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님의 회사내 포지션을 알려줄께 [1/4] : 존잘

by 제레온

-intro-


회사다닌지 만 16년 5개월째, 겉으로 늘어난 것은 몸무게, 줄어든것 머리숱밖에 없다. 일찍 결혼한게 참말로 다행이다. 그렇지만 나도 무엇인가 발전한게 있지 않을까 억지로 찾아 봐야했다. 슬퍼지기 싫어서... 그 결과 사람을 구분하는 프레임이 나름 장착되었다. 그간 많은 사람들을 겪어냈더니 적어도 일에 관련하여 사람을 분류하는 기준이란게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는 거다.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교만일 수도 있는데, 똥 밟지 않으려는 보호본능의 작동결과 아니었을까 한다. 그렇다고 똥을 밟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 프레임은 너무 간단하다. 가로세로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된 사분면이다. 내가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수준은 2차원이 한계라 어쩔수가 없다. 가로축은 일에 대한 '책임감'의 크기이고 세로축은 정치력, 아니 '정치질'의 세기이다.


주석 2020-03-08 124820.jpg


사사분면을 풀어 내기 전에 하나 정리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역량'은 조직 내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적합하지 않았다. 왜냐? 너나 나나 이미 같은 회사 다니고 옆에서 일하고 있으면 역량의 차이란게 별로 없다는 이유와 같다. 인정하기 싫을 수도 있는데... 아마존에서 일하는 개발자 A와 B사이의 역량 차이보다, 아마존의 개발자와 우리회사의 개발자 사이의 역랑 차이가 확연하기 때문이다. 더 쉬운 예로 메시와 수와레즈의 차이보다 수와레즈와 한국 프로축구 2부리그 주전공격수 차이가 더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준 높은 집단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 수록 집단과 집단의 차이가 확연해지기 때문에...)


이제 사사분면을 하나씩 풀어본다.


☞ 1사분면 [존]
: 책임감 & 정치력 , 조직내 비중 2%


ㅋㅋ 100명 중 2명이요, 50명중 한명이다. 산수 좀 하면 이미 결과 나왔겠지만 20명 미만의 조직에서는 소수점 반올림해도 우길만한 존잘이 없다. 존잘인지 아닌지 규모에서 검증이 안되었단 이야기다. 50명 넘는 조직을 두고 대충 머리속에서 일 잘하는 순위를 매겨봐라. 처음에 딱 떠오른 그 사람이다. 지금 이런 쓸데 없는 글을 읽고 있는 당신말고. 당연히 쓸데 없는 글을 쓰는 나는 존잘일 수가 없고.


20200308_브런치_너님회사내포진션_존잔_스토브리그.jpg SBS 스토브리그의 주인공 백승수. 존잘 그 자체!


존잘들의 뚜렷한 특징 중의 하나는 '의사결정'에 있다. 무슨 구세주 컴플렉스 있는 것인지, 본인이 아니면 조직의 생존과 발전을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 정도로 책임감이 강하기 때문에 의사결정도 확실하게 한다. 떠올려보자. 의사결정을 미루고 미루고 또 미루는 상사와 "어 그래, 내가 책임질께. 그렇게 합시다!"라는 리더의 차이를. 아무리 잘난 척해도 의사결정을 못하는 사람은 존잘일수 없다.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 자체가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작은 것부터 의사결정하는 훈련이 안 된 사람을 절대 큰 역할을 맡기면 안된다. 불확실성을 해결하여 남들보다 더 빨리 나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비즈니스 기회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미루는 사람을 중요 직책에 맡기면 그 비즈니스는 일단 성장은 포기한 것이라 보면 된다.


일도 추진력 있게 잘하고, 당연히 리더쉽과 영향력의 범위가 확장되고 그러다 보면 일에 대한 몰입이 강화되기 마련인데... 이 때 일을 방해하는 답답하고 비겁한 쩌리들에 대한 경멸감으로 상위&수평 소통의 빈도를 줄이기도 한다. 그러다 그 정도가 심해지면 질투심에 쩐 쩌리들에 의해 다구리 당하는 경우가 반드시 발생한다. 아, 다구리에 장사없다. 그래서 정치질도 할 줄 알아야 진정한 존잘이 되는 것이다. 존잘이 살아 남아야 맡던 일과 그를 따르던 조직원들도 살아나기 때문이다. 밑에만 보지 말고 위와 특히 옆에도 쳐다보면서 "우쭈주 그래요, 당신들은 사실 쓰레기지만 나만 고상한척 하지 않을께요. 떡도 나눠줄께요." 이러면서 더러운 정치질도 좀 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런 존잘은 결국 스스로 떠난다. 그 조직의 그릇보다 더 커진 존잘이 더 이상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직의 최고위층이 할일은 딴 생각하지 말고 자기들보다 잘난, 분명하게 말하지만 반드시 자기들 보다 잘난 존잘을 찾아내고, 존잘이 일 할 수 있도록 밀어주기만 하면 된다. 근데 존잘을 감별해 낼 눈을 갖추기가 어렵고, 질투심 때문에 존잘을 밀어주기도 어려워한다. 그러면 망해가는 속도의 차이만 있을 뿐, 쇠퇴는 당연지사 아니겠는가?


거기 존잘 있나요?

2사분면~4사분면은 다음에 이어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