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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 큰 나무의 미혜 Jan 12. 2021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불과 얼마 전까지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문장이었다. 한동안 ‘행복’이란 단어에 집착했고 이상하게 간절히 바랄수록 불행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행복이라는 단어에는 비교 대상이 필요했다. ‘내가 저 사람보다 행복할까?’ 스스로 확인받으려 수많은 SNS에 기웃거렸고 불행한 개인이 보는 수많은 다수는 언제나 행복했다. 다들 하고 싶은 거 다 하며 원하는 거 다 이루고 사는데 나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이루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아마 겉으로 내보이는 행복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점점 초라하고 우울했다. 그렇게 행복에 메말라 갈 때쯤 우연히 유튜브에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온 월호 스님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행복을 추구하면 불행이 따라온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안심(安心)이다.’


 왜 행복을 바랄수록 불행해질까? 오랜 시간 힘겨워하던 내게 답을 주었다. 살면서 추구해야 할 것은 행복이 아닌 안심(安心) 마음 편안함이었다. 나름 깨달음을 남편에게 이야기했더니 본인이 일러스트 작업했던 사보의 칼럼을 읽어보라며 추천했다.


 ‘나 혼자 사는 게 아니라 모두가 서로 돕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감사한 마음이 들게 되고 그런 마음을 쌓는 것이 수행이고 행복입니다.’


 다른 사람이 잘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베푸는 게 수행이라는 글을 읽고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살지 다시 한번 생각했다. 그랬더니 그 후로 행복이란 단어가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는다. 대신 어떤 상황에서든 내 마음이 편안한가를 먼저 들여다본다. 그리고 상대의 반응이 없거나 냉담하더라도 작은 마음이라도 베푼다. 아마 시간이 지나면 이 마음 잊을 부족한 사람이라 언젠가 또 불행하다며 메말라갈 나를 위해 마음의 단비가 될 글이 되기를 바라며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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