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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 Jun 04. 2021

하이틴 로맨스란 무엇인가

[키싱 부스1, 2]

일단은 미성숙한 고등학생이 주인공이어야 하겠다. 처음 겪는 감정에 혼란스러워하고 인간관계에 서툴러 갈등을 만들어야겠지.  갈등을 해결하며  단계 성장하는 것이 하이틴 영화일 테고, 거기에 로맨스를 섞으면 하이틴 로맨스가 된다. 하이틴 로맨스는  무엇인가. 주로 친구냐 연인이냐 따위의 선택의 기로에 놓인 주인공이 어찌저찌   쟁취하고 성장하는 것을 보여주는  하이틴 로맨스 영화의 특징이다.


가장 중요한 특징이자, 영화가 명작이 되기 위한 조건은, 주인공들이 지금의 나와 별로 다르지 않아서 그들의 행동에 몰입할 수 있어야겠다. 이런 영화를 보고 나면 지금의 나도 인간관계의 갈등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걸 깨닫고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감동한다. 동시에 자기의 성장기가 떠올라 기분이 몽글몽글해지고 그런 효과가 있다.


그럼 이 영화는 어떤가. 일단은 주인공들이 서툴긴 서툴다. 사고도 치고 실수도 연발한다. 친구와의 관계도 망치고 연인과의 관계도 망친다. 그럼 이제 판은 깔았고, 성장할 일만 남았다. 근데 그런 거 없다. 성장이라 함은 주인공의 가치관이 바뀌고 그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는 것이다. 자기밖에 몰랐던 사람이 남을 돌아보게 된다든지, 남을 너무 신경 쓰던 사람이 자기에게 집중한다든지 어떤 것이든 성장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이 영화에는 그런 게 없다. 그냥 주인공은 계속 서툴다.


성장이라는 포인트가 없다 보니 기승전결이랄 게 없다. 물론 영화는 예술이니 위에서 말한 전형을 따르지 않아도 되고 형식을 깨도 된다. 잘만 만들면 기승전결이 없어도 별로 상관없다. 근데 온갖 클리셰를 다 넣어 놓고, 심지어 1편에서는 “나에게 빠지지 않은 여자는 니가 처음이야”같은 대사까지 치면서, 왜 전형적인 성장물 스토리는 안 따라주는 걸까.


보다 보면 [내사모남] 시리즈의 향기가 날듯 말 듯 하게 풍기는데 상당히 하위 호환인 것이, 설렘 같은 건 잘 없고, 왜 저럴까 같은 생각만 많이 든다.


+) 키싱 부스라는 소재부터 미성년자들이 성매매하는 것이라는 점은 차치하고 썼는데 스토리고 뭐고 소재부터가 불편했던  같다. 공개적으로  내고 키스하러 가는 애들이  이렇게 많은 거며  그걸 구경하고 있는 거며 다른 사람 키스하는데  박수 치고 좋아하고 그러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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