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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첼쌤 Nov 21. 2022

서민정이 부럽다

Jtbc 이방인을 보고

서민 정하면 <거침없이 하이킥>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때 당시 서민정의 인기는 대단했던 걸로 기억한다. 이목구비가 화려한 미인상은 아니지만 서글서글한 눈웃음에 환한 미소가 트레이드마크였는데  웃기만 하고 어리바리한 이미지였는데 의외로 이대 법대 출신이라는 학벌까지 소유한 완벽한 캐릭터였다. 인기가 굉장히 많아서 광고도 많이 찍고, 티브이만 틀면 심심치 않게   있었다. 너무 선하고 착한 이미지라 안티라고는 도무지 생기지 않을  같았고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보여주는 연기가 연기가 아니라 그냥 서민정의 성격  자체와 동일할  같았다.



한창 인기가 고공행진 중이었을  갑자기 결혼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는 기사를 접했는데, 미국의  나가는 치과의사와 결혼하게 되어 방송활동을 접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역시 예쁘고 똑똑하니 인성까지 좋으니 시집도  간다 싶었지만 그때 인기가 한창이었기 때문에 연예 활동을 아예 그만둔다는   아쉽다는 생각은 들었다. 아직 젊었고 마음만 먹으면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많은 부와 명예를 쌓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을  같긴 한데 어차피 대중은 금방 잊는 .

<거치없이 하이킥> 많은 스타를 배출하고, 역대급 시트콤으로 길이길이 회자되고 있지만,  미국으로 가버린 서민정은  티브이에 나오지 않는 만큼 대중의 기억에서 사라졌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가 거의 십여 년이  흐르고  <Jtbc 이방인>이라는 프로그램에 서민정의 뉴욕 생활이 방영되었다.   전에  방영할    보긴 했는데, 이번에 재방영하길래 다시 한번 보게 되었다.  방영할 때만 해도 나는 결혼 생활 시작한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그냥 서민정의 근황을 보게 돼서 반갑다는 느낌 정도만 받았던  같은데 이번에 다시 보니 뭔가 그때 느끼지 못한,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출처, Naver image



서민정의 남편은 어릴 때부터 캐나다에서 자랐고 지금은 뉴욕 부촌인 어퍼 이스트에서도 전통 있고 유명한 치과병원을 인수해서 운영 중이다.


약간 사기 캐릭터다 싶을 정도로 모든 면에서 완벽한 사람이었다. 보통 나나  주변 사람들의 남편들은 주말이면 방에 드러누워서 애랑 놀아주지도 않고 티브이나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다가 배고플 때면 슬슬 나와서 메뉴를 물어보는  일상이다. 물론 가끔 아이들 데리고 외출도 하고 여행도 다니면서 아빠 역할을 충실히 하긴 하지만 보통 집에 있을 때에는  때문에 항상 피곤하시니 우선적으로 쉬고 싶어 하고 청소나 살림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 서민정의 남편 안상훈 씨는 아주  반대였다. 남편은 집에 있는 동안 계속해서 부엌을 들락거리며 딸과 아내를 위해 아침밥을 만들어주고 설거지까지 도맡아 하고 고장  전자제품을 고쳐 주었다. 거기다 쉬는 날이라며  등교는  본인이 시켜주고 싶어 했다. 서민정은 뉴욕에서 따로 경제활동을 하지는 않고 육아와 살림을 하는 전업주부 생활을 하는  같은데도 남편은 자기가  테니 자꾸 아내에게 앉아서  쉬라고 말한다.


아이 등교시키고 집에 와서는 그동안 손보지 못한 집안에 고칠 곳을 찾아서 직접 손보는 데에 열중했다. 물론 뉴욕은 따로 사람 불러서 집안 수리를 하는 비용이 한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비싸기에 그렇겠지만 말이다.


약간의 흠이라고 한다면 인터넷 쇼핑을 굉장히 좋아하는  같았는데  번에   대량 구매를 해서 집에 놓을 공간이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택배가 오는 모습이 나왔다. 그런데 택배 물품들도 거의 가족이 먹을 간식거리나 가정용품들이어서 서민정은 따로 자기가   일이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양을 사다 보니 아내 입장에서는 지나치다고 느끼는  같고 조금 불만이 있는  같았다. 하지만 서민정은 대놓고 불만을 말하기보다 최대한 돌려가면서 표현하거나 결국 좋게 받아들이려고 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가족을 위한 쇼핑 위주다 보니 딱히 크게 비난할만한 여지도 없었던  같다.


출처, Naver image



계속 스위트 하게  "민정아, 민정아."이름을 부르면서 "내가 할게, 넌 쉬어."라는 말이 입에 붙었는지 무한 반복이었다. 외모도 준수하고, 똑똑한 데다가 자기 전문 분야의 직업도 있는데, 인성도 바른 데다가 가족에게 다정하기까지 하니 서민정이 한국에서의 모든 인기와 커리어를 내려놓고 이 남자만 보고 미국행을 결심했다는 게 십분 이해가 갔다. 서민정만큼이나 가식 없이 순수하고 착한 사람이라는 게 느껴졌다.



딸도 그때 당시 10 정도였는데 일어나자마자 스스로  정리를 하고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도움 없이 스스로 등교 준비를 하는 모습이 평상시 생활습관이 얼마나 바르게  잡혀있는지   있었다. 장난기 있지만 밝고 명랑한 성격에 자기  말은  부러지게 하는 성격인 듯했다.  모르지만 학교도 뉴욕 중심가에서 좋은 사립학교에 보내지 않을까. 부모도 훌륭한데 좋은 교육까지 더해져서  아이의 미래는  봐도 눈부시게 빛날  같다는 생각이 든다.


친정도 멀고 거의 혼자 독박 육아하면서 타지에서 아이를 키웠을 텐데 어쩜 이렇게 완벽하게 잘 키웠을까 싶었다. 사실 가족의 모든 일상이 속속들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단편적인 모습만 방송용으로 적당히 편집해서 방영되긴 했겠지만, 그걸 감안하고서라도 이 가족이 보여준 잠깐의 일상만으로도 평상시 모습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다.


마냥 부러웠다. 문화, 자본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트렌디한 도시에 살면서 든든한 남편에, 바르게  자라고 있는 딸아이까지 있으니  바랄  없지 않을까.


티브이를 끄고 멍하니 있다가 서민정 SNS   들어가 보았다.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인  같아 최근에 연예인이나 온갖 유명 인플루언서 팔로우를  끊은 상태인데 그의 근황이 갑자기 궁금해졌다. 화려한 뉴욕에서의 생활과 일상 이야기로 가득할까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자주 업데이트하지는 않는  같다. 그중에  피드가 눈에 들어왔다. 어느새 사춘기가 되어 많이 성장한 딸을 위한 기도를 짤막하게 올렸다.


언제나 몸도 마음도 생각도 건강하고, 안전하게 다니기를, 겸손하고 소박하지만 누구와도 비교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를, 언제나 신뢰받고 환영받기를, 가족과 주변 사람을 사랑하고 따뜻한 사람이 되기를, 어디서나 지혜롭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며 많이 웃고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딸을 위해 매일 새벽 이런 기도를 드린다고 한다.

 글을 보는 순간 나는 서민정이 가지고 누리고 있는 것만 부러워하지는 않았나 반성했다.


그녀는  자체로 지금 누리고 있는  누릴만한 자격을 가진 사람이었다. 자녀가 바르고 따뜻한 사람으로 자라기를 매일 아침 진실된 마음으로 기도하는 그녀가 대단해 보였다. 서민정이라는 사람 자체가 훌륭한 인성에 따뜻하고 다정한 마음까지 지니고 있기에  많은 운과 복을 자연스럽게 끌어당기고 있는  아닐까. 내가 운이라면 나라도 이런 사람에게  들러붙고 싶을  같다.



 지인도 아니고 직접 만나본 것도 아닌 순전히 방송에서  이미지라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은  맘대로 판단하고 추측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녀에게서 가식과 허세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남과 나를 비교하며 지금의 현실이 비루하고 초라하다고 우울해하는건 지양해야한다. 특히나 유명한 연예인과 나를 비교하는건 더더욱 의미가 없을 것이다.


 복과 운을 불러들이려면 서민정이 가지고 누리고 있는 것들을 마냥 부러워하지만 말고,  사람의 장점과 배울 점을 곰곰 생각해보고  삶에 적용하고 조금이라도 비슷한 마음가짐을 져보려고 하는게 내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 남편이나 자식을 바꿀수는 없다는게 맹점이지만.


어찌됐든, 그녀가 많이 부러운건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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