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열심히 써야지 하고 책상 정리를 먼저 마쳤다. 거실은 글쓰기 용으로, 안방은 타로용 책상으로 정했다. 낮에는 식탁에서 책을 읽고 글을 끄적이다가 내일 강의안을 마무리하고 타로 영상들을 찾아봤다. 왜 거실 책상을 두고 식탁에 있을까?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는 타로 책상에 앉아 카드를 만지작 거리다 키보드를 두드린다. 타닥타닥 키보드를 치면서 나 혼자만의 시간. 아무 방해도 없는 지금이 너무 좋다. 아들은 방에서 게임을 하고 남편은 일하느라 집에 없고 누구의 방해도 없는 건 아침이나 밤이나 같은데 왜 지금 이렇게 눈에서 불이 나는 걸까?
타로와 책, 글쓰기! 좋아하는 것들이 눈앞에 있지만 공허하다가 이제 곧 잠자리에 들 시간에 정신이 반짝하는 이유는 뭘까? 오늘 하루도 잘 보냈다는 합리화를 위해서라면 조금은 부끄럽다.
오늘부터는 출근하지 않는 대신 시간을 나를 위해 쓰겠다고 했는데 내가 뭘 하고 하루를 보냈는지 생가해보니 그저 평범했다. 특별하지 않게 끄적끄적 보낸 하루가 아쉽다. 꼭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이 언제부터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 강박 없이 편하게 지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놓치지 않으려 계속 두리번거리면서 하루를 보냈다. 새 날이 매일 돌아오니 매일이 두렵다. 언제나 같은 듯 하지만 늘 새로운 하루다. 새롭게 지나가는 하루가 얼마나 많이 남아있는지 가늠도 어렵다.
아이가 학교에서 150세 시대라고 배웠단다. 내 주변에 100세를 넘기거나 바라보는 어른들이 많아졌다. 유튜브나 방송에도 많이 등장하시고.. 나는 그렇게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건강하게 재미있게..
책상에 앉아서 문득 고개를 숙여 배를 본다. 언제부터인지 계속 앞으로 나오는 배. 이것부터 정리를 좀 해야겠다. 글 쓰며 책 읽느라 앉아 있다는 이유로 나오는 배를 애써 모른 척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취부하고 있지만 나는 관리를 내려놓은 지 꽤 된다. 관리라는 걸 해본 적이 너무 오래다. 이 정도면 관리를 당장 시작해야 한다. 나도 모르게 부풀고 풍만해지는 몸, 내가 싫다.
사람들에게 보이는 나를 위한 건 아니지만 외부활동이 많으니 세심해져야겠다. 프리랜서로 살아남으려면 외모도 무시할 순 없는 것 같다. 다이어트는 어떻게 하는 거였나? 다이어트를 위해 또 다른 무언가를 먹어야 할까? 내 의지로 안된다면 나는 보조제를 먹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