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

by 키 큰 나무의 마리



2020_06.jpg




우리 집에 있는 베개라고는 남편이 혼자 살 때부터 썼던, 지금은 우솔이 쓰고 있는 낮은 베개 하나와,

우리가 11년 전에 혼수로 샀던 베개뿐이라서, 이번에 새로 가족 베개를 구입하려고 이불집에 갔더니,

사장님께서 추천해 주시는 베개가 하나에 약 4~6만 원 정도!!!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비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마스크를 썼는데도 내 눈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는지, 이불집 사장님이 말씀하셨다.


"베개 값 듣고서 비싸다는 아줌마들이 있는데엣~! 내가 말하잖아아~~~

베개는 한 번 사면 오래 쓰는데엣~!

스타벅스에서 커피 몇 번만 안 사 먹어도 좋은 베개 살 수 있다고옷~!!! 호호호호~"


'나는... 아이 낳고서 5년 동안 스타벅스에 한 번도 간 적이 없었는데... 집에서 남편과 믹스커피만 마셨지...'


그 말을 듣고서 괜스레 나도 그런 생각이 들면서, 왠지 더 알아보면 좋을 것 같아서...

"다음에 올게요~^-^;;;" 인사드리고서 급히 문을 나섰다.





이 일이 생기고서, 이 일을 글로 쓰고, 그림으로 마무리한지 약 두 달이 되었다.

그 사이 남편과 일하는 곳에서 '주말에도 일하게 해서 죄송하다.' 라며 신기하고, 감사하게도 스타벅스 쿠폰을 보내주셔서, 가슴 두근거리며 5년 만에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와 케이크를 받아와서 아이들과 먹었다.

그만큼 남편은 바빴고, 나는 그림 그릴 시간이 없었다.

이 이야기를 그리는 내내 마무리를 해서 올려야 할까...를 고민했지만,

또 이렇게 중간에 그만두는 것이 싫어서, 시간이 날 때마다 꾸역꾸역 그림을 그렸다.

올해 코로나19로 매일 아이들과 꼭 붙어지내면서, 나는 항상 지쳐있다.

감당하지 못할 욕심은 그만 부리고, 이제부터 한 컷만 그려야겠다~!




작가의 이전글발효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