 내용을 회의 시작 몇분전에야 알고는

끝날때 까지도 숙지가 잘 되질 않을뿐 아니라 조합장과 총무의 의도대로 이끌려 가기만 했다

이사의 대부분은 70대 연령이므로 다소 의욕도

없기도 해서인지 회의내용 보다 점심 식사는 어느 식당에서 하는지가 더 궁금들하는 것 같았다 (회의가 있는날은 조합과 시공사에서 대접함)

처음 몇번은 시공사에 내용을 고칠것을 요구하고 난후 얼마후 확인을하면 조합장 지시에 따라 다시 원위치를 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몇번을 지나고 나니 나도 어느새

70대의 이사들과 같이 점심 메뉴가 무엇일까 하는

생각만 하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뭔가에 커다른 벽이 있는것 같았다

내가 도저히 넘을수 없는 벽이...

싫었다

그렇게 항거 하지 못하는 내가 싫었다

그래서 나는 이사가 된지 1년만에 사임을 했다

(원 임기는 2년 임)


2015  안수집사

나는 개신교 교회에 28년을 다녔다

아버지,어머니,할머니가 그곳에서 축복을 받으시며 가셨고 내 아이들이 그교회의 축복의 기도 속에서

대학에 합격을 한 그런 교회다

당시에 나는 이교회와 끝까지 함께 하려고 생각 했다 그러나 몇년전에 안수집사가 되고나서

교회의 부분적 업무를 보다보니  불합리 한점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주위 누구와 상의를 해도 나의 신앙,믿음 부족하여 악마의 시험에 들었을 뿐이라고 더욱더 정진 하라고만 했다

교회가 120주년이 되는 해가 되었다

120주년 이라함은 우리나라 개신교의 초창기 역사를 갖고있는 의미가 깊은 해라 축제가 되는

큰 행사를 기대 했다 그러나 120년 행사내용이 공개가 되고나서 보니

모두가 성도의 헌금만 강요하는 내용 뿐 이였다

부목사 사택 건축헌금,미개발국에 우물파기

헌금,노인 백내장 수술 비용마련 헌금...등

그리고 헌금을 내기위해 작정서를 쓰라고 강요를 했다 설교 시간때 마다 돈,돈을 내놓으라고 한다

또한번 벽을 느낀다

내가 도저히 넘질 못할 벽을 느낀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철로 만들어진 철벽을느낀다

정말 답답 하였다

그래서 나는 교회를  천주교로 옮겼다


2017 그리고 나

나는 예전에 군 장교로 근무했고 사회에서도

어느정도 재산을 누리고 있으며 육순의 나이이다

누구보아도 보수라 할것이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 시위에 한번도

참가 한적이 없이 비겁하게 살아 왔다

그 뜨겁던 광주 민주항쟁에도, 우리나라 민주화의 시작점인 86년에도 나는 군인이라는 이유를 대고

참가 해본적이 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다

2017년 오늘에서는 또한번의  답답함을 느낀다

육십년을 살다보니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느낌으로도 알수가 있는데, 너무나 수가 느껴지는데 본인은 아니라고만 한다 "나는 모르는 일이다 좋은뜻으로 했다"

그렇다고 해서 설명이 되질 않는데 귀를 막고

눈을 감고 혼잣말로 "나는 아니다" 외치는 것 같다

또 한번 벽을 느낀다

태산같은 벽이 온세상에 둘러 쌓고 있는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다시 포기 하기가 싫다

답답하고 속이 쓰려도 이제는 떠날수도 없다

갈곳이 없기에 더 더욱 포기 하기가 싫다

이제 여기마져 포기하고 더 이상은 떠날곳이 없다


그래서

나는 촛불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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