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요즘도 글 써?

by 오연서

며칠 전, 아들과 대화를 나눴다.


“엄마, 요즘도 글 써?”

잠시 멈칫했다.

“조금… 덜 쓰고 있어.”

그 말을 내뱉는 순간, 마음이 요동쳤다


사실 글쓰기를 뒤로 미뤄두고 카드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주말마다 타로 행사가 있고, 5월까지는 타로 강의를 했다.


카드를 펼치고, 이야기를 듣고, 질문에 답하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눈 깜짝할 새 없이 바쁘다는 걸 느낀다.


몇 달 전부터 파트타임으로 오후에는 학원에 출근하고 있다. 아이들을 만나 질문에 답하고, 한 명 한 명 눈빛을 확인하다 보면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채워지는 것 같다. 일의 특성상 시간이 지날수록 가르치는 내가 더 많이 배운다.


타로와 아이들.

일을 병행하며 지내는 요즘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그 시간을 함께한다는 기쁨. 그게 지금의 나를 지탱하는 힘이기도 하다. 기존에 원하던 형식과는 다르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아들의 한마디가 마음에 남는다.

요즘 글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흘러가는 삶 속에서 나 자신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글을 쓴다는 건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하루를 정리하고, 감정을 정돈하면서 조금씩 나를 들여다보는 방식이었다. 더 나아가면 새로운 시작을 위한 마중말 같은 것이었다.

쓰고 싶어서 쓰면서 써야 할 환경에 놓여 있어야 하는데, 자유를 주고 일을 한다는 이유로 많이 멀어졌다.


그래도 잠시 시간을 내어 글 앞에 앉아 있는 지금,

나는 여전히 쓰는 사람이라는 걸 깨닫는다.

학원에서 아이들의 글을 첨삭하고 함께 글을 쓴다.

내 글이 아닌 아이들의 글을 함께 쓰지만 쓰고 있다.

완전히 글을 내려 두지는 않았다.

잠시 안심이 된다.

조금 늦어도, 자주 못 쓰더라도 글과 멀어지지 않고 계속 쓰고 싶다. 타로와 아이들, 글쓰기 사이에서 나름의 리듬을 찾아가며 지내고 싶다.


언젠가, 아들의 그 질문에

조금 더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기를.

“엄마 글 쓰는 사람이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0월을 시작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