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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홍래 Oct 18. 2017

수녀님과 가을 데이트

수녀님을 만난 것은 햇수로 2년 되었다.

성당으로 첫발을 옮길때,나를 지도 해주시고

이끌어 주신 분 이다

동그라한 얼굴에 작은 키..

어쩌면 우리나라 대부분 여성들 처럼 평범 모습의 수녀님 이시다


얼마전 회사를 다른장소로 이전을 하여

축복 기도를 해주시겠다고 언제부터

약속을 하셨는데 비로소 그날에 오신거다

회사를 둘러 보고 자막,자막하게

축복 기도를 조용히 끝내시고는

근처 식당 메뉴를 소개를 해드렸더니

"저는 어릴적 집 근처에 냇가가 있어서

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끓여  먹던 기억이 있어요

저는 매운탕이 좋아요"


매운맛에 얼굴이 벌겋게 하고 땀을 흘리면서

식사를 마치시고

"당진 우리집이 생각 나는 것 같아요"

하얀 웃니를 보이면서  웃을실때

가신지가 몇년 흐른 나의 어머니 모습과 같았다

어머니는 웃을실때 아들인 내가 바라봐도

참으로  이쁘셨다

하얀 웃니가 반쯤 드러 내시고

웃슴 잔주름이 눈가에 살짝 생기면서

작은소리를 입안에 살짝 머금고 웃을실때는

정말, 이쁘셨다

젊은 시절 언제가는 웃는 모습이

어머니를 닮고싶어서 거울 보고 혼자서

열심히 연습을 하였으나 될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때 나의 어머니가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한적이 있다


식사를 마치고

근처 큰 느티나무가 있는 카페의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서 차를 나눌때는

싱그러운 바람과 부더러운 햇살이

테이블 위에도,수녀님의 하얀 머리 두건 위에도,

내 어깨 위에도, 커피잔 속에도 함께 내려와 있었다


"수녀님 어떻게 살아야 하죠?"

"육순을 살아도 사는것을 잘 모르겠어요?"

나름 심각하게 물었더니 너무나 쉽게

"행복하게 사세요"

한마디 뿐 이였다


테라스 위에서 볕이 길게 늘어지는 오후

수녀님의 발그레한 얼굴과 노랗게 물들어가는

느티나무 잎,  풀길에  스치는  바람 소리와 함께

저 만치에서 가을이  살포시 다가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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