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랜드 여행(1)

빅토리아에서 포트 앤젤레스

by 만두

포틀랜드에 간다.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도 다녀가고 우리 둘의 친구도 다녀간 빅토리아 우리 집에는 또 우리 둘만 남았다. 여기저기 놀러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사 먹었지만 사람이 있다가 떠나간 자리는 늘 허전하다. 또 우리는 우리끼리의 여행을 즐긴 지 오래됐다. 그래서 언젠가라는 말로 미루던 포틀랜드에 가기로 했다.


5시에 퇴근하자마자 미리 싸 둔 짐을 챙겨서 다운타운에 있는 항구로 달렸다. 퇴근하자마자 달리는 일정이 무리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갈 길이 멀기에 우리는 가는 길 중간쯤에서 하룻밤을 자고 가더라도 그렇게 하기로 했다. 항구에 도착해서 입국 수속을 한다. 미국 입국은 늘 긴장과 스트레스다. 입국 심사관은 입국을 거절하더라도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듯 태연하고 불친절하다. 우리의 여행이 저 사람 기분에 달렸기에 자존심은 상하지만 우리는 고분고분해야 했다.


입국 심사는 다행히 통과했다만 한 가지 더 관문이 남았다. 마지막 배의 자리가 없어서 대기 번호표를 받은 것이다. 표를 사는 곳에서는 45% 정도로 탈 수 있다고 한다. 어떻게 추정한 수치인지는 모르지만 한 시간은 넘게 기다려야 그 결과를 알 수 있다. 그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만약 못 타면 어찌해야 할지를 고민했다. 하지만 고민한 시간이 무색하게도,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자동차를 배에 욱여넣었다.

설레어야할 여행의 시작치곤 너무하다 싶을 정도의 긴장되는 여러 번의 순간이 지나고 결국 배에서는 조용히 쉬었다. 바쁘게 일하던 중에 떠나는 여행이라서 계획이 많지 않았기에 가는 내내 핸드폰만 뒤적뒤적 거리며, 여기도 저기도 가보자고 신을 냈다.


배에서 내려서 만난 첫 미국 항구 마을은 픽사 애니메이션 카에 나오는 마을 같았다. 적당히 한적하고 드물게 차가 지나다녔다. 금방 어둡고 긴 도로가 나와서 한참을 달리니 굵은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지는가 싶더니 천둥 번개가 치기 시작했다. 이거 첫날부터 너무한 거 아니냐고. 가뜩이나 피곤했던 어깨에 힘이 더 들어갔다.


11시쯤 도착한다고 메시지를 보내 놨던 에어비앤비 호스트에게 늦어서 미안하다고 메시지를 보냈고, 12시가 다 되어서 도착했다. 아담하고 하룻밤을 보내기 딱 적당한 크기의 방과 침대였다. 침대가 살짝 기울어져 있었는데도 금방 곯아떨어졌다.



캐나다에서의 일상과 여행 이야기를 쓰는 매거진입니다. 정보성 글도 아니고, 스마트폰에 남아 있는 일기를 조금 수정해서 올리는 형식으로 쓸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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