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씨그림

혼밥

by 다자녀 디자이너



지난 20세기에 저는 애인이나 친구가 없으면 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밖에서 혼자 영화보기와 혼자 밥 먹기였습니다.


둘 중에 먼저 극복한 것은 영화보기였습니다. 유희열이 만든 노래가 유행하던 시절에 제겐 돈 500 원이 어디냐며 데이트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라 혼자 숨어 보기 딱 좋은 것이 '조조영화'였는데 곧이어 인터넷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집에서 편하게 널브러져 맥주를 마시며 영화를 즐길 수 있었죠.



혼밥 : 글씨그림 #170



그러나 혼밥이 자연스러워진 것은 21세기가 돼서도 한참이나 지나서였습니다. 그것도 혼자 먹을 수밖에 없는 제주도 파견 시절에 터득한 것이었죠. 그때 깨달은 혼밥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메뉴를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고 내 맘대로 정할 수 있다.

맛집에선 오롯이 음식에만 집중할 수 있다.

말수 적은 상대 때문에 대화의 주제를 고민 안 해도 된다.

스마트폰을 얼마든지 들여다보며 먹어도 된다.

음식값을 계산할 때 내적 갈등을 안 일으켜도 된다.


더 있겠죠?


단점은..

사실 별로 없는데 손님이 많을 때 4인용 테이블을 혼자 차지하면 크나 큰 민폐라 제때를 피해서 먹어야 하는 것이 치명적. (그래서 요즘은 혼밥 전용 식당도 있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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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만 시켜야 하는데.. 못 참는 것도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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