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명문대를 나온 것도 아니고, 엄청난 토익 점수나, 많은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다. 평균적인 토익 점수, 컴활 자격증, 운전면허에, 한국어능력시험 자격증, 학점 3.5 정도가 있었고, 나는 여기서 자격증을 더 늘리거나 할 생각은 없었다. 토익은 점수 갱신을 위해 한번 시험보긴 했지만.
사회에서 말하는 5대 스펙(봉사 활동, 공인 영어, 인턴, 학점, 자격증이던가?)은 있으면 물론 좋지만, 시간도 오래 걸리고, 실무랑 거리가 멀어서 차라리 실무적인 능력을 키우는 활동을 해서, 그걸 자료로 만드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래도 최소한의 기본은 해야 하겠다.
내가 취업한 곳, 그리고 취업하진 않았지만 서류가 통과된 곳에서 결국 가장 주요했던 건 이 포트폴리오라고 나는 믿는다. 실제로 면접 현장에서도 칭찬을 많이 들었다.
열심히 하겠다, 내게 어떤 직무 역량이 있다, 등등 말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그걸 보여주긴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디자인 계열이 아니지만 포폴을 준비했다.
목차는 여러번 수정해서, 다양한 버전의 포폴이 있다
내가 지원하는 곳의 성격에 맞춰서 계속 변형했다
1. 블로그 파트의 1)편집자의 관점으로 베스트셀러 리뷰는 내 블로그에 있다. 먼저 블로그에서 분야별 베스트셀러를 골라서
1. 디자인 분석
2. 마케팅 분석
3. 보도 자료 & 출판사 서평 분석
4. 내지 편집 분석
이런 식으로 정리했다. 핵심은 편집자의 시선으로 책을 읽는다는 걸 강조하는 것. 이 책은 감동을 준다든가, 이 책의 내용은 어떠하다든가 하는 식으로 인상 비평과 줄거리 요약은 사실상 불필요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물성을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제목은 왜 이렇게 지었고, 디자인은 왜 이렇게 했는지, 누구의 추천평을 받았고, 띠지는 얼마나 크게 둘렀는지 이런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편집자는 책의 내용을 만들지 않는다(그건 저자가 만든다). 편집자는 '책'을 만든다. 그리고 보도 자료를 쓴다. 프로페셔널인 현장 편집자들이 어떻게 글을 쓰는지 참고하는 건 엄청 중요하다.
블로그 주소를 남긴다. 같은 카테고리에 여러 자료가 많으니 관심 있는 것이 있다면 살펴보시기를.
1. 블로그 파트의 2)주요 서점 독립 서점 시장 조사 는 내가 직접 서점을 돌면서 르포르타주처럼 작성했다. 사실 눈으로 겉모습을 본 것을 설명하는 거라 허접한 수준이지만, 실제로 '실천'해서 내가 움직인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1. 교보문고(천안점)
교보문고는 직사각형의 공간에 디귿 모양으로 매대를 놓는다. 공간의 가운데는 계산대와 특별 코너, 굿즈 상품이 진열돼 있다.
매출에 굉장히 중요한 베스트셀러 서적들은 공간의 가운데에 위치한다. 특히 에스컬레이터 옆에 있어 오고 가는 사람들의 이목이 자연스럽게 집중되게 한다.
여기 놓인 책들은 매대와 특별 매대에 중복해서 전시한 책들이 많았다. 그만큼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책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이주의 ~”, 혹은 “이달의 ~”식으로 구성된 특별 매대가 많았다. 이외에도 진열장에 ‘꽂혀’ 있는 책이 아니라, 매대에 놓여 있는 책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이 책들은 책기둥이 아닌, 책의 표지가 전면에 노출되므로, 손님들의 눈에 훨씬 더 잘 띈다. 이 코너에는 “에세이 베스트”, “역사”, “국내 소설”, “장르 소설”, “종교”, “인문” 등이 있었고, 책들은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로 구성되어 있었다.
코너의 명칭은 달라도, 공유하고 있는 특징이 있다. 바로 “주식”, “투자”, “부동산” 같은 키워드를 달고 있는 책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것은 작년부터 한창 언론을 뜨겁게 달궜던 ‘동학개미운동’과 연관이 깊어 보인다. 수도권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근로 소득만으로는 내집 마련을 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비트코인, 주식, 부동산과 같은 투자처로 사람들이 몰렸다. 이를 방증하듯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투자 관련된 자기계발서들이 종류와 권수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결론적으로 자기계발과 경제 흐름 이해를 추구하는 것으로 귀결되는 “인문” 코너가 많았다.
신간 코너(NEW 혹은 HOT이라는 키워드를 쓴다)가 많은 것은 신간이 출판사의 매출을 견인한다는 명제가 똑같이 통용되는 것 같았다. 교보문고에도 신간 코너, 신간 소개 팸플릿, 신간 소개 입간판이 많았다.
에세이 코너뿐만 아니라, 문학과 사회과학책까지 포괄하여 2020년도는 “~해도 괜찮아”라는 제목을 달고 위로를 강조하는 책들이 많았다. 배우 혹은 작사가의 에세이집(박정민의 『쓸 만한 인간』, 김이나 작사가의 『보통의 언어들』, 허지웅의 『살고 싶다는 농담』)이 눈에 띄었다.
2020년의 핵심 키워드는 “위로”, “공감”, “이해”, “나다움”과 같은 가치들로 정리할 수 있다. “혼자라도 괜찮아”,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와 같이 “~해도 괜찮아”라는 제목은 서점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트렌드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시집으로서는 기념비적인 판매고를 올린 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도 비슷한 분위기와 맥락을 공유하고 있다.
책의 표지는 연예인이 아닌 이상, 혹은 연예인처럼 인지도가 있는 작가더라도, 사진보다는 그림, 삽화, 일러스트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법정 스님, 유발 하라리, 베르나르 베르베르처럼 이미 한국에서 유명해진 작가들의 책을 따로 진열한 공간이 있었다.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 있는 작가들을 훑으면서 현재 출판 시장에서 어떤 작가가 소위 말하는 것처럼 잘 나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들의 책들은 별도의 이벤트나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충분한 판매 수익을 보장하기도 한다. 출판사에서 좋은 작가를 발굴하고 유치시키는 작업은 그러므로 매우 중요하다.
어떤 프랜차이즈 서점이든 어린이책 코너와 참고서 코너는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교보문고 광화문점같이 규모가 큰 곳이 아니라면 시집(민음사 시선, 문지 시선, 창비 시선 등등)만 모아놓은 코너가 자체가 없다. 이때의 시집이란 순문학을 뜻한다.
즉 서점에서 배정한 공간의 크기는 해당 분야 혹은 코너의 판매량을 유추할 수 있는 증거가 된다. 큰 공간을 배정받았다면 어느 정도 판매량이 보장되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내가 문학 편집자가 된다면, 교보문고와 같은 대형 서점에서 ‘문학 코너’의 크기를 확장하고, ‘시집 코너’와 같이 없는 코너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