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만두 May 25. 2022

아무나 보진 마세요

[유전]

비행기에서 봤는데, 옆자리에서 누군가 보고 불쾌해할까 걱정했다. 충격적인 장면이 많고, 뒤로 갈수록 광기가 극에 달해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어떤 면에서는, 같은 감독의 작품인, [미드 소마]보다 “공포장르에 충실한 영화다. 그렇다고 해서 점프 스케어랄 것도 없는데 심리적 압박으로 가득하다.


불쾌한 장면이 나올까 봐 심리적 압박이 있는데, 이것을 증폭하는 것은 외로움이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서로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않아서 인물들의 대화를 듣고 있으면 답답하다. 외로운 기분이 드는 것은 이 때문이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도 무서우면 무섭지만, 혼자 있을 때 무서운 건 답도 없다는 걸 감독은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모든 인물이 철저하게 혼자 공포의 상황을 맞닥뜨린다(심지어 영화 관람도 혼자 함).


연출과 편집은 여느 공포영화들과는 다른 특이한 느낌을 준다. 나는 특히 음향이 마음에 들었는데, 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긴장감이 필요한 장면에 오히려 침묵한 것도 좋았다. 찰리가 혀를 튕겨서 내는 ‘똑딱’ 소리같이 지극히 일상적인 소리를 가지고 소름이 끼치게 만드는 건 역시 연출과 편집 때문이겠다.


기이하게 만들면서도 잘 만들었지만, 이 영화 역시 [미드 소마]처럼 아무에게나 추천하긴 어렵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저 레서판다만 귀엽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