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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연습장

함께 하는 필사

by 오연서

오랜만에 함께하는 필사.

혼자서 노트에 사부작 거리며 하는 걸 좋아하는데..

요즘 이상하게 무기력해져서 에너지 충전이 필요하던 차에 찾아온 쓰담쓰다.

글쓰기 모임에서 뵈었던 쓰담홍님이 진행하시니 참여를 망설이지도 않고 참여했다.

새로운 곳에 가거나 새로운 도전이 힘든 성격이라 아예 모르는 곳은 선뜻 신청하기 어렵다.

나이가 들면 조금씩 괜찮아진다는 의견들을 주시더라.


내가 느끼는 죽음은 마른 대지를 적시는 소낙비나 조용히 떨어지는 단풍잎이에요. 때가 되었구나. 겨울이 오고 있구나.... 죽음이 계절처럼 오고 있구나. 그러니 내가 받았던 빛나는 선물을 나는 돌려주려고 해요.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p.7

죽음이 다가온다고 느낄 수 있을까? 떨어지는 단풍처럼 당연하다 때가 되었다 할 수 있을까?


내 것인 줄 알았으나 받은 모든 것이 선물이었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p.19

남편도 아이도, 글쓰기를 하는 지금도 모두 선물이다.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아직 젊고 아이는 어리고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 많았기에.

책이 출간되었을 때 읽으면서도 사실 모호했다.


책의 주인공 이어령 선생님이 돌아가시며 내 주변에는 이 책을 안 읽은 이가 없었다.

원래 좋았다는 사람과 이번에 책을 읽고 알게 된 사람들.

나는 간혹 책을 찾아 읽거나 인터뷰를 봤지만, 팬은 아니었다.

그렇게 휩쓸려 읽어보니 완독은 했지만 제대로 읽은 것 같지 않았다. 다시 읽어야지. 올해 초에도 생각했다.


그렇게 5월 중순, 쓰담쓰다 필사에서 이 책을 펼칠 줄이야.

챌린지를 즐기지도, 인증하고 사람과 모여 수다 떠는 걸 많이 좋아하지 않는 내가 필사 챌린지를 하겠다. 마음을 먹다니.

첫 문장이 필사 책이 나를 당겼나 보다.

시작 전까지는 몰랐는데.. 신기한 경험.

나에게 선물로 다가온 필사 챌린지! 기쁘게 참여하자.

첫날이라 그런지 문장의 단상보다 소소한 감정들이 더 찾아온다.

선물인지 모르고 받았던 많은 것들 감사하고 소중하게 생각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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