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리스 시대, 퍼포먼스 마케팅 제2막에 대한 짧은 고찰
※이 글은 1편과 2편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글 구성]
1편(현재 글)
-구글/메타 가고 새로운 강자가 온다! "당신이 간과한 사실, First party data"
-뒤처질 것인가 지켜낼 것인가. "그래서 구글, 메타는?"
2편 링크
-앞으로의 퍼포먼스 마케팅. "솔루션 전쟁"
-퍼포먼스 마케팅, 당장 어떤 변화가 있을까? "쿠키리스 시대의 시작"
최근 3년 간 마케팅에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개인정보보호 이슈로 3rd party 데이터 신뢰도가 감소하였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first party data에 대한 활용도에 대한 고민이 커지며 퍼포먼스 마케팅에 쓰던 비용이 CRM 마케팅으로 옮겨갔다. 최근 여러 플랫폼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멤버십 정책 업데이트 알림이 오는 것도 이런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리라.
3rd party data 신뢰도 하락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건 "퍼포먼스 마케팅"영역이었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브랜딩 광고(오프라인, tv 등)와 달리 광고 성과를 숫자로 명확히 판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고 "개인맞춤형 광고"에서 대체불가능한 수단이었다. 이에 따라 "데이터 정확도"와 "데이터 신뢰도"를 어떻게 더 높일 것이냐는 퍼포먼스 마케팅의 주요 화두였다.
3rd party data 신뢰도는 웹에서는 유저에게 임의의 붙는 "쿠키"를 통해, 앱에서는 기기에 부여된 고유번호인 ADID와 IDFA를 통해 보장되었다.
*쿠키
: 사용자가 웹사이트를 방문할 때 브라우저에 저장되는 데이터 조각.
*퍼스트 파티 쿠키
: 웹사이트의 운영자가 직접 생성하는 쿠키. 웹사이트에서 일어난 사용자의 행동들만 직접 수집해 마케팅이나 서비스 개선에 활용한다. 해당 웹사이트를 벗어나면, 다른 웹사이트의 광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서드 파티 쿠키
: 웹사이트를 방문했을 때, 해당 사이트 운영자가 아닌 외부 업체가 생성하는 쿠키. 해당 웹사이트를 벗어나도 맞춤형 광고에 이용된다. 예를 들어 A사이트에서 일어난 행동들을 B업체가 수집한 뒤, C사이트의 광고에 활용할 수 있다.
*애플 ATT 정책(App Tracking Transparency)
: Apple의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 프레임워크. 앱이 사용자의 IDFA(광고주 식별자)에 액세스 하고 사용자/기기를 트래킹 하려면 팝업창을 통해 사용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앱 개발자가 사용자 트래킹 및 타겟팅에 활용하는 개인정보에 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2021년 4월 iOS 14.5 업데이트와 함께 ATT를 도입했다.
*Opt-in
: 사용자가 직접적으로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거나 마케팅 메시지를 받기 위해 동의하는 방식
*ADID / IDFA
: 모바일 앱 환경에서 구글과 애플가 부여한 디바이스 단위 고유 광고 식별 값(광고 ID). 구글의 'Play Store'가 제공하는 광고 식별 값을 'ADID', 애플의 'App Store'가 제공하는 광고 식별 값을 'IDFA' 라고 부른다. 이름만 다를 뿐 제공목적과 기능은 동일하다.
그러나 2019년 EU는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미국은 2020년 CCPA(California Consumer Privacy Act)를 공식화하면서 개인정보의 수집과 활용에 제한을 두도록 압박했다. 이로 인해 앱에서는 이용자 데이터 추적 시 사전 동의를 받게 되었고 웹에서는 더 이상 쿠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23년 기준 한국의 ATT 사용 동의 비율은 산업 평균 30% 수준이다.)
이런 결과는 마케터에게 풀어야 할 숙제로 고스란히 돌아왔다.
애플은 옵트인+사파리 쿠키 삭제 정책을 실시했다. 애플의 아이폰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24년 2월 기준 50% 점유율을 차지한다. 또한 16년 10월 전 세계 인터넷 접속 기준 모바일웹 트래픽 비중은 51.3%로 pc웹을 앞지른 지 오래다. 모바일웹, 앱 광고에서 애플의 영향은 클 수밖에 없고 애플의 이런 행보는 데이터 정확도 하락으로 직결되었다. 메타는 앱스플라이어, 애드브릭스와 같은 MMP에 굉장히 제한적인 수준으로 데이터를 제공했다.
실제로 내가 한창 퍼포먼스 광고를 집행할 때 MMP 데이터에 "공란"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어떤 고객이 어느 매체를 통해 유입됐는지, 구매를 했는지 확인이 어려워진 것이다. 물론 메타에서 메타 광고에 대한 데이터는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광고를 집행하는 마케터라면 알겠지만 광고에는 기여도가 있다. 보통 한 매체만 돌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 매체를 돌리기 때문에 매체 기여도를 파악하고 이건 매체별 예산을 배분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데이터다. 광고주 사이드에 있을 때 경험한 바로 (대표님 포함) 상사는 매체 데이터를 믿지 않는다. 부풀려진 데이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카카오 광고로 유입되고 메타 광고를 통해 구매를 하면 라스트클릭 기준 페이스북을 통한 구매 전환이다. 그러나 매체 데이터를 각각 보게 되면 카카오/페이스북 모두에서 구매전환이 발생된 것으로 실제 구매 전환은 1인데 최종 2개 구매전환이 일어난 것으로 부풀려질 수 있다. 그래서 기여도가 적용된 MMP 데이터에 의지한다. 그런데 여기에 "공란"이 뜨니 비용을 함부로 키울 수 없게 된 것이다. 내가 다니던 회사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에서 퍼포먼스 마케팅 비용을 보수적으로 집행하게 된 이유다.
광고업계에서 애플만큼이나 큰 영향을 미치는 구글은 어떤가.
구글은 2020년 3rd party 쿠키 수집을 멈추겠다고 발표했으나 광고업계 큰 반발로 몇 차례 기한을 미루었다. 결과적으로 2024년 2월부터 크롬 브라우저에서 쿠키 삭제하기 시작해 연내 모두 삭제 예정이다.
이쯤 되면 퍼포먼스 마케팅의 시대가 저물어 가는 것 같다.
사실 모두가 퍼포먼스 마케팅의 시대는 지났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정말 그럴까?
퍼포먼스 광고 형태는 변화하고 있을 뿐. 아직 단정 짓기엔 이르다고 생각한다.
01
구글/메타 가고 새로운 강자가 온다!
대형 커머스의 광고플랫폼화
쿠키 삭제에 대해 광고업계가 반발하는 것은 "타겟팅" 이슈 때문이다. PC웹과 모바일웹에서 유저에게 심어진 쿠키가 고객이 어떤 콘텐츠를 클릭했는지, 어느 사이트를 갔는지 등을 저장하고 이를 토대로 이 유저의 연령대/성별/관심사를 추측한다. 쿠키가 삭제되면 이를 판단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그러나 솔직히 그걸 대체할만한 first party data는 이미 많이 쌓였고 지금도 쌓이고 있다. 만약 커머스가 이를 활용해 광고를 한다면? 굉장한 무기가 될 거라 생각한다.
(사례 1) 아마존
아마존은 2021년부터 광고 사업 매출을 별도로 분리해 공시하기 시작했고 2023년 기준 광고 사업 매출은 약 56조로 예상되고 있다. 구글, 메타의 광고 매출이 약 290조, 145조로 아직 그에 비할 게 못되지만 구글 유튜브 매출이 약 38조 인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수치임은 분명하다.
(*아마존 광고 영역 상세 내용 >링크< )
아마존의 광고 영역은 아마존 앱 내 검색페이지, 상품상세페이지 등이다. 아마존 자체가 광고플랫폼화된 것이다. 실제로 최근(2024.03.05) 아마존은 애드테크 프로젝트인 ID++를 가동했다. 이를 통해 아마존 데이터를 활용해서 직접 광고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관련 기사 >링크< )
구글/메타보다 더 강력한 것은 아마존 본체는 커머스라는 점이다. 고객의 검색이력, 구매이력, 장바구니 담기 등과 같은 데이터는 그 어떤 데이터보다 정확할 수밖에 없다. 내가 판매자라면? 구글/메타가 아닌 아마존 광고에 돈을 쓰겠다.
이 외에도 아마존의 기세가 무섭게 느껴지는 포인트는 2가지이다.
첫 번째 아마존과 영국 최대 언론사 "리치"와의 파트너십 "외부 광고지면 확장"
쿠키가 없어지면 큰 타격을 받을 온라인 언론사는 고객이 클릭한 기사 콘텐츠로 first party data로 만들어 아마존에 제공한다. First party data를 제공하는 게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이지만 사람들이 "어떤 기사를 보고 있는지 정도"를 오픈하는 것으로 보인다. 많이 보고 있는 기사에 그 기사 콘텐츠와 연관 있는 상품을 노출하는 방식이 될 거라 예상한다. 아마존은 이를 광고 상품으로 판매하고, 언론사와 수익을 셰어해 각자 이득을 취하게 된다. 이로써 아마존은 커머스 내부 광고 영역뿐만 아니라 외부 광고 지면까지도 섭렵하게 된다.
두 번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광고플랫폼 "first party data+자사 플랫폼+영상 광고 지면 확장"
정확하게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플랫폼"이지만 난 이 또한 하나의 광고플랫폼이라 생각한다. 이 광고플랫폼을 통해 고객은 자연스럽게 광고에 노출될 것이고 광고를 보고 싶지 않으면 유튜브 프리미엄처럼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실제로 뭐든 아마존에게 손해 될 것은 없다.
이건 비단 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쿠팡, 무신사 또한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사례 2) 쿠팡
쿠팡은 21년 아마존 출신 마케팅 부사장을 영입해 꾸준히 광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뭐 쿠팡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 자산이야.. 이미 차고 넘칠 거고. 자체 광고솔루션 뿐만아니라 구글 애드센스와 같은 쿠팡 파트너스로 외부 광고지면까지 확장했다. 최근 아마존과 비슷하게 쿠팡플레이에 공들이고 있는 것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플랫폼과 같이 하나의 광고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의도라 생각한다.(그리고 이건 확실하지 않지만.. 내가 쿠팡에서 무언가를 검색했을 때 해당 상품 판매자의 광고가 유튜브 광고로 뜨기도 하던데.. 기사에 나오진 않지만 쿠팡과 유튜브 간 협약이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사례 3) 무신사
무신사 또한 자사가 가지고 있는 first party data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내부 광고 지면 판매 외 메타와 협력하여 브랜드가 무신사가 가진 first party data를 활용하여 타겟 광고를 진행하게끔 했다. 테스트로 몇몇 브랜드와 진행했으나 이런 사례를 점차 확대해 나갈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힘 있는 플랫폼과 아닌 플랫폼은 "first party data"를 얼마나 견고하게 갖추고 있는 지로 구분될 것이다. 이에 따라 여러 플랫폼에서 자사 데이터 솔루션을 구축하려는 움직임 또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02
뒤처질 것인가, 지켜낼 것인가
대형 플랫폼이 자사 first party data를 무기로 광고 영역을 확장하면 구글, 메타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 22년도에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더 인텔리전스는 디지털광고에서 구글과 메타 점유율이 50% 이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과 메타의 대응이 궁금했다.
쿠키리스 시대 구글의 대응,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2021년 GA4를 도입할 당시 구글 담당자와의 미팅을 자주 했는데, 구글 담당자가 앞으로 userid를 없애고, 구글 아이디로 대체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솔직히 그 말을 듣고 기가 찼다. userid를 쓰는 건 유저에게 고유 번호를 붙여 정확도를 높이기 위함인데 메일 주소로 대체하겠다니. 그럼 2~3개 메일 주소를 가진 사람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3명의 유저로 카운트될 수도 있을 텐데? 역으로 unknown 비중이 늘어날 수도 있지 않나.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쿠키리스 상황에서 최선의 대안이었겠구나 싶다.
위에서 언급했듯 전 세계 크롬 점유율이 50% 이상이고 크롬을 사용하는 유저 대부분 자동 로그인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로그아웃 상태면 검색할 때마다 로그인하라는 알럿이 떠서 사람을 귀찮게 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지 싶다.. 결국 이 많은 데이터는 구글 소유고 구글 자산이다. 가입할 때 "개인정보 제공" 동의도 받았겠다 합법적으로 검색기록, 클릭한 콘텐츠로 관심사를 파악할 수 있다.(원하면 트래킹 못하게 설정할 수도 있다.)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 구글 계정에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트래킹 하고 있었다. 솔직히 놀랐다... 접속 기기 정보, 구글 아이디로 가입한 앱 정보들, 유튜브 시청 및 검색 기록, 내 위치, 웹/앱 검색 기록 등 다른 브라우저를 사용한다 해도 구글에 로그인했다면 이 정보를 구글이 받을 수 있다.
다만 최근 구글은 쿠키리스의 대안으로 구글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라는 솔루션을 내놓았다. 구글이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해도 그걸 타사 광고로 직접 활용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확인해 보니 고객의 브라우징 데이터를 최신 개인정보보호 강화 기술을 적용해 제한적으로 제공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클릭 트래킹은 3가지 이벤트에 대해서만 제공, 노출 트래킹은 단 하나의 트래킹만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노이즈 데이터라고 해서 가짜 데이터도 섞는다고 한다. (GA 샘플링 데이터 같은 느낌이랄까..?) 솔직히 대형 커머스에서 제공하는 데이터에 비해 신뢰도도 떨어질 것이고 그리 매력적이진 않아 보인다.
AI기술이 구글/메타에 주는 영향
구글과 메타는 "생성형 AI"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생성형 AI는 챗봇 서비스에 유용하고 이는 검색광고와 깊은 연관이 있다. 챗봇은 이용자의 질문에 최적의 답변을 내놓으며 유저가 여러 번 검색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도록 돕는다. 또한 결과와 함께 관련성 높은 광고가 붙게 된다. 광고 수익이 발생되는 것이다. 구글 전체 매출의 80%가 검색광고로부터 나온다.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메타 또한 개인정보보호로 광고 수익에 큰 타격을 받은 만큼 챗봇을 통해 만회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그러나 AI챗봇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솔직히 마냥 장밋빛일 수 없다고 본다. 챗봇은 이용자의 질문에 최적의 답을 내야 한다. 이런 챗봇의 목적을 맞추려면 광고 노출 시 까다로운 조건들이 붙어야 할 것이다. 네이버에서 품질지수가 있는 것처럼. 광고가 질문에 적합한 지, 광고의 랜딩페이지 콘텐츠 품질은 어떤 지 등이 고려될 것이다. 또한 질문당 붙는 광고 숫자도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광고주 뜻대로 광고를 붙이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챗봇을 통한 광고 수익도 어느 선에서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2편에서 계속! 링크▶ https://brunch.co.kr/@tamiyoo/4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에 대한 좋은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
MS 엣지 약진 불구…크롬, 웹 브라우저 점유율 부동의 1위
(https://www.digital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475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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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z.chosun.com/it-science/ict/2023/06/07/72W3JB4UAVHEHOB6PHFKM5SBKA/)
아마존은 왜 광고 사업을 할까?
(https://blog.toss.im/article/amzn-advertisement-business)
"구글, 검색기록 지운다고?"…아마존, 英 리치 손잡고 고객 데이터 확보 총력
(https://zdnet.co.kr/view/?no=20240206083655)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광고 론칭
(https://www.madtimes.org/news/articleView.html?idxno=19673)
무신사 “입점 브랜드와 데이터 공유로 광고효율 6.5배↑”
(https://www.etoday.co.kr/news/view/229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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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asiae.co.kr/article/2023083007442736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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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OTT '프라임 비디오', 내년부터 광고 싣고 요금 인상
(https://www.yna.co.kr/view/AKR20230923004200091)
MMM 자세한 설명_개인블로그 글 참고
(https://cojette.github.io/posts/mmm2/)