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만큼 ‘돈돈’하는 시기도 없는 것 같다. 한 티비프로그램에서 극단적으로 절약하는 가족의 모습이 나온 적 있다. 그 프로그램을 본 사람들은 아이들이 불쌍하다고 하는 댓글이 지배적이었다. 돈 없어서 결혼을 못하는 세대는 어찌저찌 돈 없이 결혼까지는 해도 돈이 없기 때문에 아이를 낳는 게 죄가 된다.
심지어 나도 무의식 중에 그렇게 생각했었나 보다. 당연히 케이타의 아빠가 류세이도 데려와 키우는 게 서로에게 좋겠다고 했을 때, 조금은 동의하는 마음이 들었다. 번듯하게 차려입은 사람들 사이에서 류세이의 아빠가 구질구질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고감독은 류세이의 아빠를 없어 보이게 연출했지만 결코 아빠의 자격이 없어 보이게 그리지 않았다. 오히려 케이타의 아빠가 자격이 없어 보인다.
나는 자녀가 없어서 아직 느껴본 적 없지만, 자녀를 키우는 많은 양육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그것은 양육자인 본인도 아이를 사랑하지만, 아이도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케이타가 아빠의 사진을 찍었듯이. 케이타가 찍은 사진을 발견한 장면은 사랑의 표현을 돈으로 해야 한다는 세태에 던지는 고감독의 작은 외침이겠다.
+) 영화의 영어 제목은 ‘Like father, like son’이다. 그 아빠에 그 아들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는데, 이 영어 제목도 좋은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케이타의 아빠가 케이타의 할아버지와 닮아가는 모습을 묘사한 장면이 있었기에 그렇다.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정말 한결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