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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홍래 Feb 18. 2020

동창회

  

“집사님 수요일 점심시간에 식당일을 좀 도와주세요”

평소에 잘 알고 지내는 권사님으로부터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수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권사님의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뚝뚝” 떨어 지고 있었다 아내는 그날 친구들과 다른 약속이 있었지만 권사님의 애타게 지원을 해달라는 목소리를 거절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하는 수없이 아내는 수요일에 무슨일이 있냐고 재차 물었다

“다른 교회 목사님들이 우리교회에서 교회관련 회의를 하시기 위해서 많이 오십니다 그때 회의가 끝나면  목사님들의 점심을 대접하기 위해서인데 봉사하는 사람이 부족해서요”    

아내는 수요일에 일년마다 한번씩만나는 학교 동창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어있었다 부리나케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서 교회 일로 함께하지 못함을 사과하고 아쉬워 했다

그리고 교회를 달려 갔다 교회의 식당에는 이미 십여명의 여자 성도들이 와서 분주하게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내도 앞치마를 두러고 주방에 들어가서 무엇을 할까 두리번 거리는데

전화를 하신 권사님이 다가왔다    

“집사님 불고기를 뽁아 주세요”    

주일날 예배가 끝나면 교회에서 항상 점심을 제공을 한다 특별한 행사가 없는 보통의 주일 점심은 대략200명 정도의 수준으로 밥과 찬을 준비를 한다 교회에서는 일식 삼찬또는 사찬정도로 항상 기본적인 밥과 김치,국을 제외하면 일찬 이찬이 더나와도 찬거리는 화려하지가 않다

불고기등 육류는 지원예산이 부족해서 생각도 못하는 검소한 밥상이 통상적이다 그리고 식사를 준비하는 봉사는 교회의 성도들 중에서 70세이상 되는 노인과 청년을 제외한 모든 성도들이 조를 나누어서 함께 하고 있다 여기 식당 봉사에서도 교회 지배층과 목사, 부목사들은 절대 (30년간 교회에 다니면서 식당봉사에 참여를 하는 모습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 참여를 하지 않는다    

아내는 교회의 점심은 검소한 상이 원칙인데 불고기를 뽁으라니 의아해 하면서 오늘 오시는 목사님들이 궁금해 졌다 그래서 전화를 주신 권사님이나 주위에 다른 집사들에게 오늘 어떤 목사님들이 오시냐? 고 물었지만 누구도 알지 못했고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 날의 점심은 평소와 달리 화려했다

찬도 몇가지가 추가가 되고 준비된 밥과 찬을 상위에 미리 차려놓는 절차로 진행이 되었다

성도들의 식사는 많은 사람들이 같은 시간에 몰리게 되므로 각자가 접시를 들고 부페식으로

밥과 찬을 덜어서 자리에 가서 먹는다 그러나 가끔 외부에서 귀한 손님이 오면 찬과 밥을 식탁에 차려 놓고 준비를 한다 그러나 보통은 손님도 소수인원서 식탁에 차리는 방식은

숟가락 젓가락부터 밥과 찬을 손님이 오기전에 차려야 해서 봉사를 하는 사람도 많이 필요하고 번잡롭다  그러나 보통은 손님도 소수인원 이라서 식탁에 차리는 방식이 식사를 준비하는 성도들이 크게 힘이 들지 않지만 손님이 많아지면 일은 두배 세배로 늘어나고 또 준비를 해야하는 사람도 일량에 비례해서 늘어나야 한다

그래서 그날의 봉사를 하는 사람도 많이 필요 했고 아내에게도 연락이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였다 더군다나 오늘 방문을 하시는 목사들이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십 수명되는 점심을 준비하는 봉사자들이 열심히 움직였다 서로 말 한마디를 나눌 시간이 없었다 아침 일찍히 나와서 점심시간까지 각자의 맡은 곳에서 재빠르게 움직였다 대부분의 봉사자가 수년에 걸처서 식당일을 많이 해와서 인지 별도의 지시가 없어도 알아서 잘 하고 있었다

그러나 찬거리도 평소보다 많고 식탁에 상차림을 함으로 인해 점심시간이 되기전에 겨우 준비를 마치고 손님을 맞이 할 수가 있었다

목사가 손님들을 모시고 식당 안으로 들어 왔다 손님들의 행색이 평소에 보는 목사들과 좀

남 달랐다 보통은 목사들은 대부분 시간을 양복을 많이 입는데 목사를 따라서 들어오시는 손님들의 일부분은 잠바 차림이고 어떤 사람은 등산복 차림 이였다

모두가 자리를 잡고 앉고나서 목사가 식사 전 기도를 시작을 하자 그때의 분위기도 너무 달랐다 일부 사람들은 평소에 우리가 식사가 시작하기 전 기도를 하는 모습이 아니고 시장통 같은

번잡스로운 모습이였다

아내는 손님들의 행색과 행동을 보면서 목사들이 저렇게 할수 있나 하는 의구심이 생겼지만

평소에 교회에서 덕망이 있는 권사님이나 집사들이 모두가 헌신적으로 봉사를 하고 있어서

더 이상의 생각을 가지지 않고서 식당 일에 만 집중을 하였다

손님들이 식사를 마치고 식당에서 떠나자 함께 봉사를 하는 집사와 권사님과 함께 손님들이

남긴 식사를 모아서 대강 점심을 먹고 또 그들이 남겨 놓은 그릇을 설거지를 해야 했다

그날 아내는 아침 일찍 교회를 가서 저녁때 아이들이 학교를 끝나고 집에 올 시간에나 집에왔다 그리고 하루종일 서서 일을 한다고 해서 온몸이 아프다고 파스를 붙이고 몸살약을 먹고 나서야 잠이 들수가 있었다

아내는 식당 안에 만 있어서 몰랐지만 그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나서 교회를 둘러보고 나서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몇일이 지났을까? 그때 교회를 방문한 100명 손님들의 정체가 다른 성도들을 통해서 솔 솔 들려 왔다 목사는 신학대학에서 목사 공부를 하던 그 시절에 함께 공부를 한 동창들의 모임 이였다고 소식이 들려왔다 목사가 개인 사적 모임을 교회 성도들을 동원해서 치루었다는 이야기들이 피어 나고 있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게 해 왔듯이 아무일이 없다는 듯이 교회는 평온 했고 지배층들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일상처럼 조용하기만 했다    

그일이 있고난 후에 아내는 어쩌다 그때의 일이 회자가 되면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거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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