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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 Mar 12. 2021

툴리의 제목이 툴리인 이유

[툴리]

 번은 지인이 찍은 다큐멘터리의 러프컷을 시사한 적이 있다.  다큐멘터리는 미혼모의 삶을 다룬 것이었다. 그중 출산의 과정을 담은 장면이 있었다.  장면을 보면서 설명할  없는 눈물이 계속 났었다. 적나라한 앵글로 담기진 않았지만 러프컷이었기에 편집되지 않은 출산의 과정을   있었다. 출산을 경험해보지 못한  같은 사람들은 출산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미디어를 통해서  수밖에 없다. 우리가  미디어에서의 출산은 비명을 지르는 산모와 머리채를 잡힌 남편, 그리고 아기의 울음소리로 마무리되기 마련이다.


처음으로  다큐멘터리에서의 출산은 오히려 비장했고, 심지어 힘을 주는 산모의 호흡 소리를 제외하면 조용할 정도였다. 머리채를 잡힐 남편은 그 자리에 없었다(결과적으로  다큐멘터리는 세상에 나오진 못했다).


미디어가 다룬 엄마는 이렇게 현실과 다르다. 미디어가 신성화한 엄마, 모성애, 어머니는 힘이 세다, 뭐 이런 말들은 현실의 엄마들을 억눌렀다. 현실적인 육아를 그린 툴리는 그것을 깬 것만으로도 의미가 깊다.


캐스팅도 좋다. 육아의 힘듦을 모를 것 같은 여전사 샤를리즈 테론도 출산 이후의 체중 변화는 피해 갈 수 없다는 걸 표현하는 듯한 캐스팅과 연기였다.


엄마 생각이 났다. 늘 일을 하고 싶어 했던 엄마가 나와 동생을 낳고 커리어를 포기한 엄마. 우리를 포기하지 않고 일을 포기했던 엄마의 삶이 행복하길.


제목으로 어그로를 끌어놓고 정작 그 이유에 대해 쓰진 않으려 한다. 글을 읽은 분들을 좀 궁금하게 만들고 싶어서 평을 남기자면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의 제목이 툴리인 이유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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