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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홍래 Dec 14. 2017

 목포

구멍 뚫린 양말 뒤축 같은 여인네

손 마디에는  쭈글쭈글한 나이가 피어 있었다


천정에 달려 곡예 하는 백등이

말없는 나를 집적 거리고

세월 위에서 술잔만 홀로 떠다닌다


만치에서 바라보고 있는  자에게

눈물을 뿌리며 떠나는 자에게나

모두의 어깨에는 비린내 나는 안개내리고


가끔씩 울리는 뱃고동 소리

술잔에서 동그란 파문으로  날린다


못이 반쯤은 솟아 오른 걸상 위에서

넘어져 묻혀있는 기억을 더듬으면


광주리 하나도  못되는 아픔 때문에

서로는  아무 말도 못하고

낯설은 침만 허공에 떠있다


축축한 이 밤이 깊어지면

우리 모두는 저 어둠 속으로 사라지겠지만...


그래도

살아온 미련 때문인지

붉은 글씨가 쓰여 있는 유리 문짝을 밀고 나가서

눈물을 한 줌씩 어둠 속으로 던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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