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패싱 (3):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

첨예한 사고(思考) 일지

by Molly

우리는 종종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정량적인 문제로 이해한다.

가까운 관계, 먼 관계, 자주 본 관계, 오래 알고 지낸 관계... 약한 연결과 강한 연결을 구분하고, 많은 경우에 그 연결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실제로 강한 연결은 중요하다. 자주 연락하고, 많은 정보를 공유하여 서로의 상태를 잘 아는 관계이기에, 직관적으로 보았을 때 이런 연결이 삶을 지탱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는가의 이진 상태가 중요하다는 과점에서 보면, 세상을 확장시키는 것은 대부분 약한 연결이다.


강한 연결은 정보의 확인에 효과적이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이미 형성된 판단을 강화한다. 이 연결 상태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다. 하지만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낼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 반면, 약한 연결은 정보의 도약을 가능하게 한다. 자주 보지 않는 사람, 깊은 관계는 아니지만 연결되어 있는 사람, 같은 집단에 속하지 않지만 경계에 걸쳐 교집합을 만들어 주는 사람. 이들은 나에게 도달하는 정보의 분포에 완전히 상이한 형태의 정보를 추가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연결성 속에 함유되어 있는 정보의 양을 정량적으로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정보 이론의 상호 정보량(mutual information)이라는 개념을 차용할 수 있다. 거칠게 말하면 상호 정보량은 연결된 두 대상이 공유하고 있는 정보의 양을 의미한다. 약한 연결을 구성하는 양자 간의 상호 정보량은 낮기 때문에(공유하고 있는 정보는 적음) 불확실성이 크다. 하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연결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정보 이득(information gain)의 기댓값은 현저히 높다.


의외의 기회는 많은 경우 이 낮은 상호 정보량의 영역에서 발생한다. 강한 연결은 이미 예측 가능한 결과를 낳고, 약한 연결은 새로운 변수를 도입한다. 누군가가 한 마디를 던지거나, 우연하게 소개하거나, 지나가든 던진 질문 하나가 전혀 다른 경로의 가능성을 열어젖힌다. 이는 낭만적인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네트워크 구조로부터 얻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이야기 중 하나는 나와 타인 간의 지름(diameter)이다. 이 수치는 나와 타인 사이에 몇 개의 다리를 놓아야 건너갈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지름이 작을수록, 대체로 좁은 세계인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아주 소수의 우회 연결(shortcut)만 추가해도 네트워크의 지름은 급격히 줄어드는 작은 세상(small world) 현상을 보인다.


삶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몇 개의 약한 연결, 몇 개의 우회 경로만으로도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세계의 크기는 비선형적으로 커진다. 이런 이유에서 연결의 강한 정도와 더불어 연결의 위치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우리는 종종 이렇게 생각한다. 지금 관계를 더 단단히 해야 한다거나, 이미 있는 연결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이다. 이 판단은 틀리지 않지만(친한 사람과 더 자주 보고 싶은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고, 개인의 가치 판단의 영역과도 맞물린다) 약한 연결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둘은 상보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좁은 연결의 강화는 국소적 최적화를 가능하게 하고, 확장하는 연결은 전역적 탐색을 가능하게 한다. 강한 연결은 지금의 위치에서 잘 사는 방법을, 약한 연결은 전혀 다른 위치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준다.


실제로 약한 연결은 불편하다. 정보가 불완전하고, 신뢰가 낮고, 의사소통 비용이 크다. 그래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강한 연결로 되돌아가려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러 중요한 전환은 이러한 불편함을 감내한 다음에 일어난다. 우회 연결들은 돌아가는 길처럼 보이고, 비효율적으로 보이며, 때로는 실패로 끝난다. 하지만 삶의 궤적이 단일한 최적 경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에 우리는 더 많은 경로를 탐색해야 하고 이들 중 일부는 반드시 약하고, 불확실한 우회 연결들을 함유하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경로들이 모여 네트워크의 지름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결국 관계의 문제는 누가 가장 가까운가와 함께 누가 어디에 연결되어 있는가의 문제이다. 강한 연결은 우리를 지탱하고, 약한 연결은 유동성을 부여한다. 우리가 만나는 의외의 기회, 도움, 방향 전환(pivot)은 대개 이러한 유연성의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