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12월에 첫 직장을 퇴사하고 6개월간 쉬면서, 이직을 준비하면서 몰입했던 취미가 하나 있다. 소위 물생활이라고도 부르고, 좀 더 고급스럽게는 아쿠아스케이프라고 부르는 취미. 단순히 어항을 꾸미는 취미라고 이해해도 무방하다. 사진을 보는 게 이해가 빠르다.
30큐브하이(30*30*35)라고 부르는 어항이다. 비교적 작은 사이즈. 이런 어항 안에 흙(소일)을 깔고, 돌을 배치하고, 수초를 심는다. 수초의 종류는 수백수천 가지가 넘으므로, 어떤 수초가 어울릴지 어떻게 자랄지 등을 미리 생각하고 심어야 한다. 수초를 키우기 위해서는 양분을 머금은 소일과 조명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세팅을 하고, 물을 갈아주면서(환수), 물고기가 있다면 먹이를 줘가면서 열심히 가꾸다보면 두세달 후에 이렇게 변한다.
심어진 수초만 다섯 가지 정도 된다. 들어간 열대어는 플래티, 카디날 테트라가 들어가 있다. 잘 보면 작은 물고기가 있는데, 그건 플래티가 번식을 해서 낳은 새끼, 즉 치어들이다.
측면에서 보면 이렇다. 요런 어항 하나만 있어도 분위기가 확 살면서 인테리어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전부 살아 있는 생물이니 가까이서 관찰하는 재미 또한 뛰어나다. 심미적인 효과 또한 커서 마음의 안정과 미적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취미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사이즈를 좀 더 키워보자.
위 어항은 2자(60cm)짜리 어항과 자반(45cm)큐브라는 어항이다. 마찬가지로 세팅한 지 하루 지났을 때의 초기 모습이다. 심어진 수초가 훨씬 많고, 이산화탄소를 주입해주는 기계 등 좀 더 복잡하고 어려운 난이도를 가진 수조이다. 세달쯤 열심히 관리해주면 이렇게 변한다.
무척 아름답지 않은가? 완성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만족감이 정말 크다. 하지만 이런 물생활은 시간을 정말 많이 잡아먹는다. 나도 일을 쉬면서 하루종일 자유시간이 아니었다면 도전하기 어려웠을 거다. 그래도 훨씬 더 복잡하고 예쁜 구도와 레이아웃을 고민해보는 과정은 정말 즐겁다.
수초가 가득 심어진 어항으로 리셋한 모습이다. 별것 없이 수초만 심어져 있지만, 형형색색 굉장히 아름다운 어항이 된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어항이 아니었나 싶다. 참고로 저 수조에는 물이 100L가 넘게 들어가므로 전체적인 무게만 해도 150KG쯤 된다. 무겁고 큰 만큼 관리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적은 빛으로 살 수 있는 '음성수초'를 중심으로 꾸민 어항이다. 돌만 사용하다가 처음으로 유목이라는 요소를 활용해봤는데, 심플하면서도 예뻐서 이 수조 또한 만족감이 컸다.
자세히 말하자면 끝이 없는 취미여서 이만 줄인다. 관심이 가는 사람이 있다면 꼭 알아보길 권한다. 작은 어항부터 시작해서 예쁘게 꾸미고 키우다보면 이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