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연서 Jun 04. 2024

남편의 응원은 힘이 될까?

말의 힘을 믿어보자!

우리 이야기를 쓰라고 하는 남편, 본인이나 아이들, 거기에 교육 등 내 이야기를 쓰라고 한다. 그런데 누가 내 이야기가 궁금해할까 하다가 써볼까 하는 마음이 든다. 첫 책도 음식이랑 내 이야기였고 소소한 글인데 출간이 되었으니 말이다. 가능할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고민이다.


속도가 느리다 느리다 해도 참 느리다. 두 번째 책이 한번 엎어지면서 나는 잘 털고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나 스스로 비난하게 되고 글쓰기는 잠시 스치는 취미였던 건 아닐까 하는 고민이 길어졌다. 글쓰기도 재미없어졌다.


책이 목표는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시간을 들인 걸 손에 잡고 결과물로 보는 건 또 이야기가 다르다. 긴 방황을 맞히자. 글쓰기 에세이는 조금 묵혀두자. 한 권을 낸 초보작가가 동기부여를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면 글쓰기가 어려워 미루던 사람들도 글을 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반은 맞고 반은 아닌 것 같다.


글을 조금 더 쓰면서 경험을 쌓고서 써도 되지 않을까? 순서만 바꾸자. 3번째 책으로.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마흔에 관한 이야기를 써보면 어떨까? 화려한 마흔보다 조용하게 단단하게 지나가는 마흔을 써보면 좋겠다. 또 결혼이나 가족 결국 우리 이야기다. 일상에세이를 또 한 편 찾아볼까? 그림책을 읽으면서 글을 써볼까? 고민이 많아진다. 나는 또 무언가를 쓰고 만들어 가겠지만 항상 고민된다. 누구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걸 다 말하고 사는 사람은 없다. 나도 마찬가지로 적당하게 조절하면서 살고.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세상에 어떤 식으로 보일까도 생각해 본다. 첫 책보다는 많이 똘똘해지는 중이다. 책 한 권 내보는 게 소원이던 나는 소원을 이루고 또 다른 꿈을 이루려 움직인다. 꼭 글쓰기 책을 내어야 글쓰기 수업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안다.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서 살고 싶다. 그러다 내가 아는 것들을 강의, 강연이라는 이름으로 나누고 싶다. 앞에서 선생님이 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확실하게 알아 버린 내 마음. 수업보다 모임에 더 마음이 간다. 그 안에서 사람을 만나는 일이 즐겁다.


내가 오랫동안 모임을 소규모라도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 같다. 돈을 바라고 했더라면 못했을 일이다. 그냥 작은 회사라도 다니는 게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고 안정적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무엇이 마음에서 피어나기 시작했던 것 같다.


꿈을  찾는 아내라 미안하다. 남편은 조용히 응원한다. 무한정 투자는 아니라고 지금은 자신이 도울 수 있다고 하지만 그 시간이 무한하지 않다고 했다. 본인도 나이가 들고 계속 일할 수는 없다는 현실도 이야기한다. 대신 조급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라고 했다. 다른 것보다 돈이 우선이라면 주식이나 부동산을 공부하라고도 했다.


조금씩 돈도 벌지만 좋아하는 일이 시간이 쌓이면 지금보다 더 발전된 네가 있지 않겠냐는 그의 말이 맞다. 알바를 찾아보던 스마트 폰을 내려두고 오늘도 노트북 앞에서 토닥토닥 글을 쓴다.


*이미지는 핀터레스트에서 가져왔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삶을 조금 심플하게 만들어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