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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 Dec 18. 2016

[라라랜드]

현실 속 동화, 동화 속 현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초중반의 루즈한 전개 때문일까. 뒤에서 자꾸 코를 푸는 사람 때문일까. 누군가 인생영화라 이야기했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다. 좋은 영화였지만 최고의 영화는 아니었다. 사람들이 다들 극찬하면 꼭 까고 싶어하는 심술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좀 중립적으로 리뷰해보려 한다.


 이 영화가 좋았던 건 엔딩 때문이다. 엔딩만 놓고 보면 최고의 영화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초중반의 전개는 밋밋해서 심지어 좀 졸았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뻔한 스토리였기 때문이다. 뮤지컬 형식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스토리는 상당히 플랫하다(물론 엔딩을 제외하고). 그리고 역설적으로 음악적 요소들도 느린 전개에 한 몫을 했다. 스토리를 진행하는 음악이 아니라 장면을 잠시 멈추고 곱씹게 하는 음악이었다. 이렇기에 마지막 장면의 임팩트가 더 컸다. 엔딩씬의 음악과 춤이 쌓아왔던 감정을 터뜨려준다.

 사실 엄청난 음악성은 아니었다. 물론 음악도 잘 모르고 재즈는 더더욱 잘 모르지만, 듣자마자 와닿거나 큰 울림을 주는 음악은 없었다. 이 부분이 [원스]와 비슷했다. 극의 내용과 긴밀한 가사도 아니고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음악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자막을 읽어야하는 탓에 더 그랬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다. 거슬리는 대사나 장면 없이 부드럽게 넘어갔다. 이 영화에서 특이했던 것은 카메라의 움직임과 편집이었다. 카메라의 움직임 때문에 더 리드미컬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편집이 정말 좋았다. 더 잘 표현하고 싶은데 좋았다는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라라랜드의 스토리를 적절한 편집을 통해 잘 짰다.

 엔딩을 제외하고 라라랜드를 칭찬해야 한다면 그건 미술팀이다. 라라랜드의 동화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미술과 함께 조명 효과도 시너지를 낸다.

 중립적으로 쓴다고 했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라라랜드를 깔 게 많지 않았다. 그리고 스포일러를 하지 않기 위해 이야기하지 못했지만 아름다운 장면과 좋은 대사가 많다. 라라랜드 같은 엔딩을 위한 영화를 보며 다사다난한 한 해의 엔딩을 라라랜드처럼 해보는 것도 좋겠다(엔딩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떠들고 싶지만 자세히 설명할 수 없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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