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을 오래 하려면 필요한 한 가지

남들과 다른 속도, 나만의 길

by 오연서

9월에는 원데이 클래스와 타로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달력에 적혀 있는 일정을 보면서,

요즘 나는 문득 내가 어떤 사람인지 혼란스럽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정작 글과 멀어진 듯한 기분이 든다.

하루가 바쁘게 흘러가면 내 글은 점점 뒤로 밀린다.

그러다 책을 읽고 노트를 펼쳐 몇 줄이라도 쓰다 보면

‘그래 나는 글을 쓰고 있지’ 하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독서모임, 글쓰기, 타로.

하루씩 나를 찾아온 의뢰들을 흘려보내기엔 아깝다.

나의 경력이자 미래를 위한 씨앗들이다.

때로는 그 씨앗들이 너무 작아 보이기도 하고

금세 사라질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고 내가 지나온 사람들을 통해

그 씨앗들이 다시 나에게 돌아올 것이다.

오래전 심어둔 나무에서 열매를 따는 것처럼.

서두르지 말고, 나만의 속도로 기다려 보자고 마음을 다잡는다.


첫 강의계획서를 제출했던 날이 생각난다.

아무 이력도 없이 책을 한 권 출판한 평범한 전업주부인 나는 떨리는 손끝으로 글자 하나하나에 힘을 줘서 썼다. 아무 연락이 없었다.

그로부터 1년 뒤, 정규 강사로서 첫 강의에 서 날이 왔다. 그렇게 남들과 다른 속도였지만 분명히 도착했다.


겉으로 보기엔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이는 일들이 있다. 실제로는 준비, 운, 끈기가 모두 맞아떨어져야 한다. 책만 내면, 강의만 하면 금세 유명해질 거라 생각했었던 철없던 초보 작가 시절이 있었기에 안다. 그 시절의 나는 결과를 향해 뛰었지만 시간이 흘러서야 깨달았다.


지금의 결과보다 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훨씬 더 매섭고 어려웠다. 나도 가끔은 과정보다 결과를 위해 달리고 싶은 순간이 온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어 앞만 보고 달리던 걸음을 조절하는 법을 배웠다.


속도를 늦추고 길 위의 풍경을 본다. 주변을 돌아보면 놓치면 안 될 사람, 배움, 기회가 있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일과 해야 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어른이 된 내가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이다.

때로는 하기 싫은 일 속에서 의외의 배움이 있고 오히려 내가 하고 싶은 일로 나아가는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나아가는 속도는 느려도 내가 지켜온 신념은 단단하다.

사실은 아주 무른 두부 같은 날도 많다. 누군가 빠르게 앞서가고 누군가는 천천히 걷지만 도착점에서 만나면 모두 각자의 길이 있었다는 걸 안다.

나는 오늘도 나만의 속도로 걷는다. 나를 나답게 만든다. 지금 걸음이 느려도 나만의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당신의 속도는 어떤가요?

#나만의속도 #일상기록 #과정보다결과 #마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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