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불과 얼마 전까지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문장이었다. 한동안 ‘행복’이란 단어에 집착했고 이상하게 간절히 바랄수록 불행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행복이라는 단어에는 비교 대상이 필요했다. ‘내가 저 사람보다 행복할까?’ 스스로 확인받으려 수많은 SNS에 기웃거렸고 불행한 개인이 보는 수많은 다수는 언제나 행복했다. 다들 하고 싶은 거 다 하며 원하는 거 다 이루고 사는데 나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이루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아마 겉으로 내보이는 행복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점점 초라하고 우울했다. 그렇게 행복에 메말라 갈 때쯤 우연히 유튜브에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온 월호 스님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행복을 추구하면 불행이 따라온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안심(安心)이다.’
왜 행복을 바랄수록 불행해질까? 오랜 시간 힘겨워하던 내게 답을 주었다. 살면서 추구해야 할 것은 행복이 아닌 안심(安心) 마음 편안함이었다. 나름 깨달음을 남편에게 이야기했더니 본인이 일러스트 작업했던 사보의 칼럼을 읽어보라며 추천했다.
‘나 혼자 사는 게 아니라 모두가 서로 돕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감사한 마음이 들게 되고 그런 마음을 쌓는 것이 수행이고 행복입니다.’
다른 사람이 잘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베푸는 게 수행이라는 글을 읽고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살지 다시 한번 생각했다. 그랬더니 그 후로 행복이란 단어가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는다. 대신 어떤 상황에서든 내 마음이 편안한가를 먼저 들여다본다. 그리고 상대의 반응이 없거나 냉담하더라도 작은 마음이라도 베푼다. 아마 시간이 지나면 이 마음 잊을 부족한 사람이라 언젠가 또 불행하다며 메말라갈 나를 위해 마음의 단비가 될 글이 되기를 바라며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