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삼촌 돌아가셨어.” 올해 3월에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번에는 큰삼촌께서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전에 폐암에 걸리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되었지만, 할아버지 장례식장에서 뵈었던 3일 내내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셔서 앞으로 4년 동안은 건강하실 것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최근에 어두워진 표정의 부모님을 뵐 때마다 스치듯 듣게 되는 짧은 이야기에 불안함을 느꼈는데 막상 전화를 받으니 머릿속이 멍해졌다.
옷장을 열었다. 아이를 낳고 파스텔 톤의 옷을 주로 입었어도 검은색 옷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열어보니 입고갈 옷이 없었다. 돌이켜보니 할아버지 장례식 때도 똑같은 생각을 했으면서 설마 하는 마음에 또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
할아버지 장례식 때는 내내 울었지만, 담담히 슬픔을 받아드렸는데 또다시 장례식장에 가니 반복되는 모습과 슬픔에 버틸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승화원에 갔을 때는 멀찍이 떨어져 서 있었다. 화장이 진행되는 긴 시간 동안 오열하며 버티지 못할 슬픔을 마주하는 수많은 사람을 보며 죽음은 누구든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아니 곧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맞닥뜨리게 될 일이었다. 어쩌면 나는 차에 아이들을 태우고 운전하거나 남편이 혼자서 외출할 때 등 평상시에 죽음을 염두에 두면서 두려움에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다른 이들은 죽음을 준비할까? 너와 나의 죽음이 다르면서 같을 텐데 준비를 한다면 어떤 준비를 할까? 보험을 들고 유서를 써보는 등의 준비를 하면 될까? 죽음을 준비한다고 슬픔의 무게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제는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야 할 것 같았다. 우선은 입지 않으면 좋을 검정색 옷부터 구입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